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시즌 전북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1강 구도를 형성했던 K리그1이었지만, 올 시즌에는 그 어떤 시즌보다 우승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투자의 성과를 보고 있는 울산, 최용수 감독과 함께 반등하고 있는 서울, 시민구단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절대강자' 없는 뚜렷한 3강 구도

올 시즌 K리그가 흥행을 이어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치열한 우승 경쟁에 있다. 매 시즌 전북으로 시작해 전북으로 끝났던 K리그였지만, 올 시즌에는 울산과 서울이 우승 경쟁에 합류하며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특히 3팀 모두 ACL과 FA컵까지 모두 탈락한 상황이기 때문에, 리그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 됐다.
 
 2019년 7월 9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K리그1 경남 FC와 울산 현대의 경기. 울산 주니오가 슛하고 있다.

2019년 7월 9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K리그1 경남 FC와 울산 현대의 경기. 울산 주니오가 슛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먼저 '절대 강자' 전북을 몰아내고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는 울산은 전체적인 스쿼드에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특히 황일수, 박주호, 주민규 등 타팀에서 핵심 선수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들이 로테이션 멤버로 가동되고 있고, 부상자들도 빠른 속도로 돌아오며 더욱 강해지고 있다. 그 결과 리그에서도 9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기록하며 패배를 모르는 팀으로 변모했다.

다만 주니오의 결정력이 지난 시즌보다 좋지 못하다는 점이 제일 큰 걱정거리이다. 실제로 9일 경남전에서 결국 득점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주니오는 수차례 득점 찬스에서 골을 기록하지 못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최강희 감독이 물러난 이후, 전북은 모리뉴 감독의 수석코치였던 모라이스 감독을 영입하며 시즌을 시작했다. 시즌 초 최강희 감독과 비슷한 색깔의 축구를 보여주며 일단 전북 팬들의 마음을 잡는 데 성공했지만, 최강희 감독 시절 만큼의 '절대 강자' 포스를 풍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점차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라이스 감독의 축구는 단순해졌다. 전북이 자랑하는 2선 자원들의 부상과 더불어 로테이션 자원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모라이스 감독은 기존 선수 자원들에게 신뢰를 보냈고, 결국 김신욱의 머리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계속해서 승점을 쌓아가며 우승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모라이스 감독이지만, 전술의 핵심인 김신욱이 상하이 선화로 떠났다. 전북으로서는 이 시점에서 김신욱의 공백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가 최우선 과제로 보인다.
 
 2019년 4월 14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주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강원 FC와 FC 서울의 경기. FC 서울 페시치의 모습.

2019년 4월 14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주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강원 FC와 FC 서울의 경기. FC 서울 페시치의 모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 시즌 강등 위기 직전까지 갔던 서울은 올 시즌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용수 감독 특유의 백3가 정착되면서 팀은 더욱 단단해졌고, 이전과 달리 황현수, 윤종규 등 젊은 선수들을 파격적으로 기용하며 함께 성장해나가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현재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페시치의 부상이다. 페시치는 지난달 30일 울산과의 경기에서 발가락 골절 부상을 당하며 6주간 결장이 유력한 상황이다. 특히 가벼운 부상 이후 출전했던 경기에서 또다시 부상을 입었기에 좋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은 페시치가 없는 6주를 견뎌내고, 많은 승점을 확보해야만 계속해서 우승 경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민구단들의 ACL 전쟁

올 시즌 만약 FA컵 우승을 수원이 차지하지 못한다면, 현 순위표 상으로는 ACL 출전권이 강원과 대구에 돌아가는 것이 유력하다. 지난 시즌에는 하위 스플릿에 그쳤던 두 팀이지만, 올 시즌에는 각자 특유의 축구 색깔을 드러내며 선전하고 있다.
 
 2019년 6월 23일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강원 FC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 강원의 정조국이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2019년 6월 23일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강원 FC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 강원의 정조국이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먼저 강원은 최근 포항전 5-4 대역전극 이후, 기존 공격수인 김지현에 이어, 정조국, 조재완 등 그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선수들마저 골맛을 보며, 막강한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이러한 공격력에는 김병수 감독, 특유의 '병수볼'이 한몫을 하고 있다. 포메이션에 구애받지 않으며 경기 중, 수시로 빌드업에 유리한 위치로 선수들이 움직이며, 계속해서 공간을 만들고 있다.

특히 공간 창출을 위해선 전방 공격수들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윙백들의 움직임이 중요한데, 김병수 감독은 현 윙백들을 적극적으로 중원 싸움에 가담시키며 빌드업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본 포지션이 윙백인 선수들을 센터백에 기용하며, 이들에게 중원 싸움에 가담한 윙백들의 자리를 대신하도록 하고 있다. 즉, 빌드업을 위한 수 싸움에서 확실한 우위를 갖는 축구를 펼치고 있다.

홈에서 지지 않는 축구를 보여주며 K리그 흥행의 중심에 있는 대구는 최근 상황이 좋지 않다. 에드가, 홍정운, 츠바사, 정태욱 등 각 포지션에 있어서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백업 자원들도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최근 4경기 연속 무승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선수들도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내며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 한 경기를 덜 치르긴 했지만, 강원에 4위를 내줬다. 대구가 4위를 사수하기 위해선 기존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해줄 만한 백업 선수의 영입이 절실해 보인다.

상위 스플릿 탑승을 위한 전쟁

강원과 대구가 상위 스플릿에 남는다는 가정하에 마지막 자리를 놓고, 6위부터 9위까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승점 25점으로 승점 30점을 대구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상주는 상위 스플릿이 절실하다. 특히 후반기 전역자들이 발생하는 상주의 특성상, 전반기 승점 확보에 실패한다면 강등권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안전한 상위 스플릿에 안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 입대한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의 조화 속에 FA컵까지 소화해야 하는 상주의 일정상, 후반기에는 체력적인 문제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6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 수원 사리치의 모습

2019년 6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 수원 사리치의 모습 ⓒ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은 험난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사리치와 같은 핵심 선수가 팀에서 이탈함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영입 이야기가 들리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원이 기대야 할 곳은 유스 시스템으로 보인다. 수원이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넘어간 뒤 전체적인 예산은 크게 줄지 않았지만, 유스에 대한 예산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투자 감소가 나타났다. 송진규, 전세진, 유주안 등 기존 유스 선수들의 성장과 저비용 고효율 선수를 찾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보인다. 지난 9일 상주가 강원에게 0-4로 대패하면서 상위 스플릿 가능성이 생긴 가운데, FA컵 우승을 통해 ACL 티켓을 다시 되찾아오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이다.

김기동 감독 선임 이후, 반등에 성공한 포항이었지만 5월 25일 서울전 무승부 이후, 7경기 무승행진을 기록하며 주춤하고 있다. 특히 강원전 4-5 역전패는 포항의 분위기를 더욱 악화시켰다. 그나마 최근, 제 몫을 해주지 못하던 외국인 선수들을 교체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후반기 합류한 일류첸코, 팔로세비치가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상위 스플릿행은 꿈이 아니다.

올 시즌 승격팀 성남은 오로지 잔류만을 생각하고 있다. 특히 남기일 감독 특유의 많이 뛰고 거친 축구로 계속해서 승점 사냥에 성공하고 있다. 자신들이 잘하는 축구를 하기보다는 상대가 잘하는 축구를 못하게 만들며 이른바 실리축구로 일관하고 있다. 다만 6위 상주와 승점 4점밖에 차이 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후반기 상승세를 탄다면, 상위 스플릿까지 넘볼 수 있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강등권

하위권에서는 예상 밖의 부진이 눈에 띈다. 특히 지난 시즌 2위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경남과, 한때 전북의 대항마로 올라섰던 제주의 부진이다.

먼저 지난 시즌 2위를 기록한 경남은 아직까지 '말컹의 향기'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경남은 지난 시즌 팀을 떠난 말컹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룩, 머치 등 외국인 선수와 더불어 박기동, 이영재, 김승준 등 유망한 국내 선수들도 영입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영준이 나간 허리라인과 박지수가 떠난 수비라인의 재정비가 시급해 보인다.
 
 2019년 7월 9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K리그1 경남 FC와 울산 현대의 경기. 경남 김효기가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2019년 7월 9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K리그1 경남 FC와 울산 현대의 경기. 경남 김효기가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올 시즌 경남은 현재 38실점을 기록하며 경기당 실점률 1.9로 리그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다행히 제리치 영입에 성공하며, 공격 쪽에서는 한시름을 놓았지만, 무너진 수비라인을 정비하지 못한다면, K리그2로 떨어질 수도 있다.

지난 시즌 18경기 무승행진을 기록하며,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제주가 올 시즌에는 더욱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에 제주는 감독 교체까지 단행하며 후반기 반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데뷔전에서는 경남을 2-0으로 제압하며 '데뷔승'을 거뒀던 최윤겸 감독이었지만 이후, 5월 25일 강원전을 끝으로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6경기 무승행진에 빠져있다. 만약 제주가 후반기에도 반등에 실패한다면 부산, 전남에 이은 또다시 기업구단의 강등을 볼 수도 있다.

'생존왕' 인천은 올 시즌 생존왕 타이틀을 버리기로 결심했지만, 여전히 생존왕의 기질이 필요해 보인다. 시즌 개막 2라운드까진 1승 1무를 기록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던 인천이지만, 11경기 연속 무승, 7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하며 최악의 상황에 내몰렸다.

다행히 유상철 감독 부임 이후, 무득점 행진을 끊어내며 점차 회복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단 2승(안데르센 1승, 유상철 1승)에 그치고 있다. 항상 후반기 다른 경기력을 보여줬던 인천이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계속해서 이러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올해, 가장 강등이 유력한 팀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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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전문 언론인을 꿈꾸는 시민 기자 김민재입니다. 부족한 기사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마음껏 피드백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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