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이 14년 만에 '빅 이어'를 들어 올리며 유럽 최고의 팀으로 등극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FC는 2일(이하 한국 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모하메드 살라와 디보그 오리기의 골에 힘입어 토트넘 홋스퍼FC에 2-0으로 승리했다. 리그에서 97점의 승점을 따내고도 우승을 놓쳤던 리버풀은 14년 만에 유럽 축구 정상에 등극하며 리그 준우승의 아쉬움을 훌훌 털어 버렸다. 지난 2005년 '이스탄불의 기적'을 연출한 이후 14년 만에 통산 6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

한편 창단 후 첫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하며 첫 우승을 노렸던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최소실점을 자랑하는 리버풀의 촘촘한 수비에 막혀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고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2일 새벽(한국 시각)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나선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2일 새벽(한국 시각)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나선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연합뉴스

 
토트넘의 꼬인 전략, 미소 지은 리버풀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은 결승 진출을 확정 지은 후 토트넘과 AFC아약스의 4강 2차전을 보면서 토트넘의 승리에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었을 것이다. 토너먼트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FC 같은 난적들을 차례로 꺾고 올라온 패기와 상승세의 아약스보다는 자신들에게 익숙한 토트넘이 아무래도 다소 수월한 상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리버풀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토트넘과 두 차례 만나 모두 승리를 거뒀던 좋은 기억이 있다.

아약스와의 4강 2차전에서 후반에 터진 루카스 모우라의 해트트릭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한 토트넘은 발목부상으로 8강 2차전과 4강 2경기에 뛰지 못한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 경기에 복귀했다. 마우리시우 포체티노 감독이 경기 직전까지도 선발 명단을 짜는데 고민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결국 포체티노 감독은 시즌 내내 가장 강한 위력을 발휘한 'DESK 라인'을 모두 출전시키고 '4강의 영웅' 모우라를 벤치로 내리는 결정을 했다.

선발 출전이 확정된 손흥민은 2010-2011 시즌의 박지성 이후 8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선발로 나서는 한국 선수가 됐다. 하지만 박지성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두 차례 출전해 모두 FC바르셀로나에게 패하며 우승을 놓친 바 있다(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첼시 FC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던 2007-2008 시즌엔 명단에서 제외). 따라서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맞는 손흥민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기는 시작부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리버풀은 경기 시작 30초 만에 사디오 마네의 크로스가 무사 시소코의 팔에 맞으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살라가 과감하게 차 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토트넘의 위고 요리스 골키퍼가 방향을 정확히 예측했지만 공의 속도가 워낙 빨라 미처 막아낼 수 없었다. 2005년 AC밀란에서 뛰었던 파울로 말디니에 이어 챔피언스리그 결승 역대 두 번째로 빨리 터진 골이었다.

선제골을 내준 토트넘은 라인을 전진하며 공격적으로 나왔고 손흥민도 스피드를 활용해 끊임없이 리버풀의 문전을 위협했지만 여러 겹으로 쌓인 리버풀의 밀집 수비를 쉽게 뚫어내지 못했다. 리버풀은 전반 중반 이후 특유의 압박을 통해 경기 분위기를 주도했고 전반 37분 앤드루 로버트슨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토트넘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토트넘 역시 전반 추가시간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슛을 시도했지만 만회골을 기록하지 못한 채 전반을 마쳤다.

챔피언스리그 결승 악몽을 씻은 '리버풀의 별'

토트넘은 이번 시즌 52경기에서 113골을 기록했을 정도로 강한 공격력을 가진 리버풀을 맞아 손흥민과 델레 알리 같은 공격수들의 스피드를 활용한 역습으로 경기를 풀어갈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경기 시작과 동시에 선제골을 허용하며 포체티노 감독의 계획은 시작부터 틀어질 수밖에 없었다. 토트넘은 기본적으로 리버풀 같은 강호를 상대로 전반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서는 팀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반 61%의 점유율을 기록하고도 유효 슈팅 없이 슈팅 시도만 단 2회(리버풀 8회)에 그쳤던 토트넘은 후반 초반에도 공격적으로 라인을 올리며 리버풀을 압박했다. 토트넘은 스피드를 앞세운 날카로운 공격으로 리버풀을 위협했지만 촘촘하게 선 리버풀의 수비에 막혀 좀처럼 유효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리버풀은 후반초·중반 호베르투 피르미누와 조르니뇨 바이날둠을 빼고 오리기와 제임스 밀너를 투입하며 경기 분위기에 변화를 줬다.

토트넘 역시 후반 20분 해리 윙크스를 빼고 모우라를 투입하며 더욱 공격적으로 전술을 변화시켰다. 후반 30분 과감한 돌파로 좋은 기회를 잡은 손흥민은 후반 31분과 35분 연속으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알리송 베케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토트넘은 경기 후반 페르난도 요렌테까지 투입했지만 후반 42분 디보크 오리기에게 쐐기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리버풀의 간판 공격수이자 프리미어리그 두 시즌 연속 득점왕에 빛나는 살라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거친 수비로 유명한 세르히오 라모스와 엉키며 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살라의 부상으로 리버풀은 레알 마드리드에게 1-3으로 패하며 우승을 놓쳤고 살라 역시 이어진 러시아 월드컵에서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했다.

살라는 자신에게 찾아온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작년의 악몽을 털어내는 데 성공했다. 비록 시원한 필드골은 아니었지만 살라에게는 1년 묵은 부담을 털어내기엔 충분한 골이었다. 바르셀로나와의 4강 2차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했던 벨기에 출신의 공격수 오리기도 승부를 결정짓는 쐐기골을 기록했고 풀타임으로 활약한 손흥민은 3번의 유효 슈팅을 기록한 채 첫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아쉽게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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