보고, 듣고, 느끼는 공포로 오감을 자극시키던 공포 영화가 한층 진화했다. 이를 이용한 대재앙 생존극을 다룬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사일런스>는 오랜 시간 동안 300미터 이상의 지하 동굴 속에서 진화를 거듭하던 괴물 박쥐 '아비스파'가 세상에 나와 소리를 내는 모든 인류를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의 메가폰은 존 R. 레오네티가 잡았다. 그는 제임스 완 사단의 대표주자로 지난 2014년 개봉한 <애나벨>을 연출하면서 공포 영화 감독으로의 입지를 다졌다.
 
관객의 감각을 자극하는 공포영화 <사일런스>
  
 영화 <사일런스>의 한 장면

영화 <사일런스>의 한 장면ⓒ (주)이수 C&E

 
<사일런스>는 한 가족의 생존 서바이벌로 시작된다. 도입부에 들어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가족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위기가 찾아오고 난 이후엔 들을 수 있는 등장인물의 목소리는 거의 없다. 9살 때 사고로 청력을 잃어버린 소녀 앨리(키에넌 시프카)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미리 감지하는 감각이 매우 뛰어나다. 소리가 사라진 세상에서 그의 능력은 남다르다.

영화는 관객들의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며 빠져들게 만든다. 주인공 앨리의 1인칭 시점과 전지적 시점을 적절히 분배하면서 공포감과 심리적 안정감 사이의 완급을 조절한다. 등장인물들이 새로운 장소로 이동하면서 생기는 위기의 순간들은 마치 다양한 게임 스테이지를 통과하는 느낌마저 든다. 다른 장소에 이동할 때마다 다가올 공포의 복선들도 존재한다.
 
어느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 다수가 살아남을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사일런스>는 선과 악에 관한 이야기도 담고 있다. 나 자신이, 내 가족이 살아남기 위해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거나 살인을 저질러야 하는 상황도 빈번하게 벌어진다. 영화는 조용하게 진행되지만, 여러 상황이 닥칠 때마다 관객들의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우리를 따르라. 우리 함께 가자."
 
대재앙이 닥친 세상에서도 종교는 남아있었다. 이들은 소리를 내면 죽을지도 모르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두 자신의 혀를 자르는 선택을 했다. 그리고 스케치북 크기의 종이에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을 글자로 적어 소통한다. 이들은 '노아의 방주'를 연상케 하는 계획 속에서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끊임없이 앨리 가족에 접근하며 자신들과 함께하길 요구한다.
 
하지만 앨리 가족들의 마지막 희망은 북쪽으로 향하는 것이다. 괴물 박쥐 '아비스타'는 추운 날씨에 약하기 때문에 북쪽은 안전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북쪽으로 가려는 앨리 가족이 자신들과 함께 있자고 말하는 종교인들과 대립하는 지점은 영화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소리 내면 죽는다'는 설정
  
 영화 <사일런스>의 한 장면

영화 <사일런스>의 한 장면ⓒ (주)이수 C&E

 
공포 영화 설정에는 언제나 죽음이라는 장치가 있다. 그동안 특정 장소, 날짜, 인물, 사물에 연관되면 죽음을 맞이하는 콘셉트가 일반적인 공포 영화 장르를 대표하는 것이었다면, 최신 트렌드는 '오감에 의존하면 죽는다'라는 새로운 공포설정의 장치가 늘어나고 있다. '눈을 뜨고 보면 죽는다'는 공포 설정의 <버드 박스>로 빗대어 본다면 이해가 쉽다.
 
눈을 가린 채 이 마을 저 마을 이동하며 죽음을 피해 다니는 영화 <버드 박스>, 그리고 '소리를 내면 죽는다'는 설정의 <사일런스>. 두 영화는 시각과 청각을 통해 관객의 공포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마치 이란성 쌍둥이 같다. 배우들이 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설정의 <사일런스>는 말이 필요 없는 영화다. 영화에 들어가야 할 기본적 서사 구조를 생각하면 이 영화는 존 R. 레오네티 감독에게 큰 모험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영화에 담을 건 다 담았다. 등장인물 간 사랑과 갈등, 위기를 공포스러운 설정 안에 잘 녹여냈다. 영화 설정상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자유롭게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수화나 문자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지난 2018년 개봉한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가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흥행했기 때문에, <사일런스>에서 소재의 신선함을 느끼지는 못할지도 모른다. 다만 2015년 출판된 <뉴욕타임스> 호러 베스트셀러 작가 팀 레본의 원작 소설이 <콰이어트 플레이스>보다 먼저라는 것이 후문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앨리의 아버지 휴 앤드류 역의 배우를 보면 어딘가 낯익다 싶은 느낌이 들 수 있다. 앤드류 역은 연기, 각본, 제작자 등 다양하게 활약하는 스탠리 투치가 맡았는데, 그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패션 잡지 편집장의 오른팔이자 앤 헤서웨이의 조력자 나이젤 역으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한편 영화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한 줄 평 : 공포 영화의 진화, 오감을 활용한 재난 영화
별점 : ★★★(3/5)
 
 영화 <사일런스>의 포스터

영화 <사일런스>의 포스터ⓒ (주)이수 C&E

 
영화 <사일런스> 관련 정보
제목 : 사일런스
원제 : The Silence
감독 : 존 R. 레오네티
원작 : 팀 레본 작가의 The Silence
출연 : 스탠리 투치, 키에넌 시프카, 미란다 오토
러닝타임 : 90분
관람등급 : 15세이상 관람가
수입 / 제공 : (주)스톰픽쳐스코리아
공동수입 : (주)팀원픽쳐스
배급 : (주)이수 C&E
개봉 : 2019년 7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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