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만끽하는 두산 선수들 5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에서 5-4로 승리한 두산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선수들의 모습(자료사진) ⓒ 연합뉴스

 
안방으로 돌아온 두산이 키움을 꺾고 전날 대패의 아픔을 씻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7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1안타를 때리며 7-1로 승리했다. 주말 3연전의 첫 경기를 잡은 두산은 선두 SK 와이번스와의 승차(1경기)를 유지한 채 한화 이글스에게 2-3으로 패한 3위 LG트윈스와의 승차를 6경기로 벌렸다(41승23패).

두산은 직전 등판에서 13실점을 했던 이영하가 6이닝6피안타6탈삼진1실점 호투로 명예회복에 성공하며 시즌 7승째를 챙겼다. 타석에서는 1번타자로 출전한 박건우가 3회 결승 투런 홈런을 터트렸고 호세 페르난데스가 3안타1타점,정수빈도 2안타2타점1득점으로 활약했다. 그리고 두산의 9번타자 김재호는 4번의 타석에서 모두 출루해 3번이나 홈을 밟는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두산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10년의 백업 생활 끝에 찾아온 유격수 주전 자리

2003년 성남고의 '천재 유격수'박경수(kt위즈) 영입전에서 LG에 패한 두산은 다음 해 일찌감치 중앙고의 유격수 김재호를 1차 지명 선수로 선택했다. 고교시절부터 빠른 발과 안정된 수비력을 인정받던 김재호는 프로 입단과 동시에 대형 유격수 자원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육성 선수 출신 손시헌(NC다이노스)이 등장하면서 김재호는 1군보다 2군을 전전하는 시간이 많았다.

2007년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재호는 2008년엔 이대수(SK 와이번스), 2009년부터는 다시 손시헌의 존재로 인해 다시 주전을 넘보지 못한 채 백업 생활을 이어갔다. 어린 나이에 군 문제까지 해결한 유격수 자원이었던 김재호는 백업으로 있는 동안에도 꾸준히 트레이드설에 휘말렸다. 하지만 두산에서는 이대수를 한화로 보내면서도 김재호를 끝까지 지켰다.

프로 입단 후 9년 동안 벤치만 달구던 김재호에게 기회가 온 것은 2013년. 주전 유격수 손시헌이 부상으로 주춤하는 사이 김재호는 91경기에 출전해 타율 .315 1홈런32타점9도루의 영양가 높은 같은 활약을 펼치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2013 시즌이 끝나고 손시헌이 NC로 이적할 때 두산이 적극적으로 손시헌을 붙잡지 않은 것도 김재호가 충분히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재호는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두산의 주전 유격수로 나서기 시작했다. 2014년에는 타율 .252 3홈런54타점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2015년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307 126안타3홈런50타점7도루로 맹활약했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역할을 담당한 김재호는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떠난 골든글러브의 새 주인이 됐다. 오랜 백업 시절을 견딘 김재호의 활약은 각 구단들이 포기했던 유망주들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김재호는 2016년 주장을 맡아 타율 .310 129안타7홈런78타점8도루를 기록하며 두산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김재호는 시즌 대부분을 9번타자로 활약했음에도 78타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주로 3번타자로 나섰던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의 77타점을 능가하는 기록이었다. 김재호는 그 해 .336라는 높은 득점권 타율을 기록했고 리그에서 가장 많은 13개의 희생플라이를 때렸다. 그만큼 상황에 맞는 타격을 잘하는 타자라는 뜻이다. 

초반 슬럼프 극복하고 가파르게 타격감 끌어 올리고 있는 김재호

2016 시즌이 끝난 후 두산과 4년 50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한 김재호는 작년 시즌 허리와 어깨 부상에 시달리며 53경기에 결장했다. 특히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5경기에서 실책을 2개나 저질렀고 타석에서도 10타수 무안타로 전혀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정규리그에서는 잔부상 속에도 그럭저럭 제 몫을 했지만 포스트 시즌에서의 부진은 6억5000만 원의 연봉을 받는 FA 선수로는 아쉬움이 남는 활약이었다.

하지만 김재호는 작년 시즌 다시 131경기에서 타율 .311 16홈런75타점78득점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비록 유격수 부문 골든 글러브는 후배 김하성(키움)에게 내줬지만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리 수 홈런을 때려내며 두산의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두산은 류지혁이라는 젊은 내야수가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지만 김재호에 대한 김태형 감독의 신뢰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언제나 꾸준한 활약으로 김태형 감독과 두산 팬들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던 김재호는 올 시즌 초반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김재호는 4월까지 타율 .205 1홈런10타점9득점으로 우승을 노리는 두산의 주전 유격수로는 어울리지 않는 활약에 그쳤다. 하지만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하면서 김재호의 방망이도 본격적으로 불이 붙기 시작했다. 5월 타율 .344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끌어 올린 김재호는 6월 5경기에서 .545(11타수6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홈런 친 김재호 16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리그 SK 대 두산 경기. 2회 말 1사 때 두산 김재호가 홈런을 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두산 김재호(자료사진) ⓒ 연합뉴스

 
특히 7일 키움전에서 김재호는 승리로 가는 디딤돌 역할을 확실히 했다. 첫 타석에서 2루타로 출루한 후 박건우의 홈런 때 결승득점을 기록한 김재호는 이후 세 번의 타석에서도 하나의 안타와 두 개의 볼넷으로 100% 출루에 성공했다. 9번 타순에서 김재호가 투수들에게 많은 공을 던지게 하며 출루에 성공하니 두산의 공격은 원활하게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2할도 위태로웠던 김재호의 시즌 타율도 어느덧 .282까지 상승했다.

작년 시즌 홈런 수가 늘어나면서 6,7번 타순에 서는 경우가 많았지만 김재호는 지난 수 년간 두산이 자랑하는 '공포의 9번타자'였다. 올해도 김재호는 9번 타순에서 .286의 준수한 타율과 .429의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포지션 대비 리그 최상급의 출루능력을 자랑하는 김재호가 살아난다면 침체됐던 두산의 타선도 다시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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