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방송된 KBS <저널리즘 토크쇼J> '언론은 노무현을 어떻게 공격했나'

26일 방송된 KBS <저널리즘 토크쇼J> '언론은 노무현을 어떻게 공격했나'ⓒ KBS

 
"저는 지금 돌이켜 보면, 그 당시에 너무너무 끔찍했어요. 매일 매일이. 8시, 9시 메인 TV 뉴스를 볼 때도 끔찍했고요. 아침에 조간신문들을 펼칠 때도 매일 매일이 무서웠어요, 그 공포감. 정말 고립무원의 대통령 혼자 떠 있는 것 같은, 바다 위에. 그런 느낌."

의외로 침착했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격한 감정을 쏟아냈다. 당시 신문 언론이 특히 그랬다. 경제 파탄론을 위시해 진보, 보수 가릴 것 없이 참여정부의 경제 정책을 물어 뜯고 할퀴었다. '사실'은 어떠한가.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통과하며 참여정부의 대다수 경제 지표가 월등했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지 않은가. 과연 한국 경제를 사실과 관계없이 위기로 진단하고 파탄으로 몰고 간 이들은 누구인가.

<한국경제 이대로 가다간 회복 불능>(2004년 5월 10일 <중앙일보> 사설)
<盧 정권 경제 성적표 역대 정부 중 '최악'> (2006년 8월 14일 <조선일보> 기사)
<"한국 경제, 잃어버린 10년 올 수도"> (2006년 12월 15일 <중앙일보> 기사)


어떠한가. 지금과 비슷하지 않은가. 보수 언론이 최저임금을 위시해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공격하는 그 양상과 말이다. 마치 한국 경제가 바로 무너질 것처럼. 이 정도는 빙산의 일각이다. 당시 참여정부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보수 언론의 총공세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개개인이 '팩트'를 반박하거나 정부가 반박할 수 있는 통로가 원활한 지금과는 그 강도와 물량이 무시무시했다. 노 전 대통령도 2007년 신년 연설에서 이렇게 토로할 정도였다.

"2004년도에 '위기다. 파탄이다' 얘기를 참 많이 했었죠. 사실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제가 '아니다' 이렇게 얘기 했습니다. 대통령이 못 들은 척하고 넘어가면 될 텐데, 왜 아니라고 말했냐? 저는 아니라고 얘기해서 이 심리적인 악영향을 좀 차단해보자. 경제가 심리라는데 자꾸 '위기, 파탄'하니깐 소비가 줄어들고 경제가 나빠질 거 아니냐?

그래서 그거 막아보자고 '파탄, 위기 아닙니다' 했다가 '떡이 됐다' 이렇게 말하는 거 있죠? 야당한테도 엄청나게 맞았고요, 우리 언론한테도 엄청나게 맞았는데, 그분들한테야 제가 밤낮없이 맞는 게 일이지만은 우리 국민들도 때립디다. 정치하는 사람이든지, 언론하는 사람이든지 '위기다, 파탄이다' 이런 얘기를 쓸 땐 좀 조심해야 합니다."


역사를 반복하고자 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26일 방송된 KBS <저널리즘 토크쇼J> '언론은 노무현을 어떻게 공격했나'

26일 방송된 KBS <저널리즘 토크쇼J> '언론은 노무현을 어떻게 공격했나'ⓒ KBS


 
 26일 방송된 KBS1 <저널리즘 토크쇼 J> '언론은 노무현을 어떻게 공격했나'편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참여정부 당시 언론이 왜, 또 어떤 양상으로 총공세에 나섰는지, 부분적으로 팩트는 어떻게 왜곡됐고, 또 어떤 선동이 있었는지를 되짚었다. 그 양상은 10년 훌쩍 넘은 지금에도 반복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해 보였다. 역사를 반복하고자 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민생문제가 오로지 참여정부 책임 아니냐? 제가 여기서 '책임 없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국민들이 매우 섭섭하죠. 책임이 있습니다. 회피하진 않겠습니다. 그러나 민생문제를 참여정부가 풀지 못한 책임은 있지만 민생문제를 만들어낸 책임, 초래한 책임은 참여정부가 몽땅 다 질 수는 없다. 이점은 밝힐 건 좀 밝히자.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007년 국정 연설에서 볼 수 있듯, 노 전 대통령은 '밝히고' 싶었지만 끝끝내 참여정부를 '끝장' 내고 싶었던 세력 중에서도 언론은 가시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논두렁 시계' 보도를 비롯해 노 전 대통령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 갔던 바로 그 보도들을 포함해서. 결론적으로, 지금 돌아봐도 언론의 그 저주에 가까운 공격은 이날 게스트로 출연한 유 이사장의 회고처럼, 끔찍했다.

노무현의 패한 전투

"나는 참여정부에서 가장 보람이 있는 정책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언론정책', '언론대응'이라고 그렇게 말할 것입니다."

역시나 '언론 자유도'와 같은 지표를 보면 안다. 위와 같이 자부심을 가졌던 노 전 대통령이 상식을 지켰고 건강하게 언론에 대응했다는 사실을. 하지만 보수 언론은 왜곡과 선동을 일삼았고, 심지어 야비하기까지 했다. 갈라치기와 같은 팩트 왜곡이나 선정적이고 비틀어진 따옴표 보도는 일상이요, 학벌이나 외모까지 거론하는 인신공격까지 서슴지 않았다. 예컨대 이런 식.

"2005년에 당시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이 한 방송에 나가서 이른바 대졸 대통령론을 주장했는데요. '대학 다닌 경험이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 이 시대에 적절한 대통령이다.'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국민일보에서는 이 <大卒 대통령론>을 받아서 인터넷 판에서 네티즌 투표를 했습니다.

'대통령의 적당한 학력은 무엇일까요?' 이렇게 물어서 이 결과가 나왔는데 절반 이상이 '대학은 나와야 한다'라고 응답을 했다고 해요. 그래서 그 내용을 기사화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기사에 '이는 노무현 대통령의 언행들이 일정 부분 품격이 거론될 만큼 빌미를 제공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썼습니다." (KBS 송수진 기자)

 
 26일 방송된 KBS <저널리즘 토크쇼J> '언론은 노무현을 어떻게 공격했나'

26일 방송된 KBS <저널리즘 토크쇼J> '언론은 노무현을 어떻게 공격했나'ⓒ KBS


 
유 이사장의 말마따나, 민주화 이후 우리 언론이 권력자 향해 쏟아내는 인신공격성 기사를 '언론의 사명'으로 여겼을 수는 있지만 '대통령 노무현'에 대한 비판 강도는 유례없는 것이었다. 유 이사장이 예로 든 <조선일보>의 '노무현 대통령 처 20촌 비리 의혹 보도'는 기이하다 못해 괴기스러울 정도였다. 대통령을 헐뜯자는 의도가 아니라면 언론이 할 수 없는 '짓거리'라 표현해도 부족함이 없다라고나 할까.

역사에 길이 남을 '검사와의 대화'를 전하는 보수 언론의 논조 역시 위의 연장선상이라고 보면 틀리지 않다. 역시나 학벌까지 물고 늘어졌던 검사들의 행태를 비판하기는커녕 "이 정도면 막가자는 거지요?"와 같이 노무현 대통령의 단발성 발언이나 태도를 문제삼기에 바빴다. 검사들의 태도와 막말로 인해 토론 같지 않았던 토론 전체를 보면 당시 노 대통령이 얼마나 침착함과 참을성을 발휘했는지 알 수 있는데도 말이다.

"노 대통령이 발산하는 메시지는 논리적이고 정합성이 있고 국민 여론에 부합하는 거였기 때문에 메시지를 가지고 싸워서는 이기기가 힘든 거예요. 메시지를 가지고 싸워서 이기기 힘들다고 느낄 때 뭘 합니까? 메신저를 공격하죠. 그 발화자. 그 메시지를 발산한 사람의 인격을 공격하는 거예요. 매우 효율적인 방법이에요."

유시민 이사장이 이제야 분석한 당시 언론의 공격 이유다. 유 이사장의 해석에 따르면, 당시 참여정부가 주요하게 추진한 개별 정책들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율은 대부분 과반이 넘었다. 실제 지표가 그랬다. 하지만 보수 언론은 경제파탄론과 인신공격을 위시해 대통령 노무현과 참여정부를 집요하게 공격하고 깔아뭉갰고, 그러한 전략은 결국 성공했다. 반면 언론 대응에 있어 원칙과 상식을 지키려던 노 전 대통령의 대응은 예고된 실패였다.

"그러니까 메시지를 공격하기 힘들 때는 메신저를 공격하라는 일종의 미디어 전략 또는 커뮤니케이션 전략 그 공격이 매우 효율적이었어요. 굉장히 효과적으로 먹혔고 노무현 대통령도 이런 점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셨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임기 끝날 때까지도 계속해서 메신저를 공격할 수 있는 공격거리를 계속해서 제공하셨던 거예요. 그 결과 전투에서 패한 거죠."(유시민)

노무현 10주기 되돌아보는 언론의 책임
 
 26일 방송된 KBS <저널리즘 토크쇼J> '언론은 노무현을 어떻게 공격했나'

26일 방송된 KBS <저널리즘 토크쇼J> '언론은 노무현을 어떻게 공격했나'ⓒ KBS


"사후적으로 그나마 이렇게 드러나니까 비판을 할 수가 있는데 실제로 우리 경제 보도 여러번 다뤘습니다만, 우리나라 경제 보도의 질이라고 하는 건 사실은 너무나 처참한 수준이라 더 말하고 싶지는 않고요. 기본적으로 여기에 정견(政見)이 섞여 있어서 나오는 거예요. 경제가 나쁘다는 기술(記述)을 하는 게 아니라 나빠야 한다는 희망을 투사하는 거죠.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서."

중앙대 정준희 교수의 평가다. 그 이익집단의 집요한 공격은 퇴임 후에 극에 달했다. 정치 검찰의 노 전 대통령을 향한 집요한 공격은 언론 보도를 통해 확대 재생산됐다. 아니, 사실 관계를 다뤄야 할 검찰이 정보를 흘리면 언론은 그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악의적인 소설을 쓰고, 어마어마한 제목을 쏟아냈다. 그건 진보나 보수 모두에게 해당되는 상황이었다. <저널리즘 토크쇼 J>가 '하이에나 저널리즘'의 정수로 꼽은 칼럼과 사설은 이랬다.

"만지지 말아야 할 돈을 만지면 그것이 똥이 되는 것이다. 그 똥을 먹고 자신의 얼굴에 처바르고 온몸 전체에 뒤집어쓴 사람들이 지난 시절 이 나라의 대통령이었고 그 부인이었으며 아들이었고 활개 치며 내로라하는 얼굴들이었다니…." (2009년 4월 11일 <중앙일보> 칼럼 <화류관문, 금전관문>)

"노 전 대통령과 그 가족들은 자신들의 행위를 국민의 눈과 법률의 감시로부터 가려주는 '권력의 가림막'이 영원한 듯 착각한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검찰이 먼지떨이로 먼지를 털자마자 온몸에서 먼지가 솟아오르듯이 지난 5년 동안 아무 때, 아무 곳에서나 서슴없이 검은돈에 손을 뻗친 모습이 이렇게 적나라하게 노출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2009년 4월 12일 <조선일보> 사설 <어제는 대통령 부인, 오늘은 대통령 아들>)

"여자: 당신, 구속 안 되겠지? 다른 대통령들은 2000억 원 넘게 챙기던데. 우린 80억 원도 안 되잖아요. 남자: 내가 판사출신 대통령이야! 고시 보느라 당신에게 가족생계 떠맡긴 죄밖에 없다고. 여자: 그래요. 당신 대통령될 때 '사랑하는 아내를 버리란 말입니까'로 동정표 좀 얻었잖아.

이번에도 내가 총대 멜게요. 남자: 걱정 마, 내가 막무가내로 떼쓰는 초딩화법의 달인이잖아. 초지일관 당신이 돈 받아서 쓴 걸 몰랐다고 할 테니까." (2009년 5월 3일 <경향신문> 칼럼 <아내 핑계 대는 남편들>, 연극 공연용으로 적어본 대사라는 내용의 칼럼)


정세진 아나운서와 패널들은 "조롱도 이런 조롱이 없다", "한숨부터(나온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라고 평가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 '명품 시계', '논두렁 시계' 보도로 정점을 맞이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정준희 교수는 진보 매체 역시 공격에 열을 올렸던 것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경향신문'은 노무현 대통령이 진보의 일부라고 잠시 기대했거나 또는 어느 정도 그것에 기여할 거라고 봤던 것에 대한 몇 차례의 배반감의 표현들이 뒤로 갈수록 굉장히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을 보이거든요. 그 중에 하나가 이라크전 참전에 관련된 거, 한·미 FTA에 관련된 거, 이후에 개혁 입법들이 실패하는 그런 과정. 이런 것들에 대해서 '경향신문'이 지속적으로 점점 노무현 정부하고 되게 날카로운 거리 두기를 하는 그런 경향을 보여요."

이어 KBS 송수진 기자는 노무현 대통령 시기 비판기사를 굉장히 많이 썼던 <경향신문> 기자와의 통화 내용을 전했다. 이러한 의도와 배경에 설득력이 있는지, 이런 기사를 쓸 수 있었던 언론 환경이야말로 '참여정부'의 언론 자유도를 방증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평가는 각자의 몫일 것이다.

"그런 기사를 쓴 것에 대해서 전혀 후회는 없다. 그렇게 한 이유가 있다. 처음에는 한다고 약속한 것들이 있었다. 예를 들어서 양극화 해소, 재벌 개혁, 이런 것들이 있었는데 이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했던 약속들은 온데간데없고 정말 다른 사람이 돼버렸다, 이런 데서 오는 배신감 같은 것을 느꼈고 우리는 그 부분을 충분히 비판을 할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비판을 했던 것이다."
 
 26일 방송된 KBS <저널리즘 토크쇼J> '언론은 노무현을 어떻게 공격했나'

26일 방송된 KBS <저널리즘 토크쇼J> '언론은 노무현을 어떻게 공격했나'ⓒ KBS


<저널리즘 토크쇼 J>는 마지막으로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인 2009년 6월 9일 <한국일보>가 창간 55주년 기념으로 실시한 국민의식 여론조사 결과를 되짚었다. <盧 前 대통령 서거 책임, 언론-본인과 가족-MB 順 많아>이란 제목이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책임을 놓고 2개의 복수응답을 받아 합산한 결과, 언론이 40.3%로 가장 많았고 근소한 차이로 노 전 대통령 자신과 가족(38.2%), 이명박 대통령(36.6%), 검찰(31.8%)가 뒤를 이었다. 당시 <한국일보>는 "정치적 이해관계와 검찰의 밀어붙이기식 수사, 언론의 무차별 보도, 그리고 노 전 대통령의 사적인 문제가 뒤얽힌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기다"라고 평했다. 과연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가? '기레기'란 조어는 이미 저때 잉태됐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그리고 <저널리즘 토크쇼 J>는 유시민 이사장의 눈물을 감추려고 애쓰는 장면이 담긴 '노무현과 언론개혁 2부' 예고편을 공개했다. 제목은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였다. 제목 그대로, 참여정부를 향한 저주와 공격은 문재인 정부 들어 반복되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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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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