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3일 방영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유재석 위인전'을 열심히 읽은 어린이가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지난 4월 23일 방영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유재석 위인전'을 열심히 읽은 어린이가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CJ ENM

 
지난 4월 23일 방영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선 MC 유재석과 초등학생 어린이가 나눈 대화가 큰 웃음을 자아냈다. '유재석 책'을 열심히 읽었다는 어린이는 "유재석이 이사를 여러 번 다녔다", "동생이 한 명 있다" 등 해당 서적에 나온 내용을 술술 읊어 함께 자리한 유재석을 놀라게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개그로 친구를 사귀었다", "못 웃겨서 개그맨을 하다 쫒겨났다" 등 사실과는 다른 이야기도 등장해 당사자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일단 해당 방송에선 시청자들을 즐겁게 만든 웃음 유발 도구로 활용되어 가볍게 지나가긴 했지만 한편으론 씁쓸함을 남기기도 했다. 유재석의 설명 및 제작진의 자막으로 고지한 것처럼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발간된 책에 잘못된 내용이 담겼다는 건 자칫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 스포츠 스타 소재 어린이 위인전 등장

과거부터 서점가에서 스포츠스타, 연예인과 관련된 책은 꾸준한 베스트셀러였다. 대부분은 인지도를 쌓은 스타의 성공담이나 본인이 집필에 참여한 수기, 에세이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다양한 소재로 스타들을 다루는 서적들이 등장했다.

'스타 위인전' 역시 그 중 한 부류다. 예전엔 이순신, 세종대왕, 에디슨 등 역사 속 인물이 주로 위인전의 소재였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근현대사의 위대한 족적을 남긴 인물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알만한 유명 스타들도 위인전의 주인공이 되곤 하기 때문이다. 시리즈물로 제작되는 어린이 대상 만화 위인전만 해도 류현진, 박지성, 손흥민, 박항서, 김연아, 유재석, 방탄소년단 등 스포츠와 연예계 스타들이 주된 소재로 등장한다.

대통령, 판검사, 의사, 과학자뿐만 아니라 운동선수, 가수, 유튜버 등 다양한 직종을 꿈꾸는 어린이들이 늘어날 만큼 이젠 획일적이지 않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대를 맞아 이런 만화 위인전은 나름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연예인도 이젠 존경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과 더불어 어린 친구들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고 있음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낸다.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분에서도 조세호는 "후배들 입장에선 기분이 좋고 뿌듯했다"며 유재석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기도 했다. 이는 스타의 위인전, 전기가 비단 어린이 독자뿐만 아니라 업계 종사자들에게도 좋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대목이었다. 

유재석, 류현진도 잘 모르는 본인 이야기(?)
 
 최근 몇년 사이 현직 연예인, 스포츠 스타를 소재로 한 만화 위인전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 현직 연예인, 스포츠 스타를 소재로 한 만화 위인전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다산어린이, 스코프

 
좋은 의미를 지닌 책이라지만 최근 유재석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제작 과정에서 '팩트 체크'에 소홀해, 사실 관계를 왜곡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최근 메이저리그(MLB)에서 맹활약 중인 류현진 역시 올해 2월 스프링캠프 당시 국내 TV와의 인터뷰 도중 등장한 자신의 위인전을 보고 당황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방송을 지켜본 팬들에겐 색다른 재미를 제공했지만 반면 선수 본인은 리포터의 책 속 내용에 관한 각종 질문을 듣고 "내가 어렸을 때 그랬었나?"라고 답하며 연일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각 서적마다 교수 등 학계 전문가 위치에 있는 감수자가 있긴 하지만 위인전 속 본인은 아니기 때문에 일부 잘못된 사항이 담길 가능성은 열려 있다. 법적으로 위인전 제작에는 본인 동의나 확인이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위인전'이라면 당사자 혹은 주변인을 통한 최소한의 사실 관계 검증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아직 현업에서 맹활약 중인 인물을 다루다보니 상업성을 앞세운 너무 이른 등장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손흥민 책의 경우 지난해 아시안게임 직전 발행되었다가 금메달 획득 후 재빨리 개정판이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챔피언스리그 맹활약과 맞물려 "또 새 버전이 나오겠다"며 상술 의혹을 경계하기도 한다. 또 다른 스타를 다룬 책자는 "친필 사인 포함"이란 문구를 앞세워 어린이들을 끌어 모으려고 한다.

과장된 미화 역시 피해야 할 일이다. 저연령 독자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대부분 이런 책들은 성공담만 있을 뿐 실패, 비판 등 해당 인물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담지 못하고 있다. 책, TV 등의 내용을 그대로 흡수하는 어린이들의 특성을 감안하면 출판사 측의 세심한 주의도 필요해 보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s://blog.naver.com/jazzkid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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