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의 손짓에 김연아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새 갈라 프로그램 '다크아이즈(Variations on Dark Eyes)'를 선보이고 있다.

▲ 김연아의 손짓에 김연아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새 갈라 프로그램 '다크아이즈(Variations on Dark Eyes)'를 선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은퇴한 지 5년이 흘렀어도 피겨여왕만이 보여주는 기품과 우아함은 변함이 없었다. 김연아는 새 갈라 프로그램을 통해 상반된 매력을 그대로 담아내 독보적인 연기 스펙트럼과 현역 시절의 스케이팅 기술을 그대로 녹여내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끌어 냈다.
 
김연아는 지난 6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러시안 집시풍의 무곡인 '다크 아이즈(Dark Eyes)'와 팝 음악에 흥겨운 멜로디와 안무를 담은 '이슈(Issues)'를 선보였다.
 
여왕의 품격을 담은 '다크 아이즈'
 
오프닝 무대 여는 피겨퀸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김연아가 오프닝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오프닝 무대 여는 피겨퀸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김연아가 오프닝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오프닝 무대에서부터 관중들의 엄청난 함성과 함께 등장한 김연아는 이날 진정한 격조 있는 연기가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보여줬다. 특히 1부 마지막 순서로 선보인 새 갈라 프로그램 '다크 아이즈'는 그가 현역 시절에 선보였던 '록산느의 탱고', '아디오스 노니노' 등과 같은 탱고 풍의 강렬했던 연기보다 한층 더 성숙한 매력을 물씬 풍겼다.
  
오프닝 무대 여는 피겨퀸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김연아가 오프닝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오프닝 무대 여는 피겨퀸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김연아가 오프닝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김연아와 함께 시원한 여름을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김연아 오프닝 무대를 열고 있다.

▲ 김연아와 함께 시원한 여름을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김연아 오프닝 무대를 열고 있다. ⓒ 연합뉴스

 
집시풍의 구슬픈 선율이 시작되자마자 등장한 김연아는 빨라지는 바이올린 박자에 맞춰 화려하게 은반 위를 누비기 시작했다. 여기에 서글픈 표정을 머금은 채 애절하면서도 사랑을 갈구하는 몸짓과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한 빙판 위의 장악력은 모든 관객을 숨죽이게 만들었다.
 
플라잉 카멜스핀을 변형해 현역 시절 트레이드마크 기술 가운데 하나였던 유나스핀과 더불어 음악의 절정에 맞춰 이나바우어 등 기술을 선보이자 환호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끝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채 여왕이 은반 위에 쓰러지면서 3분간의 프로그램이 막을 내리자 관객들은 일제히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다.
  
새 갈라 프로그램 선보이는 김연아 김연아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새 갈라 프로그램 '다크아이즈(Variations on Dark Eyes)'를 선보이고 있다.

▲ 새 갈라 프로그램 선보이는 김연아 김연아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새 갈라 프로그램 '다크아이즈(Variations on Dark Eyes)'를 선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피겨퀸 1년만에 오른 은반 김연아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새 갈라 프로그램 '다크아이즈(Variations on Dark Eyes)'를 선보이고 있다.

▲ 피겨퀸 1년만에 오른 은반 김연아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새 갈라 프로그램 '다크아이즈(Variations on Dark Eyes)'를 선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열정 연기에 얼음도 녹을 듯 김연아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새 갈라 프로그램 '다크아이즈(Variations on Dark Eyes)'를 선보이고 있다.

▲ 열정 연기에 얼음도 녹을 듯 김연아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새 갈라 프로그램 '다크아이즈(Variations on Dark Eyes)'를 선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흥겨운 멜로디 '이슈'

김연아가 예고했던 '다크 아이즈'와 '이슈' 두 프로그램은 완전히 상반된 모습이었다. 다크 아이즈가 비극적이면서도 장엄함을 더한 무대였다면 이슈는 모두가 행복하게 즐기는 쉼표 같은 시간이었다. 이윽고 음악이 빨라지자 이내 피겨여왕은 '디바'로 변신했다. 음악 박자에 정확하게 맞춰 안무를 소화해 내는 것은 마치 음표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과거 김연아는 오랜 시간 동안 메달 경쟁 무대에서 연기를 펼쳤고, 매 순간 한국 피겨의 역사와 세계 피겨의 역사를 바꿔 놓았다. 하지만 이제는 오로지 스케이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응원해 주는 팬들과 함께 은반 위에서 즐기며 그가 말한 대로 '행복한 스케이터'로 다시 돌아왔다.
 
김연아는 오프닝과 피날레에서도 가장 뜨거운 주인공이었다. 오프닝이 다소 신비로운 분위기 속에 차분하게 진행됐다면, 피날레에서는 180도 다르게 클럽에 온 것 같은 신나는 리듬에 맞춰 온몸을 맡겼다. 여기에 다채로운 군무까지 더해지면서 분위기는 절정으로 향했다. 남자 선수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무대 한가운데에서 두 팔을 높게 들자 모두가 열광하며 뜨거웠던 아이스쇼의 마침표를 찍었다.
  
김연아 '이슈' 김연아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새 갈라 프로그램 '이슈(Issues)'를 선보이고 있다.

▲ 김연아 '이슈' 김연아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새 갈라 프로그램 '이슈(Issues)'를 선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김연아 '이슈' 김연아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새 갈라 프로그램 '이슈(Issues)'를 선보이고 있다.

▲ 김연아 '이슈' 김연아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새 갈라 프로그램 '이슈(Issues)'를 선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창조적인 예술로 승화시키다

김연아는 공연 후 기자회견을 통해 "무사히 첫 공연을 마쳐서 다행"이라며 "다른 공연 때보다 선수들과 합을 맞춰야 하는 부분이 많다 보니 모든 선수와 연출가분들이 고생했다. 저희는 즐겁게 했는데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보셨을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김연아는 이어 "상당히 오랜만에 이 곳에서 공연을 했다. 얼음 위에 입장하기 전까지는 긴장을 안 했는데, 막상 서니 잘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에 긴장이 됐다"라며 "관중분들이 호응을 많이 해주셔서 즐겁게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김연아는 이번에 현역 선수 때처럼 두 가지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은퇴를 했기에 다시 예전만큼의 컨디션과 체력을 끌어 올리는 데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을 법하다. 이에 대해 그는 "공백 기간이 길었는데 이번 공연은 예전처럼 두 개의 프로그램을 소화해야 하고, 또한 두 음악이 모두 템포 빠르다 보니 빨리 몸에 익히고 편안하게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어 "3개월 정도 매일 공연 준비를 했는데, 잘 표현이 됐는지는 모르겠다. 관객분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연아와 함께 김연아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 김연아와 함께 김연아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과거 김연아는 예술적으로도 뛰어났지만 엄청난 스피드와 정확한 에지 컨트롤 능력 등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점프로도 많은 호평을 받았다. 5년 만에 두 개의 프로그램을 다시 선보이기에 주변에서는 내심 점프에 대한 기대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김연아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프로그램에 점프를 넣을지 여부에 대해 고민을 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스케이팅을 쉬었던 동안에 점프를 뛰지 않았다. 선수로서 오랜 기간 동안 뛰었지만 공백기가 있었다 보니 다시 뛰는 데 시간이 걸린다"라며 "점프에 대해 고려를 해봤는데 안무가와도 얘기를 해봤지만, 점프도 중요하지만 경기가 아니다 보니 퍼포먼스에 대해 더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점프를 한두 개 뛴다고 달라지는 게 있을까 싶었고, 굳이 점프가 아니어도 프로그램을 충분히 잘 보여드릴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다시 점프를 뛴다는 것 외엔 별로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연아 '이슈' 김연아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새 갈라 프로그램 '이슈(Issues)'를 선보이고 있다.

▲ 김연아 '이슈' 김연아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새 갈라 프로그램 '이슈(Issues)'를 선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김연아는 과거 선수로서 영화 OST부터 클래식, 뮤지컬, 탱고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바탕으로 수많은 걸작을 만들어 낸 바 있다. 은퇴 후 좀처럼 은반 위에서 볼 수 없어 많은 피겨 팬들을 애태웠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돌아온 여왕은 끊임없이 자신만의 예술영역을 넓혔다. 김연아는 이제 원숙미를 더해 창조적인 예술을 펼쳐냈다.
 
녹슬지 않은 기술과 스케이팅 스킬, 풍성한 감성을 더한 연기력, 그리고 특유의 카리스마까지 삼박자가 더해진 프로그램이었다. 이날 김연아가 보여준 공연은 왜 그가 은퇴 후에도 여전한 '피겨여왕'으로 평가받는지 알게 해주었다.
 
'다함께 춤을' 김연아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 '다함께 춤을' 김연아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 아이스쇼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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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피겨스케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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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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