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파이터 '코리안 좀비' 정찬성.

UFC 파이터 '코리안 좀비' 정찬성. ⓒ 연합뉴스

 
'코리안 좀비'가 랭킹 5위 강자를 58초 만에 제압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UFC 페더급 12위 정찬성은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그린빌의 본 스쿠 웰니스 아레나에서 열린 UFN 154 대회의 메인이벤트에서 5위 헤나토 '모이카노' 카네이로를 1라운드 58초 만에 TKO로 제압했다. 작년 11월 야이르 로드리게스에게 5라운드 버저비터 KO패를 당했던 정찬성은 모이카노를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KO로 제압하면서 '코리안 좀비'의 화려한 부활을 선언했다.

인상적인 KO승으로 현지 관중들을 열광시킨 정찬성은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에 선정되며 대전료와 승리 수당 외에 5만 달러(한화 약 5800만 원)의 보너스를 추가로 받게 됐다(정찬성은 UFC 진출 후 출전했던 7경기에서 모두 보너스를 받았다). 한편 모이카노는 조제 알도에 이어 정찬성에게까지 KO로 무너지며 격투기 커리어 첫 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난타전 각오했지만...

UFC의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지난 2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UFC 경기력 향상 연구소 개관식에서 "정찬성이 23일 경기에서 모이카노를 이기면 타이틀전에 가까워질 것이다"고 밝혔다. 물론 한국 취재진에게 건넨 단순한 립 서비스일 수도 있지만 전 경기에서 실신 KO패를 당해 랭킹이 12위까지 떨어진 선수를 상대로 한 이례적인 발언이었다. 그만큼 정찬성은 UFC 내부에서도 큰 기대를 가질 만큼 명승부를 보장하는 스타 파이터다.

13승1무3패의 좋은 전적을 가지고 있음에도 한 번도 KO승이 없는 모이카노는 정찬성과의 경기를 앞두고 정찬성을 KO로 꺾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격투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승리를 여러 차례 기록한 스타 파이터 정찬성을 KO로 잡아낸다면 지난 1월 알도에게 당했던 KO패의 아픔을 씻고 다시 타이틀 전선으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옥타곤에서 모이카노가 바라던 그림은 그려지지 않았다.

터프한 파이팅 스타일과 달리 옥타곤 밖에서는 좀처럼 상대를 도발하지 않는 신사적인 파이터로 유명한 정찬성은 전날 계체 행사에서도 모이카노를 도발하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페어플레이를 다짐했다. 다만 경기 직전 자신의 SNS에서는 "후회가 남지 않는 시합이길 기도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좀비 영화를 연상시키는 선혈이 낭자한 합성사진을 개재했다.

하지만 피가 튀는 엄청난 혈전도 불사하겠다는 정찬성의 각오와 달리 모이카노와의 경기는 너무 이른 시간에 끝나고 말았다. 경기 초반 모이카노와 탐색전을 벌이던 정찬성은 모이카노가 왼손 잽을 뻗는 순간 강력한 오른손 카운터를 모이카노의 턱에 적중시켰다. 모이카노가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자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정찬성은 이어진 왼손 연타로 모이카노를 다운시켰고 상위 포지션에서 강력한 파운딩을 퍼부으며 간단히 경기를 끝냈다.

정찬성이 태연한 표정으로 양팔을 벌리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을 때 중계 화면이 가리킨 남은 시간은 4분 2초. 정찬성은 UFC 페더급에서 5번째로 강한 상대를 쓰러트리는데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정찬성은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오른손 카운터 펀치는 계속 연습했던 기술"이라며 "다음 상대는 누구든 상관없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경기장을 찾은 현지 관중들 역시 기립박수를 통해 '코리안 좀비'의 귀환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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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UFN 154 정찬성 코리안 좀비 헤나토 '모이카노' 카네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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