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종합편성채널 채널A가 선보인 대부분의 드라마는 시청률 참패를 면치 못했다. 실제로 채널A는 최불암, 유호정 등이 출연했던 개국 특집 드라마 <천상의 화원 곰배령>이 1.4%(닐슨코리아 유료가구 플랫폼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한 이후 한 번도 시청률 1%가 넘는 드라마를 만들지 못했다. 결국 평일 밤 시간에 배치한 드라마들은 개국 1년도 버티지 못하고 조용히 폐지됐다.

작년 12월 <커피야 부탁해>를 끝으로 명맥이 끊어진 채널A 주말드라마는 5일부터 금,토 11시 심야 시간대로 자리를 옮겨 다시 출발한다. 채널A 금토드라마의 시작을 알리는 첫 작품은 일본 드라마 <메꽃-평일 오후 3시의 연인들>을 리메이크한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이다.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은 2016년 <혼술남녀>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만난 후 결혼과 출산으로 약 3년간 공백을 가졌던 배우 박하선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단아한 이미지로 왕비 역 전문, 시트콤에서는 반전매력 선사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의 한 장면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의 한 장면ⓒ MBC

  
박하선은 송곡여고 재학시절 하지원 주연의 영화 <키다리 아저씨>의 시사회를 보러 갔다가 기획사에 스카우트돼 연기를 시작했다. 2005년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로 데뷔한 박하선은 드라마 <경성 스캔들>, <왕과 나>, 영화 <아파트>, <바보>(공교롭게도 원작자가 같다) 등에 출연하며 연기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박하선은 2010년 MBC 드라마 <동이>를 통해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이름과 얼굴을 알렸다.

동국대 선배이기도 한 한효주가 타이틀롤을 맡은 <동이>에서 비운의 인현황후를 연기한 박하선은 특유의 단아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정작 박하선은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왕과 나>에 이어 두 작품 연속 폐비 역할을 맡으면서 연기에 큰 부담을 느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20대 초·중반의 젊은 나이에 지나치게 성숙해지는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였을까. 박하선은 차기작에서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단아한 인현왕후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박하선의 다음 선택은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3>)이었다. 비록 <하이킥3>는 시즌1, 2에 비해 화제성이나 시청률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박하선은 사촌동생(김지원)의 집에서 후배(백진희), 외국인 직장동료(줄리엔 강)와 함께 사는 국어교사 하선을 연기해 독특한 매력을 뽐냈다. 박하선은 평소엔 수줍고 얌전하지만 흥분하면 눈빛과 목소리가 바뀌며 마구 폭주하는 '반전캐릭터'로 많은 웃음을 선사했다.

<하이킥3>는 박하선에게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여리여리하고 착해 보이는 이미지를 깨고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줬고 2012년 백상예술대상에서는 쟁쟁한 전문 예능인들을 제치고 TV 부문 예능상까지 수상했다. 특히 2011년10월6일에 방송된 <하이킥3> 13회에서는 교내 연극에서 명성황후 역할을 맡았다. 이로써 박하선은 세 번이나 왕비 역할을 맡아 두 번 폐위되고 한 번 시해되는 '비운의 왕비'가 됐다.

이렇게 TV에서는 꾸준히 존재감을 높이며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린 박하선이지만 유독 영화쪽에서는 힘을 내지 못했다. 초기 작품이었던 <아파트>와 <바보>는 '강풀 원작의 저주'를 피해가지 못했고 본격적으로 얼굴이 알려지기 전에 출연했던 <영도다리>와 <주문진>은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였다. 박하선은 <동이>와 <하이킥3>로 이름을 알린 후에 선택했던 <음치클리닉>마저 전국 30만 관객에 그치고 말았다.

결혼 후 더 성숙해진 박하선, 채널A 드라마 시청률 견인할까
   
 결혼 전 마지막 드라마였던 <혼술남녀>의 박하나

결혼 전 마지막 드라마였던 <혼술남녀>의 박하나ⓒ tvN

 
2014년 김은희 작가가 쓴 <쓰리데이즈>와 권상우, 최지우 주연의 <유혹>에 출연한 박하선은 2016년 드디어 '인생작'을 만났다. tvN 월화 드라마 <혼술남녀>였다. 박하선은 <혼술남녀>에서 변두리 입시학원에서 일하다가 힘들게 노량진에 입성한 흙수저 국어강사 박하나를 연기했다. 박하선은 원내 1타강사 진정석(하석진 분)으로부터 '노그래'라는 굴욕적인 별명을 듣고도 용기를 잃지 않고 긍정적으로 꿋꿋하게 살아가는 당찬 연기를 선보였다.

박하선은 2017년 1월 드라마 <투윅스>에서 인연을 맺어 연인으로 발전한 류수영과 결혼식을 올려 같은 해 8월 예쁜 딸을 낳았다. 박하선은 출산 직전에 개봉해 전국 560만 관객을 모은 <청년경찰>을 통해 드디어 첫 영화 흥행작을 만들었다. 하지만 박서준과 강하늘이 영화의 대부분을 이끌어가는 <청년경찰>에서 박하선이 연기한 주희 캐릭터는 존재감이 썩 크지 않았다.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2년 넘게 공백을 가졌던 박하선은 5일 첫 방송되는 채널A의 금토 드라마 <평일 오후 세 시의 연인>을 통해 3년 만에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박하선은 <평일 오후 세 시의 연인>에서 마트에서 일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결혼 5년 차의 평범한 가정주부 손지은을 연기한다. 박하선은 정상훈이 연기하는 남편 진창국과 지루한 부부생활을 이어가다가 대안학교 생물교사 윤정우 역을 맡은 이상엽과 위험한 사랑에 빠진다.

사실 금요일 오후 11시는 각 방송국에게 '황금 시간대'다. MBC에서는 간판 예능 <나 혼자 산다>가 방송되고 JTBC에서도 드라마 <보좌관>이 방송되는 시간이다. 그리고 Mnet에서는 <프로듀스 X 101>의 마지막 순위다툼이 한창이다. 이런 쟁쟁한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평일 오후 세 시의 연인>이 초반에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채널 A의 다른 드라마들처럼 '소수점 시청률'에 허덕일 수도 있다. 주연배우 박하선의 어깨가 더욱 무거운 이유다.

인생 캐릭터를 연기한 후 동료 배우 류수영과 결혼했던 박하선은 2019년 여름 더욱 성숙해진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물론 '격정멜로'라는 장르가 박하선에게는 조금 낯설지만 박하선은 언제나 안 맞을 거 같은 배역을 기대 이상으로 소화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반전의 배우'였다.
 
 박하선은 <평일 오후 세 시의 연인>을 통해 '격정멜로'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다.

박하선은 <평일 오후 세 시의 연인>을 통해 '격정멜로'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다.ⓒ 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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