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애나벨 집으로> 포스터

영화 <애나벨 집으로> 포스터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퇴마사인 에드 워렌(패트릭 윌슨 분)과 로레인 워렌(베라 파미가 분) 부부는 악령이 들린 인형 애나벨을 발견한다. 그들은 애나벨이 더는 문제를 일으키지 못하도록 자신들의 집에 있는 오컬트 뮤지엄으로 데리고 와서 성물 유리로 된 장 안에 가둔다.

1년 후, 하루 동안 집을 비우게 된 워렌 부부는 딸 주디(맥케나 그레이스 분)를 베이비시터 메리(매디슨 아이스먼 분)에게 맡긴다. 그런데 워렌 부부의 일에 관심을 두던 메리의 친구 다니엘라(케이티 사리페 분)가 찾아온다. 죽은 아버지를 다시 만나고 싶었던 다니엘라는 절대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를 어기고 오컬트 뮤지엄에 발을 들인다. 그녀가 애나벨이 갇혀 있는 장을 열자 애나벨과 그곳의 모든 악령이 깨어난다.

1980~1990년대 할리우드 호러 프랜차이즈는 < 13일의 금요일 > <나이트메어> <할로윈> <사탄의 인형>이 대표적이다. 2000~2010년대의 할리우드의 호러 영화 시리즈로는 <쏘우> <파라노말 액티비티>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이 유명하다. 지금 할리우드 호러를 대표하는 브랜드는 무엇일까. 바로 '컨저링 유니버스'다.
 
 영화 <애나벨 집으로>의 한 장면

영화 <애나벨 집으로>의 한 장면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그동안의 호러 프랜차이즈들은 소재의 단순한 반복에 그쳤다. '컨저링 유니버스'는 다르다. 미국에서 유명한 퇴마사이자 초자연 현상 전문가인 워렌 부부의 사건 파일을 바탕으로 각각의 음색을 내는 영화 간의 세계관을 공유한다. 그렇기에 '시리즈'가 아닌, '유니버스'를 쓴다.

저주받은 집을 다룬 <컨저링>(2013)으로 출발한 컨저링 유니버스는 속편인 <컨저링 2>(2016), 악령 들린 인형 애나벨이 나오는 <애나벨>(2014)과 <애나벨: 인형의 주인>(2017), 수녀 형상의 악마를 선보인 <더 넌>(2018), 중남미의 전설을 소재로 삼은 <요로나의 저주>(2018)로 오컬트의 영역을 넓혔다.

<애나벨 집으로>는 컨저링 유니버스의 7번째 작품이다. 컨저링 유니버스의 세계관을 정립한 제임스 완은 제작을 맡았다. 그는 "기이한 인형에 대한 집착이 나를 워렌가로 이끌었다. 진짜 애나벨의 이야기에 발이 걸려 워렌 부부가 누구고, 그들의 수집품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던 이 인형이 무엇인지에 대해 더 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작품의 배경을 설명한다. 각본과 연출은 <애나벨>, <애나벨: 인형의 주인>, <더 넌>의 시나리오를 쓰고 <요로나의 저주>에선 제작자로 참여한 게리 도버먼이 담당했다.
 
 영화 <애나벨 집으로>의 한 장면

영화 <애나벨 집으로>의 한 장면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애나벨 집으로>는 <컨저링>에 나온 페론 가족의 사건으로부터 시간이 흐른 1970년대 초반으로 시간을 설정한다. 그리고 워렌 가족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조명하기 위해 워렌 부부의 집을 이야기의 무대로 삼았다. 영화는 워렌 부부가 애나벨 인형을 집으로 가지고 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워렌 부부의 앞에 유령들이 나타나고 애나벨에겐 의식과 기도만이 아닌, 결계가 필요하다는 설정을 통해서 애나벨에 깃든 악령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준다.

워렌 부부로 영화의 문을 열었지만, 진짜 주인공은 그들이 아니다. 워렌 부부의 딸인 주디를 중심으로 베이비시터 메리, 메리의 친구 다니엘라가 이야기를 풀어간다. 각본은 이들의 심리 묘사에 중점을 두었다. 주디는 워렌 부부가 사기꾼이라고 말하는 주위 아이들에게 시달린다. 또한, 엄마처럼 망자가 보이는 능력으로 인해 불안하기만 하다. 다니엘라는 자기 때문에 아버지가 죽었다고 자책한다. 메리는 두 사람을 지켜주는 강인함을 가졌다. 이들은 서로 힘을 합쳐 악령들과 맞선다. 호러의 잔혹함을 줄이고 가족애를 강조하던 컨저링 유니버스의 특징이 <애나벨 집으로>엔 10대 소녀의 성장과 우정의 형태로 나타난다.

<애나벨 집으로>는 오컬트 뮤지엄에 있는 저주받은 물건들을 이용하여 관객들을 공포로 몰아넣는다. 영화는 애나벨 인형을 비롯하여 죽은 자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팔찌, 악령이 빙의되는 웨딩드레스', 몇 초 뒤 미래를 보여주는 텔레비전, 죽은 자의 영혼을 거두어가는 페리맨, 무엇이 나올지 알 수 없는 보드게임, 아코디언 원숭이 인형, 악령의 메시지를 타이핑하는 타자기 등 악령이 붙었거나 저주가 씌어있는 물건들로 워렌 부부의 집을 '유령의 집'으로 바꿔 버린다. <애나벨 집으로>가 <박물관이 살아있다>(원제는 Night At The Museum)의 호러 버전이라 본 해외의 평자는 "A Night At The Conjuring Museum"(우리말로 의역하면 '오컬트 박물관이 살아있다'쯤 되지 싶다)이라 평가하기도 했다.
 
 영화 <애나벨 집으로>의 한 장면

영화 <애나벨 집으로>의 한 장면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애나벨 집으로>의 가장 큰 성취는 '확장'에 있다. 먼저, 주디의 발굴을 꼽을 수 있다. 엄마 로레인의 능력을 이어받은 주디는 향후 컨저링 유니버스에서 퇴마사로서 역할을 기대해봄 직 하다. <어메이징 메리>(2017)로 방송 영화 평론가협회 최우수 젊은 배우상 후보에 오르고, <아이, 토냐>(2017)의 토냐 하딩 아역과 <캡틴 마블>(2018)의 캐럴 댄버스 아역으로 분한 배우 맥케나 그레이스가 앞으로 어떤 배우로 성장할지도 궁금하다. 그녀는 2020년 7월 개봉 예정인 <고스트버스터즈 3>에서도 만날 수 있다.

<애나벨>과 <애나벨: 인형의 주인>은 애나벨의 이야기에 머물렀다. 반면에 <애나벨 집으로>는 애나벨뿐만 아니라 컨저링 유니버스의 확장 가능성까지 제시한다. 오컬트 뮤지엄에 보관한 악령이 깃든 물건들은 당장 컨저링 유니버스의 소재로 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영화에 나오는 늑대악령은 2020년에 공개하는 <컨저링 3>과 연결될 예정이다. 다음엔 어떤 물건을 선택하여 솔로 무비를 만들까? 컨저링 유니버스를 지켜보는 즐거움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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