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를 노리던 LG 트윈스가 7연속 위닝 시리즈에 실패했다. 1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3-5로 역전패했다. 

LG가 3-0으로 앞서던 2회말 마운드가 무너졌다. 선발 임찬규 이닝 시작과 함께 박건우에 볼넷을 내주는 등 4연속 사사구로 밀어내기 1실점한 뒤 강판되었다. 임지섭이 구원 등판했지만 2개의 아웃 카운트를 잡는 동안 다시 4개의 사사구를 허용해 3-5로 역전되었다.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스코어는 그대로 유지되어 LG는 패했다.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2회말 합계 8사사구 5실점한 임찬규와 임지섭 (사진 : LG 트윈스)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2회말 합계 8사사구 5실점한 임찬규와 임지섭 (사진 : LG 트윈스) ⓒ 케이비리포트


LG는 이날 경기를 통해 불명예 대기록의 주인공이 되었다. 한 이닝 최다 볼넷 및 한 이닝 최다 사사구 타이기록은 물론 KBO리그 최초 무안타 타자일순에 한 이닝 무안타 최다 실점까지 그야말로 치욕적이었다. 

이날의 패인을 임찬규와 임지섭의 난조로 돌린다면 단선적인 시각이 될 수 있다. LG 벤치의 마운드 운영도 의문부호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첫째, 임찬규의 선발 등판은 무리수였다. 임찬규는 11일과 12일 잠실 롯데전에 매일 2이닝씩 던지며 연투한 뒤 3일 휴식 후 16일 선발 등판에 나섰다. 임찬규가 정상적인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선발 등판에 내몰렸다. 

둘째, 임찬규는 1회말부터 1개의 볼넷을 내주고 계속 불리한 카운트로 끌려가 제구가 매우 불안했다. 1회말 19개의 투구 수 중 볼이 11개였다. 1사 1, 3루에서 김재환의 뜬공 때 좌익수 김현수의 3루 주자 정수빈 홈 보살이 없었다면 1회말부터 실점할 수도 있었다. 

따라서 LG 벤치는 2회말 임찬규의 난조를 일찍부터 대비해야 옳았다. 하지만 LG 벤치는 2회말 임찬규가 4명의 타자를 상대로 아웃 카운트를 잡지 못한 채 3볼넷 1사구를 허용한 뒤에야 뒤늦게 강판시켰다. 선발 최원준이 3회초 시작과 함께 2볼넷을 허용하자 곧바로 강판시킨 두산 벤치의 기민한 움직임과는 대조적이었다. 

셋째, 두 번째 투수로 임지섭 카드는 또 다른 패착이 되었다. 임지섭은 2014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했으나 이날 경기 전까지 1군 등판이 고작 20경기에 불과할 만큼 경험이 많지 않았다. 게다가 고질적인 제구 불안을 약점으로 안고 있었다. 

그러므로 임지섭을 3-1로 추격당한 뒤 무사 만루 대위기에서 투입한 것은 성공하기 어려운 선택이었다. 결국 임지섭은 0.2이닝 동안 3볼넷 1사구로 자멸해 3-5로 역전되었다.
 
 16일 경기에서 마운드 운영의 의문점을 남긴 LG 류중일 감독

16일 경기에서 마운드 운영의 의문점을 남긴 LG 류중일 감독 ⓒ LG 트윈스

 
넷째, 임찬규와 임지섭의 강판을 늦췄다고 해서 불펜을 아낀 결과가 되지는 않았다. 이날 LG는 필승조 요원 문광은과 진해수가 뒤진 상황에 등판해 합계 2.1이닝을 던졌다. 

월요일 휴식을 앞두고 뒤진 상황에서 필승조를 투입해야 했다면 극심한 난조에 빠진 임찬규와 임지섭은 보다 이른 시기에 강판시키는 결정이 당연했다. 이날 LG 벤치의 마운드 운영이 앞뒤가 전혀 맞지 않았다. 

현장에서 자주 사용하는 야구계 속설 중에는 "져도 잘 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경기 내용과 더불어 벤치 운영에서 아쉬움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16일 LG 벤치는 선수들의 난조를 전혀 잡아주거나 끊어주지 못해 역전패를 자초했다. 이날 패배가 LG에 내상으로 작용하지 않을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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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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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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