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서 발자취가 큰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SK 와이번스)의 KBO리그 복귀전 일정이 확정됐다. 가장 큰 난관이었던 취업 비자 발급에 성공하면서 6월 9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로 등판하게 됐다.
 
돌아온 소사 SK 와이번스로 돌아온 헨리 소사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키움과 SK의 경기에 앞서 연습 중인 동료들을 만나러 가고 있다.

▲ 돌아온 소사 SK 와이번스로 돌아온 헨리 소사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키움과 SK의 경기에 앞서 연습 중인 동료들을 만나러 가고 있다. ⓒ 연합뉴스

 
소사의 KBO리그 복귀는 극적이었다. 지난 겨울 용병 시장에 화제가 되었던 세금 인상 문제로 인하여 다수의 외국인 선수들이 금전적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대한민국 정부와 세금 협정을 맺었던 미국 출신의 선수들은 큰 피해가 없었지만 헥터 노에시(마이애미 말린스)와 소사 등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선수들은 대거 한국을 떠나야 했다.

이후 소사는 대만 리그에서 뛰고 있었다. 푸방 가디언즈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하면서 12경기 86.2이닝 8승 2패 평균 자책점 1.56으로 완봉승 1경기와 완투패 1경기가 있었다. 소사가 역투하는 동안 KBO리그에서는 부진으로 인해 이름이 오르내리는 외국인 선수들이 생겨났다.

과감했던 SK의 결단, 소사의 선택 이끌었다

디펜딩 챔피언 SK 와이번스는 제이미 로맥, 앙헬 산체스와 재계약했고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위해 떠난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대신하여 브록 다익손을 영입했다. 다익손의 성적 자체는 그리 나쁘진 않았고, 개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국 문화에 익숙해지고 팬들과 소통하려는 노력도 보였다.

그러나 다익손은 갈수록 이닝 대비 투구수가 많아지면서 이닝 소화 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성적 자체가 나쁘진 않았지만 2년 연속 한국 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디펜딩 챔피언 SK가 원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일단 SK는 다익손에게 기회는 더 주기로 하고 대체 선수 물색에 나섰다. 그랬던 상황에서 대만에서 소사의 투구를 관전하게 되었고, 소사와 협상에 나서게 됐다. 그런데 소사에게 먼저 접촉한 팀은 롯데 자이언츠였다. SK의 입장에서는 협상에서 우위를 잡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했다.

결국 SK는 과감하게 소사를 영입하고 다익손을 웨이버 공시했다. 6월 3일에 웨이버 공시된 다익손은 1주 이내에 그를 영입하겠다는 다른 팀이 나타나면 계약할 수 있으나, 1주가 초과되면 올해 잔여 시즌에는 KBO리그에서 뛸 수 없다.

SK가 롯데와의 영입 경쟁에서 이겼던 이유 중 하나로는 성적에 대한 강력한 의지였다. 리그 최하위로 처친 롯데는 외국인 선수 교체의 필요성을 느꼈지만 당장 어떤 선수를 바꿀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반면 SK는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순위를 지키고 싶은 의지가 강했고, 소사를 데려오기 위해 아쉽지만 다익손을 내보내게 됐다.

자신감 넘치는 소사의 구위, 세금 납부 의지도 강했다

일단 소사의 구위는 대만 리그에서의 성적을 통해 확인됐다. 가장 큰 문제는 소사에게 그 동안 밀려있는 세금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의 문제였다. 외국인에 대한 세금법이 2015년부터 수정된 법으로 적용되었는데, 국세청에서 외국인 선수들에게 갑자기 소급 적용을 하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국내에 머무르는 기간이 183일 이상이 되는 외국인들은 거주자로 간주되면서 장수 외국인 선수들이 '세금 폭탄'을 맞게 된 것이다. 게다가 외국인 신규 영입 금액 상한선(100만 달러 이내)이 생기면서 그 제약이 더 커지게 됐다. 당시 소속 팀이었던 LG 트윈스가 소사에 대한 재계약 의지가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는데, 소사의 경우 새로운 팀으로 가게 되면 연봉이 대폭 삭감되어 세금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웠다.

결국 여러 가지 문제로 소사가 한국을 떠나게 되었는데, 이 때 LG 차명석 단장은 억지로 보류 선수로 묶은 것이 아니라 소사에게 길을 열어줬다. 다만 소사가 KBO리그로 돌아오기로 결정하면서 세금 문제를 다시 대면해야 하는 과제가 놓였다.

소사에게 그 동안 밀린 세금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9억 원이었는데, 당장 내야 할 2015년과 2016년의 부과세가 3억 3천만 원에 달했다. 이 때문에 SK와 소사는 연봉(17만 달러)보다 계약금(35만 달러)의 규모가 큰 계약을 체결했다. 연봉은 선수가 경기에 출장한 여부에 따라 월급 형태로 나눠 지급되지만, 계약금은 계약 즉시 지급되기 때문에 이 돈으로 당장 내야 하는 세금을 해결할 수 있었다.

일단 소사는 계약금을 통해 당장 내야 할 세금부터 냈다. 향후 남아있는 세금에 대해서는 취업 비자 인터뷰 과정에서 납부 이행 계획안을 제출했다. 소사가 잔여 시즌 동안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면 향후 SK와의 재계약에서 100만 달러 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체납된 세금을 해결할 수 있다는 계획이었다.

취업 비자 발급 성공, 역대 최장수 용병 기록 이어가는 소사

소사의 세금 납부 계획이 확고했고, 현재 소사의 구위를 감안하면 향후 SK와의 재계약을 통해 보다 나은 경제 사정을 만들어갈 가능성이 보였기에 소사의 취업 비자 발급은 예상보다 무난했다. 7일에는 메디컬 테스트도 통과했기 때문에 경기에 나갈 준비는 모두 끝났다.

소사는 2012년과 2013년에는 KIA 타이거즈에서, 2014년에는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LG에서 뛰면서 총 7시즌을 KBO리그에서 뛰었다. 2014년에는 현 SK 감독인 염경엽 감독과 한 팀에서 한국 시리즈 준우승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돌아온 소사, 염경엽 감독과 SK 와이번스로 돌아온 헨리 소사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키움과 SK의 경기에 앞서 연습을 지도하고 있는 염경엽 감독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 돌아온 소사, 염경엽 감독과 SK 와이번스로 돌아온 헨리 소사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키움과 SK의 경기에 앞서 연습을 지도하고 있는 염경엽 감독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KBO리그만 4번째 팀에서 뛰게 된 소사는 이제 KBO리그에서 8번째 시즌을 보내게 되면서 역대 최장수 용병의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이전까지 최고 기록은 더스틴 니퍼트(전 두산 베어스 및 KT 위즈)의 8시즌으로 그는 두산에서 7시즌, KT에서 1시즌을 보내며 KBO리그 통산 102승 51패(정규 시즌)를 기록했다.

소사 역시 KBO리그 7시즌을 보내며 68승 60패를 기록했다. 특히 144경기 체제가 된 2015년 시즌부터는 LG에서의 4시즌 동안 최소 180이닝 이상의 많은 이닝을 소화했으며, 2016년 199이닝으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다.

1985년 7월 28일 생으로 아직 몇 년은 더 뛸 수 있는 만 33세의 투수로서 소사는 남은 커리어를 한국에서 마치고 싶음을 드러냈다. 소사는 다음 시즌까지 뛰게 되면 역대 최장수 단독 기록을 이어가게 된다.

최소 3~4년은 더 뛸 수 있는 만큼 니퍼트가 세운 외국인 최다승(102승) 기록에도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그 동안 소사가 히어로즈를 제외하고는 상위권 팀에서 뛰었던 적이 없어서 승리에 대한 지원이 적었지만, 디펜딩 챔피언 SK의 전력을 감안하면 이전과 비교해 승리에 필요한 득점 지원도 넉넉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우려할 점이 있다면, 소사가 그 동안 여러 팀에서 뛰었기 때문에 소사를 공략할 만한 데이터가 어느 정도 축적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다른 팀들에 충분히 연구 대상이 될 수 있고, 이 때문에 약점이 노출되면 집중 공략으로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점 역시 소사가 각오하고 한국행을 결심했다. 대만에서 꾸준히 등판하며 실전 감각을 유지했던 만큼 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어 SK 전력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한국에 돌아온 소사가 어떠한 활약을 펼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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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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