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퇴장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 속에서 상주 상무를 물리치고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전북은 2일 오후 5시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19' 15라운드 상주 상무와의 홈경기에서 후반전 문선민과 이동국의 골에 힘입어 2-0의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전북은 최근 리그 4연승 행진을 내달리며 승점 3점을 추가해 울산 현대와 승점 동률을 이뤘다. 전북은 다득점에서 앞서면서(전북 31점, 울산 26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상주와의 경기는 전북에 있어서 1위 자리를 탈환한 것 외에도 깊은 의미가 있었다. 이동국이 전북 현대 소속으로 200호골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동국은 2009년 전북에 입단해 올해까지 10년째 전북에서 활약하며 리그 6회 우승, AFC 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을 함께하며 전북의 중흥기를 함께했다. 

이동국은 상주와의 경기에서 후반 35분 김신욱을 대신해 교체 투입되어 10여 분간 활약하며 경기 막판 승부에 쐐기를 박는 추가골을 터뜨렸다. 이로써 이동국은 전북 입단 10년 만에 200호골 고지에 오르는 경사를 누렸다.

최철순 투입, 송범근 선방... 전북 승리의 원동력
 
 2019년 6월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전북 현대와 상주 상무의 경기. 이날 전북 소속 200호골을 터뜨린 이동국이 팀의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2019년 6월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전북 현대와 상주 상무의 경기. 이날 전북 소속 200호골을 터뜨린 이동국이 팀의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서두에 언급한 두 가지 측면에서 전북에 상주전은 큰 의미가 있었다. 경기를 들여다보면 분명 전북에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전반전 김신욱의 회심의 발리슛이 권태안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선제 득점에 실패한 전북은 예상하지 못한 변수에 휘말렸다.

전반 21분 볼 경합 과정에서 전북의 김진수가 상주 안진범의 발을 밟은 과격한 플레이를 펼쳤다. 결국 김진수가 퇴장을 당하며 전북은 예상치 못한 수적 열세 속에 경기를 치러야만 했고, 결국 전반전을 0-0으로 마치게 됐다. 이에 상주의 김태완 감독은 안진범을 대신해 김민우를 투입했다. 이어 후반 시작과 함께 수비수인 마상훈을 대신해 공격수 박용지를 투입하며 상주는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자칫하면 수적 열세인 가운데 상대의 공세에 고전하다 패할 수도 있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전북의 모라이스 감독은 미드필더 임선영을 빼고 최철순을 투입했다. 그러면서 최철순을 김진수가 퇴장으로 빠진 왼쪽 풀백 자리에 배치했다. 그리고 이 교체카드는 5분 만에 적중했다.

후반 10분 왼쪽 측면에서 최철순이 올린 크로스를 김신욱이 헤딩으로 따냈다. 순간 상주의 수비진이 느슨해진 사이 문선민이 이 볼을 놓치지 않고 페널티박스 가운데 부분에서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했다. 문선민의 발을 떠난 볼이 그대로 골로 연결되면서 자칫 위기에 빠질 뻔한 전북에 한줄기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최철순의 교체카드는 선제골의 시발점 역할을 한 것 외에도 전술적으로도 한결 숨통이 트이게 만들었다. 김진수의 퇴장 이후 왼쪽에서 활약하던 로페즈가 수비 위치까지 내려오면서 로페즈는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게 됐다. 이 때문에 로페즈는 개인 능력을 바탕으로 상대수비를 흔드는 플레이를 제대로 펼칠 수 없었다. 여기에 전문 풀백이 아닌 임선영이 왼쪽 풀백에서 계속 활약했을 경우 공격을 강화한 상주의 공격에 자칫하면 수비가 흔들려 승점을 잃을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철순을 투입한 것이었다.
  
 2019년 5월 29일 강원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강원 FC와 전북 현대의 경기. 전북 최철순 선수의 모습

전북 최철순 선수의 모습(자료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최철순의 투입을 통해 로페즈는 이전보다 더 공격적인 위치에서 활약하면서 상대수비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플레이를 펼치게 되었다. 수비 역시 상주의 공세속에 흔들리지 않으면서 전북은 수적 열세 속에서도 문선민과 로페즈를 활용한 역습을 통해 뒷공간이 허술해진 상주의 수비를 공략할 수 있었다.

최철순의 투입과 함께 송범근 골키퍼의 2차례 결정적인 선방도 한몫했다. 이날 상주는 후반 시작과 함께 박용지를 투입하며 공격 숫자를 늘렸다. 상주는 후반 시작부터 박용지와 진성욱이 슈팅기회를 만들며 전북의 수비진을 위협하며 전북수비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후반 7분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맞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권완규의 크로스가 로페즈의 발을 맞고 박용지에게 이어졌지만 박용지의 등을 맞고 루즈볼 상황으로 이어졌다. 루즈볼을 전북의 수비수인 김민혁이 제대로 클리어링을 해내지 못하면서 달려들던 권완규에게 볼이 넘어갔고, 권완규는 지체없이 슈팅을 시도했다. 상주의 골을 예상하던 그 순간 송범근 골키퍼의 선방이 나왔다.
 
 2019년 6월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전북 현대와 상주 상무의 경기. 전북 문선민의 세리머니 장면.

2019년 6월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전북 현대와 상주 상무의 경기. 전북 문선민의 세리머니 장면. ⓒ 한국프로축구연맹

 
순간적으로 수비진의 집중력이 흐트러진 데다 시야가 가려지면서 볼의 방향을 예측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송범근은 동물적인 감각을 통해 다리로 권완규의 슈팅을 막아내면서 상주의 선제골 기회를 무위로 만들어버렸다. 공교롭게도 송범근의 이 선방이 나오고 3분 뒤 문선민의 선제골이 나오면서 전북은 경기를 리드할 수 있었다.

선제골을 넣었음에도 김민우를 비롯해 이태희-박용지-진성욱으로 이어진 상주의 공세에 위기를 맞던 전북은 또다시 송범근 골키퍼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후반 25분 중원에서 한번에 길게 넘어온 볼을 이태희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받은 이후 곧바로 크로스를 올렸다. 이태희의 발을 떠난 이 크로스는 진성욱에게 향했고 진성욱은 노마크 상황에서 그대로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모두가 상주의 득점을 예상할 상황. 여기서 송범근 골키퍼는 신들린 듯한 선방을 선보이면서 상주의 득점을 다시 한번 차단했다. 
 
두 차례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친 상주의 공격력은 이후 반감될 수밖에 없었다. 이후에는 문선민과 로페즈를 중심으로 한 역습에 수비가 흔들리면서 김신욱을 비롯해 이동국에게 실점 위기를 내주고 말았다. 결국 경기 막판 이동국에게 또다시 실점을 허용하면서 상주는 그대로 무너졌다. 전북은 퇴장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에도 승리를 거두며 리그 1위 자리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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