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에콰도르의 경기가 1-0 한국의 승리로 끝나며 결승 진출이 확정된 뒤 U-20 대표팀 이강인(오른쪽)이 팀 동료들과 어깨동무를 한 채 관중석을 향해 서서 위아래로 뛰며 '오, 필승코리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6.12

11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에콰도르의 경기가 1-0 한국의 승리로 끝나며 결승 진출이 확정된 뒤 U-20 대표팀 이강인(오른쪽)이 팀 동료들과 어깨동무를 한 채 관중석을 향해 서서 위아래로 뛰며 '오, 필승코리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6.12ⓒ 연합뉴스

 
한국의 어린 태극전사들이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대표팀은 12일(이하 한국시각) 폴란드 루블린의 아레나 루블린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4강전에서 전반 38분에 나온 최준(연세대)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1983년 U-20월드컵과 2002년 한·일 월드컵의 4강을 넘어 FIFA 주관대회에서 최초로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한국 대표팀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포르투갈에게 0-1로 패할 때까지만 해도 조별리그 통과조차 불투명해 보였다. 하지만 남아공전부터 4강 에콰도르전까지 파죽의 5연승을 질주하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남자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남녀 합쳐서는 2010년 U-17 여자 월드컵 이후 역대 2번째로 FIFA 주관대회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한국은 오는 16일 이탈리아를 1-0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한 우크라이나와 우승을 놓고 다툴 예정이다.

이강인의 기습적인 전진패스와 최준의 침착한 마무리로 만든 선제골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 구단은 오는 15일 KBS 예능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 출신 이강인을 초대해 당시 '슛돌이' 팀을 지도했던 유상철 감독과의 만남을 주선하려 했다. 하지만 한국이 4강에 진출하면서 이 만남은 무산되고 말았다. 인천 구단이 U-20 월드컵 일정을 몰랐을 리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마도 인천은 한국 대표팀이 대회 막판까지 생존해 있을 거라 짐작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기적 같은 4강 신화를 달성한 한국은 내친 김에 그 어떤 연령대의 남자대표팀도 이루지 못했던 FIFA 주관대회 최초 우승에 도전했다. 정정용 감독은 공격에서 큰 역할을 해주던 엄원상(광주FC), 조영욱(FC서울) 대신 고재현(대구FC), 김세윤(대전시티즌) 등을 선발로 투입해 공수 균형에 신경을 썼다. 물론 최전방의 오세훈(아산 무궁화)와 이강인(발렌시아CF)은 변함없이 선발로 출전했다.

수비수 5명을 배치한 실질적인 5-3-2 시스템을 들고 나온 한국은 경기 시작과 함께 최준이 과감한 중거리슛을 시도하며 활기찬 출발을 알렸다. 전반 2분에는 김세윤이 돌파 후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넘어졌지만 파울이 불리진 않았다. 4분에 나온 이재익(강원FC)의 헤도 시도 역시 위협적이었다. 한국은 남미예선 1위를 차지한 에콰도르를 상대로 전혀 주눅들지 않고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

한국은 전반 12분 측면에서 최준이 좋은 기회를 잡은 후 좋은 위치에서 반칙을 얻어냈다. 비록 이강인의 프리킥이 상대 수비에 걸리긴 했지만 한국은 경기 초반 꾸준히 좋은 기회를 만들며 에콰도르를 위협했다. 한국은 전반 23분 호세 시푸엔테스의 중거리슛이 한국 수비에 맞고 굴절되면서 첫 위기를 맞았다. 전반 중반 이후 에콰도르의 점유율이 늘어나면서 경기는 더욱 접전 양상으로 이어졌다.

한국은 전반 29분 이강인의 코너킥을 이지솔(대전)이 오른발을 갖다 대며 슛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하지만 레오나르도 캄파냐의 중거리슛이 골대에 맞으면서 큰 위기를 넘긴 한국은 전반 38분 프리킥 상황에서 이강인의 기습적인 전진패스를 최준이 오른발로 정확하게 차 넣으며 귀중한 선제골을 기록했다. 한국은 전반 막판 에콰도르의 반격을 잘 막아내면서 리드를 잡은 채 전반을 마쳤다.

'유이한' 아마추어 선수 최준, 천금 결승골로 결승 견인
 
 11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전반 최준이 에콰도르 진영 좌측 라인 부근에서 돌파해 들어가며 중앙의 우리 공격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2019.6.12

11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전반 최준이 에콰도르 진영 좌측 라인 부근에서 돌파해 들어가며 중앙의 우리 공격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2019.6.12ⓒ 연합뉴스

 
한국은 이번 대회 8강전까지 5경기에서 7골을 기록했지만 그 중 전반에 나온 골은 아르헨티나전에서 오세훈이 기로간 선제 헤더골뿐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결승 진출을 앞둔 중요한 4강전에서 3경기 만에 전반에 골을 기록하며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은 전반 점유율에서 43-57, 슈팅 숫자에서 4-6으로 에콰도르에게 뒤졌지만 4개의 슈팅 중 단 하나의 유효슈팅이 골로 연결되면서 리드를 잡아 나갔다.

에콰도르는 예상대로 후반 시작과 함께 공격 템포를 올리며 동점 기회를 노렸지만 한국도 밀리지 않고 대등한 경기를 이어갔다. 한국은 후반 8분 김세윤 대신 이번 대회 2골을 기록한 조영욱을 투입했다. 후반에도 마냥 잠그는 축구보다는 기회를 엿보며 추가골을 노리겠다는 의미였다. 반면에 초조해진 에콰도르는 플레이가 다소 거칠어지며 13분 만에 경고를 두 장이나 받았다.

한국은 후반 25분 디에고 팔라시오스에게 강한 왼발슈팅을 허용했지만 이광연(강원) 골키퍼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정정용 감독은 후반 27분 공수균형을 위해 에이스 이강인을 빼고 박태준(성남FC)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걸었고 후반 36분 고재현 대신 엄원상을 투입해 마지막 교체카드를 소모했다. 마음이 급해진 에콰도르는 더욱 공격적으로 나왔지만 한국은 집중력 있는 수비와 이광연 골키퍼의 선방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이번 대회 한국은 21명의 최종 엔트리 중 유럽파 3명을 포함해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무려 19명이나 된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최준은 정호진(고려대)과 더불어 대표팀의 '유이한' 아마추어 선수다. 하지만 이번 대회 대표팀의 붙박이 왼쪽 풀백으로 자리 잡은 최준은 강철 같은 체력과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크게 기여하다가 4강전에서는 결승골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뿐 아니라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이강인의 활약도 '명불허전'이었다. 이강인은 전반 38분 다소 먼 거리의 프리킥 상황에서 다른 곳에 시선을 두며 상대 수비를 방심시킨 후 기습적인 전진패스로 최준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이번 대회 6경기에서 5번째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이강인은 결승에서도 번뜩이는 감각으로 우크라이나를 괴롭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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