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 지시하는 정정용 감독 4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 한·일전. 전반 한국 정정용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 작전 지시하는 정정용 감독 4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 한·일전. 전반 한국 정정용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일전 승리-8강 확정, 현지 응원단과 함께 4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 한·일전에서 1-0 승리로 8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광고판을 넘어 관중석의 한국 응원단 앞에 서서 함께 기념촬영을 하며 포효하고 있다.

▲ 한일전 승리-8강 확정, 현지 응원단과 함께 4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 한·일전에서 1-0 승리로 8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광고판을 넘어 관중석의 한국 응원단 앞에 서서 함께 기념촬영을 하며 포효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감독의 전술 변화를 믿고 기다리며 준비한 어린 선수들이 후반전에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만든 승리였기에 더 기뻤다. 공 점유율에서 '한국 39%, 일본 61%'로 밀렸지만 상대 골문 안쪽을 직접 위협하는 유효 슛 기록은 일본(1개)보다 한국(4개)이 앞섰다. 이처럼 효율성을 높이는 축구를 어떤 흐름으로 만들어내는가를 지략가 정정용 감독이 보여준 것이다.

정정용 감독이 이끌고 있는 20세 이하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한국시간으로 5일 오전 0시 30분 폴란드 루블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9 FIFA(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 월드컵 16강 일본과의 라이벌전을 1-0으로 이기고 아시아, 오세아니아를 통틀어 유일하게 8강에 올랐다.

아찔했던 VAR 판독 순간
 
이래서 '강인이형!' 4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 한·일전. 후반 코너킥 세트피스 찬스에서 한국 이강인이 코너킥을 차기 전 일본 문전 앞의 팀 동료들을 향해 큰소리를 외치고 있다.

▲ 이래서 '강인이형!' 4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 한·일전. 후반 코너킥 세트피스 찬스에서 한국 이강인이 코너킥을 차기 전 일본 문전 앞의 팀 동료들을 향해 큰소리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전반전에 3-5-1-1 포메이션으로 출발한 한국은 에이스 이강인을 골잡이 오세훈 바로 아래에 두고 점유율 높은 축구를 펼치는 일본을 상대했다. 이강인을 막기 위해 일본 미드필더들이나 수비수들이 거친 압박과 몸싸움으로 도전했지만 그의 개인 기량은 이미 그들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기에 별 문제는 아니었다. 

득점 없이 전반전을 끝낸 정정용 감독은 기다렸다는 듯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수비수 이지솔을 빼고 발 빠른 오른쪽 날개 엄원상을 들여보내며 전술 변화를 주문했다. 3-5-1-1 포메이션을 4-5-1로 바꾼 것이다. 그 결과 후반전 공 흐름을 틀어쥐게 됐다.
 
엄원상, 후반 한국 공격의 활력소 4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 한·일전. 후반 한국 엄원상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 엄원상, 후반 한국 공격의 활력소 4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 한·일전. 후반 한국 엄원상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렇다고 해서 일본도 이 흐름에 그냥 휩쓸릴 팀이 아니었다. 50분에 일본이 먼저 골을 넣은 것이다. 오른쪽 측면 세트 피스 기회에서 고케 유타의 왼발 슛이 이광연 골키퍼가 지키고 있는 한국 골문 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하지만 은디아예(세네갈) 주심은 최종 득점 판정을 유보시켰다. VAR(비디오 판독 심판) 룸으로부터 무선 연락이 온 것이다.

골을 성공시킨 고케 유타는 잘못이 없었지만 바로 직전에 미야시로가 먼저 공을 처리하는 순간 오프 사이드 반칙이 드러난 것이다. 이 정확한 판정 덕분에 한국 선수들은 중앙원 한복판에 가져다놓았던 공을 다시 끌어와서 간접 프리킥으로 후반전 게임 흐름을 변함없이 이어갈 수 있었다.

오세훈의 감각적인 헤더 결승골

일본도 후반전 교체 선수 나카무라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 골문을 위협하기는 했지만 '정호진-이강인-김정민'으로 만든 삼각형 중원 조합은 점점 공을 돌리는 자신감을 끌어올리며 게임 흐름을 휘어잡고 있었다. 

코칭 스태프 입장에서 연장전까지 떠올려야 할 시간이 될 때 아시아 축구 최고의 라이벌 두 팀은 6분 사이를 두고 희비가 엇갈렸다. 후반전 초반 VAR 시스템으로 득점이 취소됐던 일본은 골대 불운에 또 한 번 치를 떨어야 했다. 78분에 나카무라의 오른발 슛이 한국 골문 왼쪽 기둥 하단에 맞고 반대쪽으로 흘러나온 것이다. 
 
오세훈, 방향 살짝 돌려 헤더골 4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 한·일전.

후반 한국 오세훈이 결승 헤더골을 넣고 있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일본에 1-0으로 승리하며 8강에서 세네갈과 4강 진출을 놓고 격돌하게 됐다.

▲ 오세훈, 방향 살짝 돌려 헤더골 4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 한·일전. 후반 한국 오세훈이 결승 헤더골을 넣고 있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일본에 1-0으로 승리하며 8강에서 세네갈과 4강 진출을 놓고 격돌하게 됐다. ⓒ 연합뉴스

  
'세훈이 형이 해냈다!' 4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 한·일전.

후반 한국 오세훈이 결승 헤더골을 넣은 뒤 이강인과 팔을 벌리며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일본에 1-0으로 승리하며 8강에서 세네갈과 4강 진출을 놓고 격돌하게 됐다.

▲ '세훈이 형이 해냈다!' 4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 한·일전. 후반 한국 오세훈이 결승 헤더골을 넣은 뒤 이강인과 팔을 벌리며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일본에 1-0으로 승리하며 8강에서 세네갈과 4강 진출을 놓고 격돌하게 됐다. ⓒ 연합뉴스

 
반면에 한국은 84분에 기막힌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상대 실수를 어떻게 이끌어내며 이를 곧바로 역이용하는 위닝 포인트를 우리 선수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왼쪽 측면 공격이 일본 수비에 막혔지만 곧바로 우리 미드필더 정호진이 높은 위치에서 압박을 펼친 덕분에 일본 수비수 스가와라의 패스 실수를 이끌어낸 것이다.

한국의 왼쪽 풀백 최준은 스가와라의 패스를 가로챈 다음, 방향을 돌려놓고 침착하게 오른발 크로스로 일본 골문 앞을 긴장시켰다. 이 공을 기다린 우리 골잡이 오세훈은 일본 센터백 고바야시와의 몸싸움을 이겨내며 이마로 슬쩍 방향을 바꾸는 슛을 날린 것이다. 이 덕분에 오세훈에 의해 살짝 방향이 바뀐 공은 일본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정확하게 꽂혔다. 골키퍼 와카하라가 자기 왼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도저히 막아낼 수 없는 구석에 떨어진 골이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일본 벤치에서는 88분에 '하라 타이치, 히가시 슌키' 두 선수를 한꺼번에 들여보냈지만 촘촘하게 늘어선 한국의 조직력을 흔들어놓지는 못했다. 후반전 추가 시간 4분도 다 지나서 마지막 왼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를 잡았지만 한국 골키퍼 이광연의 침착한 선방이 종료 휘슬 소리를 이끌어냈다.

이제 우리 선수들은 오는 9일 오전 3시 30분 비엘스코-비아와 스타디움에서 세네갈과 8강 게임을 치르게 되는데, 여기서도 이길 경우 '미국-에콰도르' 승리 팀과 준결승전에서 만나게 된다.
 
'우리가 이뤘다' 8강 4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 한·일전에서 1-0 승리로 8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 대표팀 오세훈(오른쪽)이 경기 종료 뒤 이날 헤더골에 어시스트 한 최준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우리가 이뤘다' 8강 4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 한·일전에서 1-0 승리로 8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 대표팀 오세훈(오른쪽)이 경기 종료 뒤 이날 헤더골에 어시스트 한 최준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9 FIFA U-20 월드컵 16강 결과(5일 오전 0시 30분, 루블린 스타디움)

한국 1-0 일본 [득점 : 오세훈(84분,도움-최준)]

한국 선수들
FW : 오세훈, 이강인
MF : 최준, 조영욱(63분↔전세진), 정호진, 김정민(87분↔고재현), 황태현
DF : 이재익, 김현우, 이지솔(46분↔엄원상)
GK : 이광연

주요 기록 비교
점유율 : 한국 39%, 일본 61%
유효 슛 : 한국 4개, 일본 1개
슛 : 한국 10개, 일본 10개
코너킥 : 한국 7개, 일본 8개
오프 사이드 : 한국 1개, 일본 4개
경고 : 한국 1장, 일본 1장
파울 : 한국 11개, 일본 22개

8강 대진표
콜롬비아 - 우크라이나(6월 7일 오후 10시 30분, 로츠 스타디움)
이탈리아 - [아르헨티나 vs 말리 승리 팀](6월 8일 오전 1시 30분, 티히 스타디움)
미국 - 에콰도르(6월 9일 오전 0시 30분, 그디니아 스타디움)
한국 - 세네갈(6월 9일 오전 3시 30분, 비엘스코-비아와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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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이강인 정정용 U-20월드컵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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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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