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이 9일(이하 한국시각) 폴란드 비엘스코비아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혈전 끝에 3-2로 승리하고 4강진출에 성공했다.

▲ U-20 월드컵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이 9일(이하 한국시각) 폴란드 비엘스코비아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혈전 끝에 3-2로 승리하고 4강진출에 성공했다.ⓒ 연합뉴스

 
기적을 써내려가고 있는 대한민국 U-20 축구 국가대표팀에게 이제 마지막 단 한 경기만 남았다. 오는 16일 새벽 1시(한국시각)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와 2019 FIFA U-20 월드컵의 주인공을 가리는 결승전을 치른다.

이미 숱한 역경을 헤치고 올라온 대표팀이지만 결승전에 올라온 만큼 국민들은 이 어린 소년들이 우승을 차지하길 바라고 있다. 이제까지 한국이 FIFA 주관 남자 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은 없었기에 그 염원은 더욱 간절하다. 만약 이들이 우승할 경우 한국 축구사에 대대로 전해 내려올 역사 한 페이지를 써내려가게 되는 셈이다.

곧 치러질 결승전 결과에 상관없이 이들은 이미 충분히 빛나고 있다. 결승에 오른 것만으로 새로운 역사를 작성했고, 앞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어나갈 차세대 스타의 등장도 예고했다. 또한 매 경기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투지를 선보이며 국민들에게 감동 또한 선사했다. 결승전에서 어떠한 결과를 얻게 되더라도 이미 이들이 충분히 자랑스러운 이유다.

Beyond 1983, 이미 작성한 새 역사

대표팀이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한 목소리로 외친 목표가 있었다. 바로 'Again 1983'. 1983년 멕시코 대회에서 이뤄냈던 4강 진출의 신화를 다시 한 번 재현해내겠다는 다짐이었다.

이들의 도전은 쉽지 않았다.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우승 후보 포르투갈에게 패배할 때까지만 해도, 4강이라는 목표가 멀게만 느껴졌다. 게다가 같은 조에 또 하나의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와 아프리카의 강호 남아공까지 한 조로 포함되어, 16강 진출 조차 버거울 것이란 예상이 주를 이뤘다.

놀랍게도 어린 소년들의 잠재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조별예선에서 남아공과 아르헨티나를 차례로 꺾으며 16강에 진출했다. 이어 16강에서는 숙적 일본에게 1-0 승리, 8강에서는 강적 세네갈에게 승부차기 승리를 거두며 'Again 1983'을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4강에서 만난 에콰도르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두며 극적으로 결승전까지 진출에 성공했다. 이는 FIFA가 주관하는 남자 축구대회에서 대한민국 축구 사상 최초의 결승 진출로 새 역사를 작성했다. 그 누구도 예상 못한 성과를 이들이 이뤄낸 것이다.

차세대 스타들의 등장, 든든한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 36년만의 4강 임무 완수 8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 한국과 세네갈전의 경기.

연장 전반 이강인이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나며 박수를 치고 있다.

▲ 이강인 36년만의 4강 임무 완수8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 한국과 세네갈전의 경기. 연장 전반 이강인이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대회를 통해 거둔 가장 큰 수확은 한국 축구를 이끌어 나갈 새로운 재목들의 발견이다. 이제는 그 누구도 실력에 의심을 품지 않는 '에이스' 이강인을 포함해 오세훈, 최준, 이광연 등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어린 선수들이 대거 등장했다.

'슛돌이 출신' 이강인은 이번 대회 1골 4도움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어느새 골든볼(MVP) 후보로 점쳐지는 중이다. 패스면 패스, 킥이면 킥, 볼 키핑이면 볼 키핑까지 미드필더로서 만능에 가까운 능력을 선보이고 있는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발견된 최고의 보물이다. 아직 만 18세 밖에 되지 않은 이강인은 2살 많은 형들 사이에서도 월등한 기량을 뽐내며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차세대 스타로 평가받는 중이다.

오세훈 역시 대회를 치러가면서 완성형 스트라이커로의 진화를 거듭 중이다. '포스트 김신욱'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큰 키를 자랑하는 오세훈은 이번 대회를 통해, 단순히 공중볼 뿐만 아니라 볼 키핑과 센스있는 턴 동작까지 장착했다. 더욱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갖춘 재원으로 성장한 것이다. 여기에 필요한 상황마다 득점으로 연결 지어 주는 해결사 본능까지 갖추면서 골게터로서의 무서움까지 겸비한 만능 공격수가 됐다.

이번 대회 유이하게 대학생으로 출전한 최준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재원이다. 최준은 왼쪽 측면에서 번뜩이는 움직임과 위협적인 크로스로 매 경기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또한 지난 에콰도르전에선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결승골까지 터뜨리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되기도 했다. 본래 연세대학교에서 윙포워드로 활약하던 최준은 이번 대회 대부분의 경기를 왼쪽 윙백으로 활약하면서 수비수로서의 가능성까지 입증했다.

위기 때 마다 신들린 듯한 선방으로 팀을 구해낸 이광연 역시 차세대 스타로 떠오른 선수 중 한 명이다. 184cm의 신장으로 골키퍼로서는 작은 키이지만 뛰어난 순발력과 집중력, 침착한 판단력으로 매 경기 팀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켜내고 있다. 특히 에콰도르전 후반 추가시간 상대의 헤딩슛을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막아낸 장면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긍정적인 성격까지 소유한 그는 팀의 활력소로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선수다.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투지, 어린 선수들이 안겨준 감동 
 
한 번 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세네갈을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 이강인이 10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 보조 구장에서 에콰도르와의 4강전을 앞두고 훈련 중 팀 동료들과 대화하며 손가락 하나를 들어보이고 있다.

▲ 한 번 더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세네갈을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 이강인이 10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 보조 구장에서 에콰도르와의 4강전을 앞두고 훈련 중 팀 동료들과 대화하며 손가락 하나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무엇보다 가장 감동적이었던 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패기였다. 선수들은 매 경기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뛰며 쉼 없이 상대팀을 압박하고 동료들의 빈 공간을 메웠다. 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서 절대 기죽거나 흐트러지지 않았고, 오히려 잃어버린 점수를 만회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한 발자국 더 뛰었다.

이러한 그들의 정신력이 드러난 대표적 경기가 세네갈전이었다. 일본을 꺾고 올라간 8강에서 세네갈을 맞은 한국 대표팀은 그들의 높이와 속도, 파괴력에 끌려 다니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정규시간 내내 리드를 내줬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VAR 판정 속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 채로 경기를 펼쳐야 했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세네갈에 맞섰다. 그 결과 90+7분 이강인의 코너킥을 이지솔이 헤더골로 연결시키며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전에서는 조영욱이 역전골까지 터뜨리며 기세를 잡았다. 이후 아쉽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부차기까지 승부가 이어졌지만 여기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1, 2번 키커들의 실축을 만회하고 승리를 차지했다. 그야말로 그들의 투지가 빛난 경기였다.

비단 세네갈전 뿐만 아니더라도 대표팀은 이번 대회 모든 경기에서 가지고 있는 힘을 모두 짜내 경기에 임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그들의 의지가 곧 극적인 승리의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어린 선수들의 집념과 투지가 기적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그들은 마지막 기적을 연출하기 위해 폴란드 우츠 스타디움에서 우크라이나를 맞이한다. 만약 대표팀이 우크라이나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게 되면 한국 축구 사상 첫 FIFA 주관 남자 축구대회 챔피언이 된다.

이들은 지금도 충분히 빛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거리 응원이 열릴 만큼, 온 국민들이 함께 이 소년들이 우승을 차지하길 염원하고 있다. 결승까지 오른 이상 이들에게 우승 외의 선택지란 없다.

'Again 1983'을 외치던 소년들은 이제 그 기록을 넘어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36년 전 선배들을 뛰어 넘은 이 패기 어린 소년들이 과연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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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9기 신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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