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방영된 MBC <라디오스타>의 한 장면.  어린이 대상 인터넷 크리에이터 도티가 출연해 관심을 모았다.

지난 26일 방영된 MBC <라디오스타>의 한 장면. 어린이 대상 인터넷 크리에이터 도티가 출연해 관심을 모았다.ⓒ MBC


지난 26일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는 최근 방영분 중 비교적 높은 관심을 받았다. 오랜 기간 공석이었던 4번째 MC 자리에 개그우먼 안영미가 낙점돼, 첫 방송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이날 출연한 초대손님들에 대한 주목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의외의 인물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 주인공은 어린이 대상 인터넷 개인 방송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1인 크리에이터 도티(본명 나희선)였다.

<라스>의 시청자들은 그의 이름, 존재를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겠지만 초등학생 어린 친구들에게 도티의 영향력은 말 그대로 절대적이다. 어린이 대상 설문 조사에서 존경하는 인물 순위 최상위권에 그의 이름이 올라갈 정도이니 '초통령'(초등학생들의 대통령이라는 뜻의 신조어. 초등학생에게 인기가 많다는 의미)이라는 애칭은 결코 과장된 수식어가 아니었다.

어른들은 잘 몰랐던 인터넷 개인 방송 1세대  
 
 지난 26일 방영된 MBC <라디오스타>의 한 장면

지난 26일 방영된 MBC <라디오스타>의 한 장면ⓒ MBC

  
이날 방송에는 새 MC 안영미를 비롯해 개그우먼 홍현희, 뮤지컬 배우 김호영 등 개성 강한 출연자들이 나와 화려한 입담을 뽐냈다. 자연스럽게 도티의 비중은 그리 크진 않았지만 눈 여겨볼 대목이 제법 많은 편이었다. 어린이들도 선망하는 인터넷 크리에이터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은 막연히 '어린이 대상 유튜버' 정도로만 알고 있던 성인 시청자들에겐 제법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월간 윤종신> 기반의 각종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고 넷플릭스용 영화 제작에 뛰어든, 뉴미디어에 익숙한 윤종신조차 그의 존재를 잘 몰랐다고 한다. 그만큼 도티는 기성 세대 vs. 어린이 간 세대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 짓는 잣대이기도 했다.

평범한 방송국 PD 지망생이 "자기소개서에 스펙 한 줄 넣어볼까?"로 시작했던 개인 방송은 상상 이상으로 규모가 커졌다. 지난 2013년 10월 개설된 도티의 채널은 지난해엔 국내 게임 유튜버론 최초로 구독자 200만 명을 돌파했고 MCN(Multi Channel Network) 업체를 창업해 200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수백억 원대 매출을 올릴 만큼 인터넷 개인 방송 업계에선 거물급 인물로 자리 잡았다. 이는 5년 넘게 매일 직접 영상을 촬영, 편집, 업로드 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쉼없이 뛰어온 결과물이기도 하다.

공황장애로 인한 방송 중단... 쉽지 않은 크리에이터의 길
 
 지난 26일 방영된 MBC <라디오스타>의 한 장면

지난 26일 방영된 MBC <라디오스타>의 한 장면ⓒ MBC

 
그런데 <라스>에서 소개된 것처럼 현재 도티는 개인 방송을 4개월째 중단한 상태다. 이유는 공황장애. 이날 방송에서 김구라는 자신의 공황장애 병력을 웃음 소재로 삼기도 했다. 곧이어 다른 출연자와의 대화로 진행이 이뤄졌지만 가볍게만 넘길 내용은 아니었다.

지난 5년간 3000여 개의 동영상을 매일 혼자서 제작하고 업로드 하는 엄청난 양의 노동은 결국 과부하 상태로 이어졌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개인 방송 제작자이기에 이에 대한 책임감도 필요했을 것이다. 초등학생 구독자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그들에게 공황장애를 설명하고 이해시키기도 쉬운 건 아니어서 그냥 "잠수를 탔다"는 도티의 말은 한편으론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유튜브 수익 창출 요건인 1천 명 구독자도 모으지 못한 초보, 무명 크리에이터들에겐 이마저도 부러움의 대상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콘텐츠 제작이 결코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현실을 이날 프로그램 시청자들은 절감했을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좋은 영향력 기대
 
 지난 26일 방영된 MBC <라디오스타>의 한 장면. 이날 방송에 출연한 도티는 인터넷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도 조언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26일 방영된 MBC <라디오스타>의 한 장면. 이날 방송에 출연한 도티는 인터넷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도 조언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MBC

  
이날 보여준 도티의 모습은 최근 화제가 됐던 일부 1인 크리에이터들의 성희롱 막말 사태와 큰 대조를 이뤘다. 역시 MBC 각종 예능 출연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 감스트 등의 추태는 예전에 비해 개선되고 있던 인터넷 개인 방송에 대한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말았다.

반면 도티는 게임 위주의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여타 방송과 달리 욕설이나 막말 및 비속어 없는 '클린'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이날 <라스> 출연에선 유튜브 제작자를 꿈꾸는 자녀들을 둔 부모님들을 위한 당부의 말 뿐만 아니라 개인 방송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의견을 피력하는 등 예능이지만 비교적 알찬 내용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이는 몇몇 개인방송인들의 그릇된 행동으로 야기된 대중들의 선입견을 다소나마 깰 수 있는 적절한 인물의 출연이라는 점에서도 환영할 만했다.

요즘 초등학생들의 롤모델, 존경하는 인물에 그가 언급되는 것도 지금까지 만들어 온 방송의 힘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비록 건강상의 이유로 개인 방송이 중단되었지만 많은 구독자들은 도티가 만든 동영상을 즐기며 하루 빨리 그가 돌아와주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가 어린이 친구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더 많이 발휘해주길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앟과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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