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 놀면 뭐하니? >를 통해 공개돤 '릴레이 카메라'의 한 장면

유튜브 채널 < 놀면 뭐하니? >를 통해 공개돤 '릴레이 카메라'의 한 장면ⓒ 김태호

  지난해 3월 MBC <무한도전>(아래 무도) 종영 후 긴 휴식기를 보내던 김태호 PD가 오랜만에 시청자들과 재회했다. 12일 정식 공개한 유튜브 채널 <놀면 뭐하니?>로 새 프로그램 준비를 위한 모종의 음모(?)을 드러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비록 정식 TV 프로그램은 아니었지만, <무도> 이후 그리움과 아쉬움을 동시에 갖고 있던 대중들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놀면 뭐하니?> 개설과 동시에 화제를 모은 건 김 PD의 귀환과 더불어 '유느님' 유재석의 유튜브 출현이었다. 자신의 개인 채널은 아니지만, 그는 여타 연예인들처럼 SNS를 하는 것도 아니고 개인방송과도 인연을 맺지 않고 있었기에 보는 시청자 입장에선 깜짝 등장이 아닐 수 없었다.

<놀면 뭐하니?>가 공개한 5개의 영상물은 '릴레이 카메라'라는 제목의 시리즈로 구성되었다. 유재석의 휴식일을 맞아 그를 만난 김태호 PD는 카메라 1대를 건네고 메모리 카드 용량이 다 채워질 때까지 촬영을 해달라고 요청한다. 이 카메라는 조세호, 태항호, 유병재, 딘딘, 유노윤호 등 다른 연예인에게 릴레이 형식으로 건네지고 같은 방식을 반복해 마침내 한달여 만에 회수되는, 이른바 바다를 떠돌던 '병 속에 담긴 편지'와 같은 역할을 했다.

릴레이 촬영 방식을 제외하면 이들 콘텐츠는 연예인의 일상을 담는 관찰 카메라+셀프 카메라라는 점에서 크게 새로울 건 없다. 그런데 여기엔 흥미로운 실험 의도가 숨겨져 있는 듯하다. 아무 계획 없이 즉흥성과 우연만으로 예능에서 과연 어떤 재미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연예인에게 주어진 카메라를 통해 찾아보려고 한다.  즉, 제작진의 간섭이나 관여 없는 색다른 예능을 만들려는 실험이 <놀면 뭐하니?> 속 '릴레이 카메라'를 통해 차근차근 진행된 것이다.

빅재미는 없지만... 흥미로운 일상 이야기
 
 유튜브 채널 < 놀면 뭐하니? >를 통해 공개돤 '릴레이 카메라'의 한 장면유튜브 채널 < 놀면 뭐하니? >를 통해 공개돤 '릴레이 카메라'의 한 장면

유튜브 채널 < 놀면 뭐하니? >를 통해 공개돤 '릴레이 카메라'의 한 장면유튜브 채널 < 놀면 뭐하니? >를 통해 공개돤 '릴레이 카메라'의 한 장면ⓒ 김태호

 
한달 가까운 촬영 기간을 감안하면 '릴레이 카메라'가 뽑아낸 분량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김PD가 일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것처럼 기존 방송 예능처럼 소위 '빅재미'를 유발하는 내용도 아니다. 

그의 신신당부에도 불구하고 조세호는 기어코(?) 본인의 일상을 전통적인 셀프카메라 형식으로 찍기 바빴다. 혼자 운동하는 것만 두 시간 이상 촬영한 영상에선 천하의 예능 제작진들조차 재미를 유발할 내용을 간추리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의 지적처럼 '기승전 조세호', '역시나 유병재' 등 예측 가능한 몇몇 인물들의 등장도 기존 예능으로 이미 익숙해진 그림이었다.

대신 얼떨결에 본인의 결혼 소식과 의외의 인맥을 공개해준 배우 태항호처럼 아직 예능 시청자들에겐 낯선 인물의 등장은 <놀면 뭐하니?>의 즉흥성을 극대화시키면서 유튜브 환경에 적합한 재미를 유발했다. 만약 TV 프로그램이었다면 자칫 통편집으로 방송조차 타기 힘든 내용들이 다수를 차지했지만 '브이로그'처럼 소소한 일상의 재미를 유발하는 콘텐츠들이 속속 등장하는 유튜브 환경에선 오히려 최적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도 있는 것이다.

한편, <놀면 뭐하니?>의 마지막 다섯 번째 영상에선 2대의 카메라를 주고 또 한 번의 릴레이를 시도해 유재석을 당황하게 만드는 등 기존 <무도>스러운 전개로 마무리 지었다. 이는 시청자들을 <무도>의 향수에 젖게 하는 한편, 향후 등장할 김 PD의 신규 예능에 대한 기대감도 키워줬다.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 최적의 예능 실험 공간
 
 유튜브 채널 < 놀면 뭐하니? >를 통해 공개돤 '릴레이 카메라'의 한 장면

유튜브 채널 < 놀면 뭐하니? >를 통해 공개돤 '릴레이 카메라'의 한 장면ⓒ 김태호

 
웹 예능, 웹 드라마 등 유튜브, 네이버 V라이브 등 동영상 플랫폼을 활용한 스낵 컬처식 콘텐츠가 성행하고 있지만, 기존 방송사들의 활용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편이다.

일부 방송사들은 유튜브 전용 영상물을 제작하고 TV방영분의 하이라이트를 발췌해 올려 높은 조회수를 올리기도 하지만, 유튜브 따로 기존 방송 따로 움직일 때가 대다수다. 명절 전후로 파일럿 예능을 제작해 정규 편성을 노리는 것처럼 유튜브 등의 공간도 신규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타진해 볼만한 도구로 충분해 보이지만, 아직까진 보조적인 수단에만 그치고 있다.

인력, 비용 등의 부담은 있지만 일단 시청률이라는 고전적 잣대에서 자유로운 이들 동영상 플랫폼들을 적극 활용한다면 정체 단계에 머물고 있는 지상파 예능의 돌파구를 쉽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놀면 뭐하니?>는 여전히 보수적인 관점에서 움직이던 지상파 방송 예능도 과감한 실험과 변화를 시도해야한다는 과제를 스스로에게 부여했다. 이런 점에서 유튜브를 활용한 김태호 PD의 조용한 복귀와 색다른 시도는 충분히 환영 받을 만하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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