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북클럽> 포스터

영화 <북클럽> 포스터 ⓒ 영화사 진진

 
돈과 명예를 모두 가진 사람에게도, 남편 없이 홀로 지내는 여성에게도, 어느덧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나이에도 사랑은 필요하다. 영화 <북클럽>은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이한 중년 여성들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강조한다.

20대부터 한결같은 우정을 쌓아온 네 여성은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성공을 거뒀다. 섀론(캔디스 버겐)은 여성 연방법원 판사 1세대이며, 비비안(제인 폰다)은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호텔 CEO다. 다이앤(다이안 키튼)은 남편 없이도 두 딸을 훌륭하게 키워냈으며 캐롤(메리 스틴버건)은 자신의 가게를 여는 것과 꿈꾸던 남자와 결혼하는 것, 두 가지 삶의 목표를 모두 이룬 인물이다.
 
 영화 <북클럽> 스틸 컷

영화 <북클럽> 스틸 컷 ⓒ 영화사 진진

 
영화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네 여성이 독서 모임(북클럽)에서 유명한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읽게 되면서부터 시작된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지난 2011년 영국 작가 E. L. 제임스가 발표한 작품으로 젊은 백만장자와 풋풋한 대학생의 에로틱한 사랑이야기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묘사로 매우 유명한 이 책을 읽자는 비비안의 제안에 친구들은 "들고 다니기도 민망하다", "우린 너무 늙었다"고 난색을 표하지만 결국 책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소설은 < 50가지 그림자 : 심연 > < 50가지 그림자 : 해방 > 시리즈까지 총 3부작으로 이어지는데, 네 주인공 역시 세 권을 모두 탐독한다. 

성공한 삶을 살고 있지만 현실의 네 여성은 모두 각자의 이유로 외롭다. '섹스'는 하지만 남자와 '잠'을 자지는 못하는 비비안, 은퇴한 남편이 어느 날부터 갑자기 잠자리를 피하기 시작한 캐롤 등 영화 속 이들의 고민은 주로 사랑과 성 생활에 집중돼 있다. 이 '야한' 책은 "이 나이에 무슨 사랑이냐"며 스스로 옥죄고 있던 여성들을 새로운 세계로 한 발자국 내딛게 만든다. 
 
 영화 <북클럽> 스틸 컷

영화 <북클럽> 스틸 컷 ⓒ 영화사 진진

 
책을 읽은 뒤 네 여성은 서투르지만 앞으로 나아간다. 남편 없이 딸들만 바라보며 살았던 다이앤은 비행기에서 우연히 만난 파일럿과 데이트를 시작하고, 이혼한 전 남편이 딸뻘의 여자와 약혼했다는 소식에 자극받은 섀론은 온라인 데이팅 어플리케이션으로 새로운 만남을 시도하는 식이다.

빌 홀더먼 감독은 실제로 어머니에게 '어머니의 날' 선물로 이 책을 드렸다고 한다. 그 일화를 들은 에린 심스 프로듀서 역시 어머니에게 책을 선물했고 재미있게 읽는 모습을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두 사람이 공동 집필한 시나리오는 사랑이나 도전에는 유효기간이 없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황혼의 나이에도 인생은 끝나지 않았고 여전히 우리 모두에게는 사랑이 필요하다. 중년 여성들의 이야기이지만 남녀노소 모두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와 유쾌한 웃음을 전한다.
 
미국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 여우 주·조연상을 모두 휩쓴 명배우들이 총출동했다는 점도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다. 네명의 여배우는 사랑스럽고 때로는 능청스러운 연기로 영화에 활력을 더한다. 하지만 남편에게 모두 존댓말을 쓰는 아내로 번역한 점은 아쉽다. 20일 개봉.

한 줄 평: '나이' 때문에 고민해 본 적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한 영화
별점: ★★★(3/5)

 
영화 <북클럽> 관련 정보

감독: 빌 홀더먼
출연: 다이안 키튼, 제인 폰다, 메린 스틴버건, 캔디스 버겐
배급: (주)영화사 진진
러닝타임: 104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19년 6월 20일
 
북클럽 그레이의50가지그림자 제인폰다 다이안키튼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