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 더 플로어> 백스테이지 투어 중 한 장면. 댄서들이 웜업을 하고 있다.

<번 더 플로어> 백스테이지 투어 중 한 장면. 댄서들이 웜업을 하고 있다.ⓒ 서정준

 
댄스뮤지컬 <번 더 플로어>가 백스테이지 투어를 포함한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오는 1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되는 <번 더 플로어>는 1999년 처음 만들어진 공연으로 2006년 국내 초연됐고 2012년 이후 7년 만에 국내를 찾았다.

작품의 기반은 볼룸댄스, 라틴댄스지만 <번 더 플로어>다운 에너지를 담아내는 춤을 계속 접목시키며 극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2019년 공연은 세부적으로 따지면 총 16개 장르(폭스트롯, 퀵스텝, 삼바, 차차, 자이브, 부기우기, 왈츠, 빈 왈츠, 키좀바, 살사, 탱고, 린디합, 파소도블레, 룸바, 바투카타, 컨템포러리)에 이르는 춤을 선보이는 '댄스종합선물세트'다.
 
 <번 더 플로어> 백스테이지 투어 중 한 장면

<번 더 플로어> 백스테이지 투어 중 한 장면ⓒ 서정준

 
지난 3일 오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미디어데이를 연 <번 더 플로어>는 공연에 앞서 백스테이지 투어를 통해 공연의 준비 과정을 선보였다. 예술감독, 안무가인 피타 로비가 무대에 서는 댄서들이 어떻게 몸을 푸는지 '웜업' 장면을 공개했고, 뒤이어 의상디자이너 브렛 후퍼가 무대 뒤에서 어떻게 '퀵 체인지'가 이뤄지고 공연을 준비하는지를 600여 벌의 의상과 함께 설명을 더했다. 

브렛 후퍼는 "댄서들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직접 소품 위치를 결정한다"거나 "의상을 두 벌씩 준비해서 매일 번갈아가며 세탁을 해서 입는다", "캐리어 10개 분량의 여벌 의상을 준비해서 다닌다"는 등의 무대에선 알 수 없는 이야기를 전했다.

거대한 기계적인 장치 등이 동원되는 여타 뮤지컬과 비교할 수 있는 백스테이지 투어는 아니었지만 무대에 서는 댄서들이 얼마나 준비했고, 준비됐는지를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댄스뮤지컬 <번 더 플로어> 공연 중 한 장면.

댄스뮤지컬 <번 더 플로어> 공연 중 한 장면.ⓒ 로네뜨

 
뒤이어 오후 3시부터 <번 더 플로어> 마티네 공연이 시작됐다. 2시간에 걸친 공연은 관객들의 흐름을 조절하듯 빠르고 에너지 넘치는 노래, 부드럽고 로맨틱한 노래 등이 번갈아가며 나오고 그에 맞춘 고난도의 안무가 선보여졌다.

댄서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진 공연이지만 라이브로 연주되는 밴드와 싱어들의 역량도 상당했다. 이들의 노래와 연주, 거기에 맞춰 댄서들의 안무가 리듬 위에 결합된 <번 더 플로어>는 공연을 보면서도 계속해서 몸을 움직여보고 싶게 만들었다.

사실 기자는 스윙재즈를 기반으로 하는 린디합, 부기우기 계통의 춤을 배우고 있다. 극 중에서는 마이클 잭슨의 노래인 'Smooth Criminal' 등에서 선보여진다. 직접 배워본 적 있는 루틴인 'Killer Boogie'도 안무 사이에 잠시 등장하기도 했다. 이 춤들은 재즈를 기반으로 하는 춤이지만 <번 더 플로어>에서 라틴 등 다른 춤들과 자연스럽게 퓨전되는 것을 보며 <번 더 플로어>가 가지는 매력이 바로 자유로움과 에너지가 아닐까 싶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완성된 댄서들이 펼치는 다양한 장르의 춤은 개별적으로 볼 때 완성도가 아쉬울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단순히 디테일한 춤동작이 아니라 공연의 흐름과 맞물리며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대부분 관객들의 반응도 좋았다. 극 초반부터 끝날 때까지 환호와 박수가 그치지 않았다. 다만 춤을 춰본 적 없는 사람, 춤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겐 '재미를 어디서 느껴야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이건 예상된 반응에 가깝다. 춤을 추지 않는 사람에게도 춤의 매력을 전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해보면 안다'는 말 외에는 설명이 쉽지 않다.
 
 <번 더 플로어> 공연 중 한 장면.

<번 더 플로어> 공연 중 한 장면.ⓒ 로네뜨

 
왜냐면 모든 것이 논리적이고, 디지털과 온라인화 되며 '맞는 것'과 '아닌 것'으로 구분되는 요즘 세상에서 춤은 그보다 훨씬 복합적인 아날로그 감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가까운 사이에도 포옹 한 번, 악수 한 번하기 어려운 요즘 두 사람(요즘에는 고정된 성역할을 탈피해 성과 관계 없이 역할을 나눈다)이 함께 손을 잡고 몸을 움직이며 땀을 흘리는 일은 SNS에서 볼 수 있는 '#소통' #맞팔'보다 훨씬 더 친밀한 행위다.

직접 손을 맞잡고 춤을 추다보면 서로 잘 모르는 사람이어도 타인에 대한 이해와 온정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극 중에서 보여주는 강렬하고 역동적인 동작 뒤에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번 더 플로어>를 조금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더 많은 '머글'(해리포터에서 나온 단어로 마법세계를 모르는 사람을 말하듯, 해당 분야와 관계없는 일반인을 의미하는 인터넷 유행어)들이 <번 더 플로어>와 함께 춤의 재미를 깨닫을 수 있다면 세상이 조금 더 평화로워지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서정준 시민기자의 브런치(https://brunch.co.kr/@twoasone/)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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