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범호

KIA 이범호ⓒ 연합뉴스


역대 최다 홈런 5위(329개)에 올라 있는 이범호가 현역 생활을 마감한다.

KIA타이거즈 구단은 1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내야수 이범호가 구단과의 면담 끝에 현역 생활을 마감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범호의 은퇴식은 오는 7월13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한화는 이범호가 프로에 데뷔해 10년 동안 활약했던 구단이라 더욱 의미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지난 2000년 프로에 데뷔한 이범호는 19년 동안 1995경기에 출전해 타율 .271 329홈런 1125타점 954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통산 17개의 만루홈런을 기록하며 이 부문 역대 1위에 올라있다. KIA의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 결정되는 2017년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만루홈런을 터트렸던 이범호는 KBO리그에서의 19번째 시즌을 끝까지 채우지 못하고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프로 19년 동안 1700안타 320홈런 때려낸 특급 3루수

대전에서 10년을 보냈고 광주에서 9년째 생활하고 있지만 사실 이범호는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선수다. 대구고 시절부터 장타력을 갖춘 대형 내야수 유망주로 각광을 받았지만 경북고 에이스 배영수(두산 베어스)에 밀려 1차 지명을 받지 못했고 2차 1라운드(전체 8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참고로 당시 연고팀 삼성의 2차 1라운드 지명 선수는 2013년부터 KIA에서 함께 뛰고 있는 김주찬이었다).

입단 초기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착실하게 경험을 쌓던 이범호는 3년 차가 되던 2002년 111경기에서 타율 .260 11홈런 35타점을 기록하며 주전으로 도약했다. 2004년에는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308 23홈런 74타점을 기록하며 1년 후배 김태균과 함께 한화 타선을 이끌었다. 2005년과 2006년에는 2년 연속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사실 이범호는 리그를 지배하는 화려한 선수와는 거리가 있었다. 팀 내 간판 타자의 자리도 언제나 김태균의 몫이었다. 하지만 이범호는 성실한 플레이와 강한 체력, 그리고 큰 경기에서 더욱 강한 면모를 과시하는 팀 공헌도가 높은 선수였다. 특히 2009 시즌을 앞두고 출전한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는 3홈런 7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덕분에 이범호는 2009 시즌이 끝난 후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입단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일본 진출은 이범호에게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이범호는 일본 리그에서 1군 48경기에 출전해 타율 .226 28안타 4홈런에 그치며 부진했고 1년 만에 소프트뱅크에서 퇴단해 2011 시즌을 앞두고 KIA 이적 이적을 선택했다. 그리고 한화 시절 4년 연속 전 경기 출전을 할 정도로 체력이 강했던 이범호는 KIA 이적 후 2년 동안 부상에 시달리며 143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하는 '유리몸'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렇게 '먹튀FA'로 명성이 떨어지던 이범호는 2013년 24홈런, 2014년 19홈런, 2015년 28홈런을 때려내며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2015 시즌이 끝난 후 두 번째 FA자격을 얻은 이범호는 원소속팀 KIA와 3+1년 최대 36억 원에 계약을 맺고 잔류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범호는 FA계약 첫 시즌 138경기에 출전해 타율 .310 33홈런108타점 93득점을 기록하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다. 이범호가 30홈런을 때린 2016년  KIA는 5년 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특정팀 레전드는 아니지만 KBO리그 대표한 엘리트 3루수

이범호는 2017년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전하며 115경기 출전에 그치면서도 타율 .272 25홈런89타점의 준수한 성적으로 로저 버나디나, 최형우, 안치홍과 함께 KIA의 중심타선으로 활약했다. 특히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는 3회 두산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로부터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타이거즈의 11번째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범호의 생애 첫 가을야구 만루홈런이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터진 셈이다.

하지만 이범호는 작년 시즌 초반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전에서 최원태의 투구에 손목이 맞아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2012년부터 이범호의 고질병이 된 햄스트링 통증이었다. 이범호는 작년 시즌 101경기에 출전해 타율 .280 20홈런 69타점을 기록하는 노익장을 발휘했지만 3루수로서 수비능력은 현저하게 떨어지고 말았다.

2016 시즌을 앞두고 KIA와 맺었던 3+1년 계약의 옵션이 발동된 이범호는 햄스트링 부상 재발로 스프링캠프를 완주하지 못했고 개막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지난 4월 9일 1군에 올라와 1루수와 지명타자, 대타요원 등으로 활약했지만 13경기에서 타율 .263 1홈런3타점으로 강한 인상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이범호는 지난 4월 30일 다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잔류군에 머물다가 은퇴를 결심했다.

정규리그에서만 통산 1995경기에 출전한 이범호는 2000경기 출전까지 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2000경기 출전은 KBO리그에서 역대 12명 밖에 달성하지 못했을 만큼 의미 있는 기록이고 KIA 역시 올 시즌 중상위권에서 치열한 순위싸움을 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은퇴식이 열리기 전까지 약 3주의 시간 동안 KIA가 이범호의 2000경기 출전 기록을 채워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범호는 데뷔부터 은퇴까지 한 팀에서 선수생활 전체를 보낸 '프랜차이즈 스타'는 아니다. 하지만 한화에서 두 번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전성기를 보냈고 KIA에서는 장타력을 갖춘 베테랑 3루수로 타이거즈의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이범호는 쟁쟁한 레전드가 많은 한화와 KIA에서 '영구결번'으로 지정되긴 쉽지 않겠지만 야구팬들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최고의 3루수 중 한 명으로 이범호를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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