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가들> 출연진 좌로부터 차미옥, 홍정아, 정명은, 정효진, 김은미

▲ <몽상가들> 출연진좌로부터 차미옥, 홍정아, 정명은, 정효진, 김은미ⓒ 광주문화재단

 
'폴댄스와 연극이 만나는 크로스오버 공연'이란 <몽상가들> 포스터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은 발상이 참 신선하다는 것이었다. 궁금증과 기대감을 안고 공연을 보기로 했다. 우아하면서도 역동적인 폴댄스가 연극과 만나면 어떤 그림이 펼쳐질까. 스토리 또한 어떻게 전개될지 가벼운 긴장과 함께 객석에 앉았다.

드디어 막이 열리고 인터넷 소설가 설이(김은미)의 독백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오랜 동네 이웃이자 친구인 젊은 새댁인 아정(홍정아), 두 아이의 엄마인 옥이(차미옥), 주말부부로 사는 노우(정효진), 이혼녀가 된 은호(정명은)와 함께 그들은 자신들의 일과 사랑, 결혼과 육아, 가족에 대한 수다 등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소재와 문제 의식을 공유하며 스토리 라인을 끌어간다. 

<몽상가들>은 그 이야기에 폴댄스라는 퍼포먼스를 과감하게 결합시킨 실험적인 작품이다.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출연진은 전문 폴러 3명과 폴을 타는 배우 2명으로 구성됐다. 작품은 연출가 성화숙, 폴 타는 배우 정효진이 공동 기획했다.

극본과 연출을 맡은 성화숙은 2017 여성연출가전 연출상, 2018 서울미래연극제 작품 우수상을 수상하며 실험적인 창작극을 올려 온 '극단 우아'의 대표이자 연출가다. 그동안 한 번도 접목되지 않았던 폴댄스와 연극을 결합시켜 여인들의 시시콜콜하면서도 속 깊은 이야기들을 아름다운 곡선으로 풀어낸다.
 
<몽상가들> 포스터 <몽상가들>은 광주문화재단의 지역문화예술특성화지원사업으로 지원 받아 진행된 작품이다.

▲ <몽상가들> 포스터<몽상가들>은 광주문화재단의 지역문화예술특성화지원사업으로 지원 받아 진행된 작품이다.ⓒ 광주문화재단

 
그 이야기의 갈피마다 주제에 맞게 매력적인 폴댄스가 다양한 형태로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그렇게 극 중의 퍼포먼스는 또 한 편의 극처럼 드라마틱하게 전개되며 관객들의 호흡마저 가쁘게 만든다. 소극장 무대의 강점을 십분 활용한 무대는 몰입도를 높여주고, 공연은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꿈을 꾸는 사람들의 애환을 잘 풀어낸다. 배우들에 대한 정보를 모른 상태에서 공연을 봐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누가 전문 폴러이고 배우인가 헷갈릴 정도로 크게 어색함이 없었다. 서로 각자 다른 분야에 대한 도전이었을 이번 작품을 통해 그들은 또 하나의 자기만의 무대를 창조한 것이다. 

한편 폴댄스 또는 폴스포츠라 불리는 기둥을 이용한 곡예는 2000년대 이후 국제폴스포츠연맹의 출범과 함께 탄생한 기계체조의 한 종목으로서 '폴스포츠'라 명명되었으며 올림픽 정식 종목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클라임(climb), 폴싯(pole sit), 슬라이딩스핀(sliding spin)의 기본 동작에서 고난도의 기술까지 자유자재로 춤을 추는 폴댄스를 보며 문득 '청산별곡'의 '사슴이 장대에 올라 해금을 켜는 것을 듣노라'가 생각났다. 폴댄스를 하며 특이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배우와 폴러들이 앞으로 더 많이 출현하지 않을까. 관객들의 박수가 있는 한 이런 공연은 계속 될 것이다. 
 
<몽상가들>의 특이한 커튼콜 폴 하나를 두고 커튼콜을 장식한 그들의 아크로바틱은 조화의 예술이었다.

▲ <몽상가들>의 특이한 커튼콜폴 하나를 두고 커튼콜을 장식한 그들의 아크로바틱은 조화의 예술이었다.ⓒ 신남영

 
공연은 지난 6월 21일 오후 7시 30분, 22일 오후 3시·7시, 23일 오후 3시에 광주 궁동 예술의 거리 극단 예린소극장(대표 윤여송)에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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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아티스트. 리뷰어. 2013년 계간 <문학들>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물 위의 현>(2015), 캘리그래피에세이 <캘리그래피 노자와 장자>, <사랑으로 왔으니 사랑으로 흘러가라>(2016), <캘리그래피 논어>(2018)를 펴냈으며 2007년 <신남영의 시노래>를 시작으로 2015년 <신남영 4집>을 출반했다. 한국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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