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6일 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은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에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됐다. 상하이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던 전북은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선제골을 기록하고도 종료 10분을 버티지 못하고 동점골을 내주었다. 전북은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패하며 아쉽게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안타까운 건 울산 역시 마찬가지였다. 울산은 우라와 레즈와의 1치전 원정경기에서 2-1로 승리하며 8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하지만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충격적인 0-3 패배를 당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결국 전북과 울산이 16강에서 모두 탈락하며 ACL에서 K리그 4팀은 전원 탈락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6월 30일 치르는 K리그 1 17라운드 경기는 두 팀에 모두 중요했다. 승점 3점 이내의 차이 속에 선두 경쟁을 펼치던 두 팀은 선두 경쟁을 위해서라도 17라운드 경기에선 주중 ACL 패배 충격을 얼마나 극복하느냐가 중요했다.

울산과 맞대결을 펼친 FC서울은 전북이 미끄러지고 울산을 상대로 승리한다면 리그 선두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3팀 모두 17라운드에서 웃지 못했다.
 
김태환 골 2019년 6월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FC서울과 울산 현대의 경기.

첫 골을 성공시킨 울산 김태환(23번)이 기뻐하고 있다.

▲ 김태환 골2019년 6월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FC서울과 울산 현대의 경기. 첫 골을 성공시킨 울산 김태환(23번)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승부로 서로 웃지 못한 서울과 울산

지난 6월 30일 오후 7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서울과 울산의 경기가 열렸다. 울산은 전반 8분 김태환의 선제골로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지만, 아쉽게도 거기까지였다.

울산은 전반 40분과 43분 알리바예프, 박동진에게 연달아 실점하며 순식간에 1-2로 역전당했다. 급기야 후반 9분 울산 팀의 핵심인 믹스가 부상으로 아웃되면서 최악의 순간으로 치달았다. 또한 심판 판정도 울산을 돕지 못했다.
 
박동진, '역전이야!' 2019년 6월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FC서울과 울산 현대의 경기.

FC서울 박동진이 역전 헤딩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 박동진, '역전이야!'2019년 6월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FC서울과 울산 현대의 경기. FC서울 박동진이 역전 헤딩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울산은 후반전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득점 기회를 잡아갔지만 유상훈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그러다가 후반 23분 세트피스 과정에서 주니오가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주니오의 득점은 오프사이드 판정이 선언되면서 동점골로 이어지지 못했다.

후반 25분에도 오프사이드 판정이 발목을 잡았다. 황일수가 페널티박스 바깥 쪽에서 슈팅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시켰다. 하지만 VAR 판독 결과 주니오의 뒷발이 유상훈 골키퍼보다 앞에 있었던 것이 포착되면서 또다시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오고, 노골이 선언되었다.

2차례의 득점이 오프사이드로 선언된 울산은 또다시 VAR에 발목이 잡혔다. 후반 36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서울 김원식이 크로스가 올라온 볼을 처리하지 못한 채 손에 맞는 장면이 나왔다. 결국 VAR 판독까지 진행된 이 장면에는 파울 선언이 되지 않았다. 전반전 박주영의 슈팅이 울산 윤영선의 팔을 맞은 상황은 윤영선의 팔이 몸에 붙어있었던 데 반해 김원식의 핸드볼 플레이는 팔이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기에 오히려 오심 논란을 부추길 수도 있었다.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동점골 2019년 6월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FC서울과 울산 현대의 경기.

울산 김보경이 후반 추가시간에 동점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동점골2019년 6월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FC서울과 울산 현대의 경기. 울산 김보경이 후반 추가시간에 동점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렇게 동점골 기회를 놓친 울산은 종료 직전 김보경의 천금 같은 동점골로 패할 뻔한 경기를 무승부로 끝냈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과 믹스의 부상으로 오히려 상처만 남은 경기가 되었다. 마찬가지로 다 이긴 경기를 놓친 서울 입장에서도 역시 웃을 수 없는 경기가 되었다.

기회 못살린 전북, 승점 1점차 불안한 선두 유지

전북은 포항과 1-1로 비기면서 선두는 지켰다. 다만 3위인 울산이 한 경기 덜 치른 상황에서 승점 1점 뒤진 3위를 기록하게 되었기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주중 상하이 상강과의 ACL 16강전을 승부차기까지 치르는 혈전을 펼친 전북은 포항과의 경기에서 김신욱이 명단에서 제외되고 손준호, 문선민, 이용이 벤치에 앉았다. 그러면서 선발 명단에 변화를 줬지만 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전북의 무승부는 포항의 현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너무 아쉬운 결과였다. 김기동 감독 부임 이후 4연승의 신바람 행진을 달리던 포항은 5월 29일 수원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0-3 패배를 시작으로 지난 23일 강원FC와의 원정경기까지 4연패를 기록하는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었다. 포항의 부진은 4경기에서 4득점에 그친 빈약한 공격력에 11실점을 기록하는 등 전체적인 공수밸런스가 무너진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2019년 6월 3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1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 현대의 경기. 경기가 무승부로 종료된 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2019년 6월 3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1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 현대의 경기. 경기가 무승부로 종료된 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에서는 전반 27분 만에 포항의 하창래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전북은 수적 우위까지 점한 채 경기를 치렀다.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판이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전북은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동국-이비니-로페즈가 포진한 공격진에선 전혀 파괴력 있는 모습이 나오지 못하면서 수적 우위 속에서도 포항의 수비를 뚫어내는 데 실패했다. 중원에서도 공격의 창의성을 불어넣어줄 선수가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격은 단조로워질 수밖에 없었다. 모라이스 감독은 경기가 도저히 풀리지 않자 후반 37분 이동국을 빼고 이용을 투입해 마지막 승부수까지 던져보고자 했다. 그렇지만 경기 흐름을 바꾸기엔 늦은 교체카드였다.

전북에 이번 포항 원정은 ACL 16강 탈락으로 인해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전북은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1위인 전북부터 3위인 울산까지 승점차가 1점차가 됐다. 반환점에 가까워지는 K리그1 선두 경쟁은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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