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1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 키움 히어로즈

 
키움이 파죽의 5연승을 달리며 중·상위권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장정석 감독이 이끄는 키움 히어로즈는 1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위즈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5안타를 터트리며 8-2로 승리했다. 지난 주말 한화 이글스전 스윕에 이어 kt와의 3연전에서도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키움은 3위 LG 트윈스와 승차 없는 4위를 유지한 채 5연패에 빠진 5위 NC다이노스와의 승차를 5.5경기로 벌렸다(43승32패).

키움은 선발 제이크 브리검이 7이닝 5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4승째를 챙겼고 타선에서는 장영석이 4안타 경기를 만든 가운데 이정후, 제리 샌즈, 김규민도 나란히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그리고 작년 시즌 프로 데뷔 5년 만에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은 올 시즌 더욱 성숙한 기량으로 적수가 없는 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풀타임 2년 만에 20-20클럽 달성한 '리틀 평화왕'

1995년 경기도 부천에서 태어난 김하성은 야탑고 시절이던 지난 2013년 팀을 청룡기 준우승으로 이끌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2학년 때까지는 2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며 경기에 나섰지만 3학년 때는 오히려 2루수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김하성의 1년 후배로 '초고교급 유격수'로 통하던 박효준(뉴욕 양키스)이 있었기 때문이다(그 시절 야탑고에는 두산 베어스의 외야수 김경호와 KIA타이거즈의 투수 박정수도 있었다). 

한 때 연고구단 SK 와이번스의 1차 지명 후보로 꼽히기도 했던 김하성은 SK가 동산고 에이스 이건욱을 선택하는 바람에 2차지명으로 밀렸다. 덕분에 히어로즈는 1차 지명에서 덕수고의 임병욱, 2차 지명에서 야탑고의 김하성을 모두 지명할 수 있었다(그 시절 히어로즈는 운동능력이 뛰어난 유격수 유망주를 수집하는 스카우트 철학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히어로즈의 주전 유격수는 KBO리그를 지배하던 '평화왕'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였다.

김하성은 루키 시즌 강정호의 백업으로 활약하며 60경기에서 타율 .188 2홈런 7타점 4도루로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강정호는 2014 시즌 40홈런이라는 황당한 기록을 남긴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당시 히어로즈를 이끌던 염경엽 감독(SK 와이번스)은 거포형 3루수 윤석민(kt)에게 유격수 변신을 지시하며 강정호의 공백에 대비했지만 2015년 넥센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선수는 윤석민이 아닌 신예 김하성이었다.

김하성은 2015년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290 19홈런 73타점 22도루를 기록하며 넥센뿐 아니라 KBO리그 전체에서 주목 받는 젊은 유격수로 떠올랐다. 비록 홈런이 하나 부족해 1994년의 김재현(SPOTV 해설위원) 이후 21년 만의 신인 20-20 클럽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김하성은 시즌 막판까지 구자욱(삼성 라이온즈)과 신인왕 경쟁을 벌이며 히어로즈의 유격수 고민을 말끔히 씻어줬다.

김하성은 2016 시즌에도 박병호와 유한준(kt 위즈), 손승락(롯데 자이언츠) 등이 동시에 빠져 나간 히어로즈에서 전 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281 20홈런 84타점 92득점 28도루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팀 내 홈런, 도루 1위에 타점, 득점은 2위 기록이었다. 루키 시즌에 아쉽게 달성하지 못한 20-20 클럽에 가입한 김하성은 풀타임 두 시즌 만에 리그를 대표하는 '호타준족 유격수'로 자리 잡았다. 

시즌 거듭할수록 점점 진화하는 만23세의 젊은 유격수

풀타임 2년 만에 연봉이 2억2000만 원까지 상승한 김하성은 2017 시즌을 앞두고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강정호를 대신해 한국팀 엔트리 중 가장 어린 나이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 선발됐다. 그리고 김하성은 2017년 타율 .302 23홈런 114타점 90득점 16도루로 생애 최고의 성적을 올리며 '일류 타자의 기준'이라는 '3할 20홈런 100타점'을 충족했다.

2017년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도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타격왕을 차지한 김선빈(KIA)에게 밀려 골든글러브 수상이 좌절됐던 김하성은 작년 시즌 타율 .288 20홈런 84타점 95득점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비록 가을야구 11경기에서는 타율 .256 무홈런2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작년 시즌 김하성보다 나은 활약을 펼친 유격수는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김하성은 프로 데뷔 5년 만에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흔히 야구에서 일류 선수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3년 정도 일정한 성적을 올려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김하성은 2015년 주전 도약 후 작년까지 4년 연속 .280 이상의 타율과 19개 이상의 홈런, 70개 이상의 타점을 기록하며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 충분히 리그에서 검증된 기량을 갖춘 유격수라는 뜻이다. 그리고 김하성은 주로 2번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올 시즌에도 리그 최고 유격수로서 명불허전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키움이 치른 75경기 중 70경기에 출전한 김하성은 타율 .317 11홈런 58타점 63득점 15도루로 '강한 2번타자'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출루율과 장타력을 더한 OPS가 .927에 달할 정도로 출루 능력과 해결사 본능을 동시에 발휘하고 있다. 김하성은 19일 kt전에서도 시즌 11번째 홈런을 포함해 장타 2방을 터트리며 1타점2득점을 기록했고 수비에서도 두 차례나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멋진 장면을 연출했다.

올 시즌에는 기존의 뛰어난 유격수들에 미국 무대를 경험하고 온 이학주(삼성)가 합류해 유격수 포지션의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올해도 변함없이 유격수 자리는 공수주를 겸비한 '만능 유격수' 김하성의 독주체제로 이어지고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독보적인 기량을 갖춘 리그 최고의 유격수 김하성이 아직 만23세에 불과한 젊은 선수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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