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이자 작곡가 정재형이 새 앨범 < Avec Piano >를 발표했다. 무려 9년만이다. 그는 지난 2010년 피아노 연주곡 앨범 < Le Petit Piano >를 선보였고 그 이후 선보이는 또 한 번의 연주곡 앨범이 바로 이번 신보다. 목소리로 노래하기보단 피아노를 목소리 삼아 감정을 표현하며, 작곡가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는 정재형. 그의 라운드 인터뷰가 지난 5일 오전 그의 소속사인 서울 신사동 안테나뮤직에서 열렸다. 

일본 외딴 산장에서 만든 앨범
 
정재형 가수이자 작곡가 정재형이 새 앨범 < Avec Piano >를 발표하고 9년 만에 컴백했다. 이 앨범은 지난 2010년 발매한 피아노 연주곡 앨범 < Le Petit Piano >이후 선보이는 또 한 번의 연주곡 앨범이다.

▲ 정재형가수이자 작곡가 정재형이 새 앨범 < Avec Piano >를 발표하고 9년 만에 컴백했다.ⓒ 안테나

  
정재형의 이번 앨범 작업배경이 독특하다. "발코니 밑은 낭떠러지고 보이는 건 온통 바다뿐인 산장"에서 홀로 한 달가량 지내면서 곡들을 만들었다. 작업에 몰입하기 위해서 그는 일본의 가마쿠라에 가서 세상과 단절된 생활을 했다.

"작업하는 장소가 오로지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곳이었다. 자연에 노출돼서 살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가마쿠라에서의 경험을 통해 위로를 받았고 자연과 동화돼서 곡을 만든 것 같다. 편의점을 가려면 2~3km를 가야하는, 높은 곳에 단 한 채 있는 집이었는데 그런 불편함이 주는 행복함이 있었다. 가자마자 바로 다음날부터 작업모드로 들어갔다."

앨범의 타이틀곡은 'La Mer(라 메르)'다. 프랑스어로 파도, 바다, 바닷가 등의 의미를 지닌다. 그는 "자려고 누워도, 창문을 닫아도 끊임없이 파도소리가 들렸다"며 "처음엔 그게 무서웠는데 어느 순간 심장소리 같기도 하고 마음이 편해지더라. 저는 서핑을 자주 하는데 바다는 잔잔한 것 같지만 그 안에 들어갔을 땐 파도의 힘이 세서 훅 밀려나기도 하잖나. 이런 점이 인생이랑 비슷해보였다. 누구나 그의 인생을 옆에서 바라보면 '우리 다들 애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잘 살고 있다. 거칠고 힘들지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보자 싶었다. 누군가를 평가하고 욕하기 보단 서로를 응원할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으로 만든 곡"이라고 설명했다.

외딴 곳에 가게 된 구체적 계기를 묻자 정재형은 "곡을 하도 못 쓰니까 안테나뮤직에서 나를 그곳에 보냈다"며 웃어보였다. 연주앨범 시리즈를 권유한 것도 안테나, 그러니까 유희열이었다. 정재형은 안테나 대표인 그를 언급하며 "연주앨범 시리즈를 꼭 했으면 좋겠다고 기획하고 이야기한 게 유희열씨다. 작업을 하면서 '이게 안테나의 힘이겠구나' 생각했다. 뚝심 있게 힘을 실어준 게 유희열 대표였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번 앨범에 대한 유희열의 피드백은 어땠을까. 이 질문에 그는 "구구절절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사이는 아니다"라며 "하지만 말하지 않아도 녹음하는 과정이 어땠을 것이다란 걸 서로 잘 아니까. 처음에 듣곤 '멋있어'라고 말하더라. '이거 피아노 어떻게 쳤어?'라고 묻기도 했다"고 답했다.

"클래식 하는 사람?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
 
정재형 가수이자 작곡가 정재형이 새 앨범 < Avec Piano >를 발표하고 9년 만에 컴백했다. 이 앨범은 지난 2010년 발매한 피아노 연주곡 앨범 < Le Petit Piano >이후 선보이는 또 한 번의 연주곡 앨범이다.

▲ 정재형이 앨범은 지난 2010년 발매한 피아노 연주곡 앨범 < Le Petit Piano >이후 선보이는 또 한 번의 연주곡 앨범이다.ⓒ 안테나

  
"제한적인 소리들이어서 실내악 곡을 쓰는 게 오케스트라를 쓰는 것보다 몇 배는 더 어려웠다. 첼로, 바이올린 등 정말 잘 하시는 연주자분들이 연주해주셨다. 들어보면 아실 것이다."

실내악에 가까운, 소규모 오케스트라를 편성하여 곡을 만든 정재형은 본인의 피아노 연주뿐 아니라 다른 연주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풀어놓았다. "가장 고마웠던 건 연주자들이 끝까지 해내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라며 "암묵적으로 완벽해야한다는 생각이 모두 있어서, 그 열정으로 실력이 좋은데도 계속 연주를 해주셨고 녹음하시는 분들도 완벽하게 하려고 포기하지 않고 애썼다"고 말했다.

앨범은 피아노와 첼로를 비롯한 오케스트라로 이뤄졌기에 가요앨범이라기 보단 클래식 연주앨범에 가까워보인다. 이와 관련해 "정재형이란 가수의 포지션이 독특해보인다"고 묻자, 그는 "저는 제가 대중가수라고 생각하지 클래식쪽의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클래식이 깊어졌지만 저는 이게 가요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다. 뭔가 규정할 수 없는 포지션인 것 같고, 그런 게 외롭진 않았다. 오히려 이런 음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는 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보컬로 돌아갈 생각은 없을까. 이 질문에 그는 "기회가 되면 다시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지만 베이시스 때를 아름다웠던 그대로 남겨두고 싶은 생각도 크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예능 프로그램 출연 계획은 어떨까. 이 질문에 그는 주저함 없이 "어우, 할 생각이 있죠"라며 의욕을 보였다.
 
정재형 가수이자 작곡가 정재형이 새 앨범 < Avec Piano >를 발표하고 9년 만에 컴백했다. 이 앨범은 지난 2010년 발매한 피아노 연주곡 앨범 < Le Petit Piano >이후 선보이는 또 한 번의 연주곡 앨범이다.

▲ 정재형ⓒ 안테나

  
앞으로 계획하는 앨범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그는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한 건 없지만 컴퓨터 하나로 혼자 오케스트라 음악을 다 만드는 음반을 생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한 이번 새 앨범을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여주면 좋겠는지 묻자 다음처럼 말했다. 

"제 선에서 앨범은 끝났고, 이제 나머지 몫은 완전히 청자에게 가는 거다. 그냥 '정재형이구나' 해주시면 좋겠다. 사실 곡 하나하나마다 제가 어떤 의도로 만들었는지 말할 수는 있지만, 그 의도대로 들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은 없다. 그들의 자유로운 몫이다."

끝으로, 꼭 하고 싶었지만 못한 말이 무엇인지 묻자 그는 공연 이야기를 꺼냈다. "공연을 계속 하겠습니다"란 외침으로 말문을 연 그는 "외로운 분들, 혼자라서 서글픈 분들, 연인인데 외로운 분들이 혼자 오셔서 서로에게 위로받는 시간이 되시면 좋겠다"며 "이번 앨범은 결국 '나'에 관한 앨범인데 저의 앨범이나 공연을 통해 '나를 더 알고 지켜보는' 시간이 되시면 좋겠다. 남의 시선이 아닌 내 안으로 왔을 때 행복한 건 분명이 있더라"고 말했다.
 
정재형 가수이자 작곡가 정재형이 새 앨범 < Avec Piano >를 발표하고 9년 만에 컴백했다. 이 앨범은 지난 2010년 발매한 피아노 연주곡 앨범 < Le Petit Piano >이후 선보이는 또 한 번의 연주곡 앨범이다.

▲ 정재형새 앨범 < Avec Piano >의 자켓.ⓒ 안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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