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편집자말]
지난 1일,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로부터 2가지 소식이 전해졌다. 음악 팬들 사이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내용은 민희진 전 SM엔터테인먼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겸 등기 이사의 빅히트 합류였다. 이어 오후에는 10대 청소년 대상 힙합 경연대회 개최 소식이 발표됐다.

딱히 공통점 없어 보이는 두 소식은 그간 알려진 굵직한 프로젝트에 이어, 빅히트가 역량을 키우려는 움직임의 첫 단추라는 점에서 흥미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민희진 전 SM 이사 영입... 향후 신규 걸그룹 론칭
 
 민희진 신임 빅히트 브랜드 총괄(CBO)

민희진 신임 빅히트 브랜드 총괄(CBO)ⓒ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중에겐 생소한 인물일지도 모르지만, 아이돌에 관심 있는 K팝 팬들에게 민희진은 이미 유명한 인물이다. SM 엔터테인먼트에 오랜 기간 재직하면서 소녀시대를 비롯해, f(x), 샤이니, 레드벨벳, 엑소 등 여러 걸그룹과 보이그룹의 콘셉트를 선정하고 '아티스트 브랜드'를 정립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업계에 정평이 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아이돌그룹들이 모두 획일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고 비판적인 평가를 하기도 하지만, 1990년대 1세대 아이돌 때와 달리 체계적인 틀을 갖춘 기획력으로 업계를 선도해왔다.

음반 및 아티스트 기획의 업그레이드를 주도했던 민 전 이사가 지난해 말 SM 엔터테인먼트를 퇴사한 이후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궁금해하는 가요 팬들도 많았다. 그렇기에 그의 빅히트 이직 소식은 제법 충격으로 다가왔다. 새 회사에서 맡게된 직함은 브랜드 총괄(Chief Brand Officer, CBO)로 "향후 빅히트 및 산하 레이블의 브랜딩을 통해 기업의 정체성을 정립할 것"이라고 사측은 설명하고 있다.

"빅히트 레이블을 제외한 다수 레이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팅을 맡으며 새로운 걸그룹의 론칭을 주도할 계획"이라는 점은 특히 눈길을 끈다. 잘 알려진 대로 빅히트는 방탄소년단, 투모로우 바이 투게더(TXT) 등 보이그룹 중심의 아티스트 육성에 전념해왔다. CJ와의 합작사 빌리프랩을 통해서 향후 제작할 글로벌 아이돌팀 역시 마찬가지다. 민 총괄의 영입을 통해 빅히트는 그간의 기조를 바꾸겠다고 대외적으로 공표한 셈이다.

산하 레이블 소속이라고 해도, 빅히트라는 이름의 무게감을 감안하면 이후 선보일 걸그룹은 아이돌 시장에서 또 한번 지각 변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SM에서 다채로운 색깔을 만들었던 민 총괄이 힙합(BTS), 청량감 넘치는 팝(TXT) 등을 강조했던 기존 빅히트 보이그룹들과 구별되는 독특한 팀을 만들어낼 것인지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높다.

청소년 대상 힙합 경연대회 주최... 정통 힙합도 준비?
 
 10대 청소년 대상 힙합 경연대회  힛 잇 세븐(Hit It 7) 포스터

10대 청소년 대상 힙합 경연대회 힛 잇 세븐(Hit It 7) 포스터ⓒ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같은 날 전해진 빅히트 관련 소식 중엔 힙합 경연대회 주최가 눈길을 끈다. <힛 잇 세븐(Hit It 7)>이라는 이름의 이 대회는 전반적인 구성에서 보편적인 청소년 대상 각종 행사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온오프라인 지원자 접수 및 심사를 거쳐 최종 본선 대회를 통해 우승자에게 상금 500만 원을 수여하는 방식은 익히 봐왔던 형식이다. 게다가 이 대회는 <고등래퍼> 마냥 방송사와 연계되었다거나 서바이벌 경쟁으로 치뤄지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빅히트의 수년전 행보를 기억한다면 이 대회가 그저 청소년 대상 이벤트로만 한정되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방탄소년단만 해도 힙합 기반의 음악인 데다, 당초 아이돌이 아니라 N.W.A 혹은 런 DMC 같은 정통 힙합 그룹을 준비했다는 건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후 노선이 바뀌면서 당시의 일은 그저 옛 이야기가 되긴 했지만 여전히 힙합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있던 빅히트로선 행사 개최를 계기로 잠재력 있는 10대 청소년 힙합 인재를 여전히 찾고 있음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낸다.

물론 <힛 잇 세븐> 입상자에 대한 향후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대중 음악 시장의 흐름을 발빠르게 인지하고 이를 자신의 것으로 흡수해온 빅히트라면 현재 미국 음악계의 싱글(단일곡)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드레이크 혹은 차일디쉬 감비노 같은 솔로 음악인 중심 힙합 분야에도 충분히 도전장을 내밀어 볼 만 하지 않을까.

이 과정에서 기존 소규모 단위 크루를 중심으로 발전해 온 한국 힙합에도 빅히트 같은 대자본+탄탄한 기획력이 접목된다면 상상 이상의 결과물을 얻을 수도 있지 않겠냐는 예측도 가능하다. 아이돌 그룹 중심의 운영을 기반 삼아 정통 힙합을 추가한 투트랙 전략이 훗날 등장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지금 빅히트는 흥미로운 움직임을 조금씩 세상에 드러내기 시작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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