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의 한 장면

영화 <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의 한 장면ⓒ 소니픽쳐스코리아

 
이런 방식으로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낼 줄은 정말 몰랐다. 당초 <어벤져스 : 엔드게임> 개봉 한달 후 공개된 예고편 영상만 봤을땐 타노스와의 혈전, 어벤져스 일부 멤버들과의 작별 이후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다소 무거운 내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엄연히 스파이더맨 아니던가? 소니와 마블 스튜디오가 전작 <스파이더맨 : 홈커밍>의 유쾌한 기조를 한순간에 포기한 건 결코 아니었다.

청춘 코미디+슈퍼 히어로물의 적절한 안배
 
 영화 <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의 한 장면

영화 <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의 한 장면ⓒ 소니픽쳐스코리아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에는 2가지 정서가 큰 축을 이루고 있다. 어벤져스 군단의 일원으로 세상을 지켜냈던 히어로의 고뇌, 10대 소년 피터 파커(톰 홀랜드 분)의 일상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청춘물이 그것이다.

그토록 믿고 의지했던 아이언맨-토니 스타크의 부재는 스파이더맨 이전에 고교생 피터에겐 충격과 상실감을 안겨줬다. 세상을 둘러봐도 여전히 아이언맨의 흔적이 곳곳에 널려 있기에 이를 피할 수도 없다. 또한 자신 때문에 친구들이 위험에 처하는 현실의 무게감도 그의 어깨를 매번 짓누른다. 

남겨진 사람들에겐 하루 하루를 살아가기 힘든 현실을 피해 도망치려고도 하지만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와중에 새롭게 세상을 위협하는 미지의 존재들로부터 세계 각국은 공격을 받기 시작한다. 과연 이러한 위기 상황을 스파이더맨은 외면할 수 있을까?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은 주인공 피터를 감싸고 있는 현실을 중심으로 소년이자 영웅의 성장담을 유쾌한 분위기로 풀어낸다. 'I Will Always Love You'(휘트니 휴스턴 노래)를 배경 삼아 어벤져스 멤버들을 기리는 고교 방송반의 추모 영상은 슬픔보단 웃음이 먼저 유발되고 피터와 친구들의 유럽 답사 여행은 과거 <아메리칸 파이> 같은 청춘 코미디물을 방불케하는 요절복통 대소동의 연속이다.

이를 통해 자칫 어두워질 수도 있는 이 영화의 분위기를 밝게 유지함과 동시에 스파이더맨의 어깨를 한결 가볍게 만든다.

아이언맨의 후계자는 '나야 나'
 
 영화 <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의 한 장면

영화 <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의 한 장면ⓒ 소니픽쳐스코리아

 
앞선 개봉작 <어벤져스 : 엔드게임>과 비교하면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은 자잘한 소품처럼 비칠 수도 있다. 우주를 배경으로 시공간을 초월한 대모험에서 벗어난, 유럽 각국에서 벌어지는 위험은 한없이 작게만 느껴진다. 타노스라는 역대급 빌런을 상대한 직후이다 보니 신작 속 악당의 존재감도 이에 비할 바 못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은 적절한 코미디를 자양분 삼아 자신만의 확실한 무기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범우주적 세계관에서의 혈투를 끝낸 이웃집 친근한 영웅의 이야기로 되돌아오면서 스파이더맨만의 짠내 나는 정서를 확실히 각인시켜준다.

새롭게 추가된 각종 무기를 장착하고 새로운 적과 맞서 싸우는 스파이더맨의 현란한 고공 액션은 히어로물다운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2시간여 동안 관객들에겐 짜릿한 쾌감을 선사해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극의 후반부 흥미로운 장면이 등장한다. 새 슈트를 착용하는 스파이더맨을 보여주면서 영화 속 배경음악으로는 AC/DC의 명곡 'Back In Black'이 오랜 시간 울려 퍼지기 때문이다. 아이언맨의 주제곡이나 다름없던 이 노래의 재등장은 아이언맨의 뒤를 이어줄 인물이 스파이더맨임을 재차 강조해준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3기의 에필로그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서 영화는 본편과 2개의 쿠키 영상을 빌어 훗날 진행될 4기에 대한 기대감을 팬들에게 확실하게 심어준다.

비록 마블과 소니간 복잡 미묘한 계약 문제로 향후 MCU엔 스파이더맨의 등장이 불투명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어찌되었건 간에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은 10대 청춘물 + 영웅의 성장담 등 두 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았다. 그리고 또 한번 마블표 히어로물의 모범 답안을 작성하는 데 성공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https://blog.naver.com/jazzkid)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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