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최하위로 떨어진 한국 여자배구라도 일본에는 질 수 없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19일 보령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9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5주차 두 번째 경기에서 숙적 일본에 세트스코어 3-0(25-18, 25-18, 25-23)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안방에서 열린 5주차 두 번째 경기에서 승리를 추가하며 이번 대회 2승째를 챙겼고 일본은 보령에서 열린 5주차 시리즈에서 2연패를 당했다.

한국은 '캡틴' 김연경이 블로킹 1개와 서브득점 1개를 포함해 23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주도했고 김희진도 21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한국은 서브득점에서 일본과 4-4로 동률을 이뤘지만 공격적인 서브를 통해 일본의 서브리시브를 흔들며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일본에 짜릿한 승리를 따낸 한국은 20일 폴란드와 대회 마지막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부족한 전력에서도 베스트 멤버를 출전시킨 라바리니 감독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한국 여자배구의 전력은 일본에 뒤진다. 우선 세계랭킹(일본 6위, 한국 9위)에서 일본이 한국보다 우위에 있고 '슈퍼스타' 김연경에게 의존하는 한국에 비해 일본은 선수층도 매우 두껍다.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이 1승12패로 매우 부진한 반면에 일본은 18일까지 7승 6패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역대 전적에서도 52승 89패로 한국이 일본에 크게 뒤져 있다.

하지만 여자배구 한일전은 남자축구 못지않게 언제나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주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 2016년 리우 올림픽 첫 경기를 비롯해 작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동메달 결정전 등 중요한 순간마다 일본의 덜미를 잡으며 짜릿한 승리를 챙겼던 기억이 있다. 한국은 이번 보령시리즈에서도 홈팬들 앞에서 승리를 따내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일본의 발목을 잡겠다는 각오다.

한국은 일본과의 경기에서 김연경을 비롯해 강소휘, 김희진, 박은진, 이주아, 이다영, 오지영이 선발 출전했다. 여전히 V리그 MVP 이재영을 비롯해 '거요미' 양효진, '미친 디그' 김해란 등 많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 있지만 현재의 전력에서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라인업이었다. 그만큼 라바리니 감독도 한일전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한국은 1세트부터 뛰어난 공격력을 앞세워 일본에 리드를 잡아 나갔다. 한국은 이시이 유키로 대표되는 일본의 윙스파이커들에게 집중적으로 서브를 구사하며 일본이 빠른 배구를 구사할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했다. 특히 오른쪽 공격수 김희진은 1세트에만 무려 11득점을 퍼붓는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다. 일본 수비와 블로킹이 김연경에게 집중된 사이 김희진이 코트를 휘저은 것이다.

홈팬들 앞에서 일본에 승리 헌납할 수 없었던 한국 여자배구

1세트가 여유 있는 한국의 승리로 끝난 반면에 2세트는 접전으로 펼쳐졌다. 한국은 세트 초반 일본의 뛰어난 조직력에 고전했지만 세트 중반부터 수비 집중력이 살아나면서 다시 스코어를 뒤집었다. 일본은 세트 후반 서브리시브가 흔들리며 위기를 자초했고 한국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김연경과 강소휘, 이주아, 김희진이 차곡차곡 득점을 적립했다. 한국은 24-18에서 김연경의 연타공격으로 2세트 역시 7점 차이로 가볍게 따냈다.

이다영의 블로킹 득점으로 시작된 3세트 역시 한국이 경기를 주도했다. 한국은 공격적인 서브로 일본의 리시브 라인을 흔든 후 김연경의 연속공격과 박은진의 블로킹으로 스코어를 벌려 나가기 시작했다. 일본은 세트 중반 이후 서브득점과 블로킹이 살아나며 1점 차까지 추격했지만 한국은 세트 후반 김희진과 김연경의 연타공격으로 승기를 잡았다. 한국은 세트 후반 안혜진의 서브득점과 김연경의 공격 득점이 터지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사실 이미 탈락이 확정된 한국은 한일전 승리가 그리 절실하지 않다. 게다가 일본은 내년 도쿄 올림픽 개최국으로 이미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따놨기 때문에 올림픽 예선에서 피 말리는 승부를 펼칠 일도 없다. 하지만 세계랭킹이나 상대전적, 현재의 전력에 상관없이 일본은 반드시 잡아야 할 라이벌이다. 그리고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진 한국 선수들은 홈팬들 앞에서 결코 쉽지 않은 미션을 완벽하게 수행하며 배구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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