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후반 한국 이광연 골키퍼가 에콰도르 진영으로 향하는 공격수들을 바라보며 수신호를 하고 있다. 2019.6.12

11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후반 한국 이광연 골키퍼가 에콰도르 진영으로 향하는 공격수들을 바라보며 수신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골키퍼의 신체 능력은 그 어느 선수보다 중요하다. 슈팅을 막는 반사신경과 다이빙 범위, 그리고 손을 사용해 상대 공격수와의 공중볼 경합 우위 등 골키퍼는 키가 클수록 유리하다는 게 정설이다. 키가 크면 한 번의 다이빙으로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크며, 공중볼 경합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세계적인 골키퍼들의 키는 188cm가 최소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으로 맨유의 데헤아, 레알마드리드의 나바스가 188cm이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도 마찬가지다. 또다른 레알의 수문장 티보 쿠르트아는 190cm가 넘기도 한다. 오는 16일 새벽 우리나라 대표팀과 맞붙을 'U-20 월드컵' 결승전 상대인 우크라이나의 골키퍼 루닌(레알마드리드)의 키는 무려 196cm에 달한다.

그러나 이번 U-20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의 골문을 지키는 수문장 이광연의 신장은 184cm이다. 골키퍼로선 작은 편이다. 물론 지금껏 이광연처럼 작은 신장의 골키퍼가 이름을 날리지 못한 것은 아니다. 과거 월드컵에서 활약한 이운재, 김병지는 각각 183, 184cm의 신장으로 K리그를 주름잡았다.

작은 신장임에도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린 대표적 골키퍼로는 이케르 카시야스(185cm)가 있다. 그는 20세의 나이에 한일 월드컵에서 스페인의 골문을 지켰고, 세계 최고 명문 구단 레알마드리드의 골문을 10년 이상 지켰다. 소속팀에서 리그, 챔피언스리그는 물론 국가대표로서도 월드컵과 유로 2008, 2012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월드클래스 골키퍼로 우뚝 섰다.

키가 작은 골키퍼들은 그들만의 장점이 있다. 공중볼에선 열세지만 보다 빠른 반사신경으로 1:1 상황에서의 반응이 좋고, 가랑이 사이의 골 허용 등이 적다. 또 순간적으로 아래로 오는 볼에 대한 선방도 잘해낸다. 11일 새벽 에콰도르와의 경기 막판 이광연의 선방이 대표적인 예다.
 
이번 대회에서 이광연은 이강인과 함께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세네갈전 3실점을 제외하고는 포르투갈과의 조별예선 실점이 유일하다. 나머지 4경기에서는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여기에 세네갈전 승부차기에서는 1개의 선방과 2개의 실축을 유도하며 4강 진출의 일등공신이 되기도 했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무엇보다 안정감이 뛰어나다. 실수로 헌납하는 실점이 없다. 또한 위기상황마다 슈퍼세이브로 팀을 위기에서 구함과 동시에 사기도 드높이고 있다. 여기에 현대 골키퍼에게 요구되는 발기술도 보여줬다.

빛현우에 이은 빛광연, 대한민국 골키퍼 전성시대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 떠오른 스타는 단연 조현우였다. 그는 신체 조건이 좋은 유럽선수들을 상대로 공중볼 경합에서 우위를 가져간 것은 물론, 엄청난 반사신경으로 위기 때마다 팀을 구했다. 그의 별명은 '빛현우'가 되었다.

당시 독일전 2-0 기적의 승리는 조현우의 선방쇼가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결과였다. 이때의 활약을 바탕으로 대표팀은 아시안 게임에서도 금메달을 견인했다. 조현우는 이후 K리그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고, 지난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도 엄청난 선방쇼를 보이며 이젠 유럽 진출설까지 나오고 있다.

월드컵에 조현우가 있었다면 이번 U-20대회에 또 다른 '빛', '빛광연'이 나타났다. 연일 선방쇼를 보여주고 있는 그는 우리나라 대표팀이 FIFA 주관 대회 사상 최초로 결승에 진출하는 데 한 몫 했다. 아직 어린 선수지만 지금처럼만 성장한다면 앞으로 10년간 대한민국 골문 걱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골키퍼의 중요성은 그리 높지 않았다. 지금까지 발롱도르 수상자만 보더라도 공격수가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가져갔다. 하지만 최근들어 골키퍼의 선방 능력 뿐 아니라 발기술까지 요구되는 등 중요도가 점점 높인지고 있다.

골키퍼가 막으면 이길 수는 없어도 지지는 않는다. 골키퍼의 안정성은 팀의 사기와 팀 선수들의 신뢰를 좌우한다. 골문이 불안하면 경기도 불안하다. 이광연의 선방쇼가 결승전에서도 펼쳐져 사상 최초 FIFA 주관 대회 우승을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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