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쓰리 세컨즈> 포스터

영화 <쓰리 세컨즈> 포스터 ⓒ (주)C&S트레이드

 
"한 편의 영화 같은 경기였다."

지난 9일 '2019 FIFA U-20 남자 월드컵'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아슬아슬한 승부 끝에 승리를 거둔 한국 축구 대표팀 경기를 두고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그만큼 극적이고 기적적인 승리였다는 의미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경기'로 손꼽히는 1972 뮌헨 올림픽 남자 농구 결승전을 다룬 영화가 오는 2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쓰리 세컨즈>는 올림픽의 역사를 바꾼 '3초'를 다룬 작품이다. 1972년 뮌헨 올림픽 남자 농구 결승전에서 당시 소련 연방 대표팀은 경기 종료 전 주어진 시간 3초 만에 득점에 성공하며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NBA라는 최고의 농구 리그를 보유한 미국은 올림픽 남자 농구의 절대 강자다. 1936년 농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1968년까지 미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빼앗긴 적이 없었다. 1972년 뮌헨 올림픽 남자 농구 결승전이 열렸을 때도 사람들은 당연히 미국이 우승을 차지하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영화 <쓰리 세컨즈> 스틸 컷

영화 <쓰리 세컨즈> 스틸 컷 ⓒ (주)C&S트레이드

 
게다가 1972년은 미소 냉전이 극에 달했던 시기다. 양국의 자존심 대결인 결승전은 두 국가의 대리전을 치르는 듯한 느낌도 준다. 그렇기에 영화는 소련 연방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이 어떤 마음으로 올림픽에 임하는지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설명한다. 

올림픽을 앞두고 대표팀의 감독을 맡게 된 가란진 감독은 아들 슈야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오합지졸 선수들을 모아 최고의 팀으로 만들려 노력한다. 대표팀의 에이스 세르게이는 혼자 경기를 이끌고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선수들과 쉽게 가까워지지 못하는 인물이다. 다른 선수들 역시 각자의 이유와 사정을 지니고 있다. 영화 초반부만 해도 이들은 오합지졸처럼 보였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점점 최고의 한 팀으로 변모한다. 

실제 농구 선수들을 주요 배역에 캐스팅한 만큼, 경기 장면은 실제 올림픽 경기를 방불케 할 만큼 박진감과 짜릿한 쾌감을 준다. 배우들은 수개월간 체력 운동과 훈련 프로그램을 수행하며 모든 장면을 배역 없이 소화해 냈다고 한다. 

특히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올림픽 결승전은 6개월의 리허설과 한 달여 촬영 기간을 소요했을 정도로 공들인 부분이다. 천장에 달린 이동식 카메라부터 슬로우 모션 등을 적절히 활용한 카메라 워크는 관객이 실제로 선수들과 함께 경기에 뛰고 있는 듯한 사실감을 전달한다. 
 
 영화 <쓰리 세컨즈> 스틸 컷

영화 <쓰리 세컨즈> 스틸 컷 ⓒ (주)C&S트레이드

 
경기 전반부까지 소련 대표팀이 압도적인 우세로 경기를 리드하자 미국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은 고의적인 파울을 일삼고 비열한 플레이도 서슴지 않는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미국 응원단은 '레슬링' 같은 농구 경기에도 그저 미국 대표팀의 득점에만 환호한다. 소련 대표팀이 처한 열악한 조건을 강조하고 그럼에도 승리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영화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스포츠 영화의 문법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영화는 러시아 문화부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고.

영화는 러시아 현지에서 2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러시아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다시 썼다. 극적인 승리 끝에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듯한 대사와 감동적인 결말은 그 흥행의 이유를 알 법도 하다. 
 
한 줄 평: 흥행한 스포츠 영화의 정석
별점: ★★★(3/5)

 
영화 <쓰리 세컨즈> 관련 정보

감독: 안톤 메게르디체브
출연: 블라디미르 마쉬코프, 키릴 자이체프, 이반 코레스니코프
수입 및 배급: (주) C&S트레이드, 삼백상회
러닝타임: 133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 2019년 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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