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만이 1라운드를 넘기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1년 7개월만의 복귀전이 단 1분도 지나지 않아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최홍만은 10일 오후 서울 KBS아레나에서 열린 AFC 12 입식 무제한급 스페셜 경기에서 헝가리 다비드 미하일로프(24)에게 1라운드 49초 만에 KO패 당했다.

두 선수는 시작하자마자 탐색전을 펼쳤으나 미하일로프가 로우킥을 연속으로 시도하며 공격의 타이밍을 잡아나갔다. 계속된 로우킥에 최홍만의 중심은 서서히 무너지고 발걸음은 눈에 띄게 더뎠다.

로우킥 적중 이후 승기를 잡은 미하일로프는 오버핸드로 왼 주먹을 연속으로 날리면서 최홍만의 안면에 큰 충격을 주기 시작했다. 계속된 미하일로프의 연타와 니킥에 최홍만은 결국 그대로 링에 주저앉고 더 이상 일어나지 못했다. 1라운드 49초만에 주먹 한번 제대로 날리지 못하고 KO패를 당한 것이다.

미하일로프는 초반부터 로우킥 공격과 함께 안면에 주먹을 몇 차례 적중시킨 후, 완전히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자신감을 얻은 미하일로프는 최홍만의 얼굴을 향해 파워를 실은 주먹을 지속적으로 날린 끝에 49초 만에 최홍만을 링 위에 눕혔다.

최홍만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실속 없는 주먹을 휘두르며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다 미하일로프의 벼락 같은 주먹세례를 이겨내지 못하고 허무하게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문제는 최홍만이 상대방에 대해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고, 싸울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홍만은 미하일로프의 주먹을 제대로 피하지도 못했고 움직임도 눈에 훤히 보일 정도로 둔했다. 미하일로프를 견제하려던 잽 역시 힘이 전혀 실리지 않은데다 속도도 느려 허공만 가를 뿐이었다.
 
최홍만의 키는 213cm, 미하일로프는 195cm로 최홍만이 21cm나 컸지만 경기가 끝날 때 까지 단 한 대의 유효타도 날리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벽한 패배이자, 관중들에게 또 한 번 실망만 안겨준 경기였다.

씨름에서 은퇴, 2004년 격투기에 데뷔한 최홍만은 2005년 K-1 월드그랑프리 서울대회에서 우승하며 대이변을 일으켰다. 한때 밥샙, 세미슐츠 등을 꺾으며 최고 인기를 누리며 전성기 시절을 보냈지만 2008년 뇌종양 수술 이후 조금씩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링 위에 다시 올랐지만 기량은 예전만 못했고 근육량도 급격히 줄어든 데다 스피드와 파워 역시 급격히 떨어졌다. 링 위에 다시 선 최홍만은 마이티모, 도요타를 비롯한 여러 선수들에게 충격적인 KO패를 수차례 당하며 팬들로부터 야유와 건강 염려를 한 몸에 받았다.

올해 38세로 격투기 선수로 적지 않은 나이인 최홍만이 앞으로 재도전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체력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싸우려는 의지와 승리에 대한 절실한 눈빛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무기력하고 허무한 패배가 이어지면서 팬들에게 신뢰를 잃어버린 것도 최홍만으로서는 커다란 악재다. 이번 대회마저 너무나 허탈하게 KO패 당한 상황에서 최홍만이 또 다시 대회에 출전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넘어야할 산이 너무 많아 보인다.
 
최홍만은 지난해 11월 중국 '마스 파이트 월드 그랑프리(MAS)'에서 중국의 스님파이터 이롱에게 복부 아랫부분에 뒤차기를 맞아 TKO패했다. 지난달 11일 일본 '간류지마 세계무술왕결정전 2019 서막'에서도 가와무라 료에게 판정패 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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