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프리즈너' 김병철, 18년만에 첫 미니시리즈 주인공! 배우 김병철이 18일 오후 서울 구로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KBS 2TV 새 수목드라마 <닥터 프리즈너>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닥터 프리즈너>는 대형병원에서 축출된 천재 의사가 교도소 의료과장이 된 뒤 사활을 건 수싸움을 펼쳐가는 감옥x메디컬 서스펜스 드라마다. 20일 수요일 오후 10시 첫 방송.

배우 김병철ⓒ 이정민

 
<태양의 후예> <도깨비> <터널> <미스터 션샤인> < SKY 캐슬 > <닥터 프리즈너>까지, 그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에는 언제나 배우 김병철의 이름이 있었다. 어쩌면 고르는 작품마다 이렇게 '대박'이 날 수 있을까. 게다가 그는 "파국이다"라는 유행어를 만든 간신 박중헌(도깨비), 출세욕에 눈먼 로스쿨 교수 차민혁(SKY캐슬) 등 강렬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까지 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모 카페에서 김병철과 만나 흥행의 비결을 물었더니 "대본과 연출이 너무 좋았고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최근 종영한 KBS 2TV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에서도 김병철은 끝없는 권력욕에 사로잡힌 서서울 교도소 의료과장 선민식 역을 맡아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작품 전체를 봐야 하는 역할, "주연의 무게 알았다"
 
<닥터 프리즈너>는 대형 병원에서 퇴출당한 의사 나이제(남궁민 분)가 교도소 의료과장으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병철은 남궁민과 날 선 대립 구도를 통해 극에 긴장감을 조성했다. 특히 이번 드라마는 그에게 첫 주연 작품이었다. 김병철은 "다른 작품들과 다르지 않게 준비했"지만 막상 작품에 임하다 보니 '주연의 무게'를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크게 처음 시작할 때는 다르지 않았다. 내가 맡은 역할을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 연기할수록 내 역할만 잘 한다고 잘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량이 늘어난 만큼 만나는 인물도 많아졌다. 작품 전체를 생각해야 하는 순간도 있었다. '주연에 책임감이 따른다는 게 이런 의미구나, 작품 전체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올라서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선민식 캐릭터는 얼핏 < SKY 캐슬 >에서 출세를 위해 자식도 이용하는 극단적인 이기주의를 보여준 차민혁과 닮아 보이기도 한다. 게다가 <닥터 프리즈너>는 '신드롬'이라 불렸던 < SKY 캐슬 >이 종영한 뒤 불과 한 달여 만에 방송을 시작했다. 자칫 배우가 똑같은 연기를 계속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김병철 역시 <닥터 프리즈너>를 선택할 때 이 부분을 고민했다고 한다.

"(두 캐릭터가) 비슷해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고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다면 더 좋았을 테고, (비슷한 캐릭터라면) 시간이 필요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때에 이런 작품을 만나면 좋지만, (배우) 일이 늘 원하는 대로 되지는 않더라. 무리일 수 있지만 인연이 닿았을 때 해 보자는 생각이었다. 두 캐릭터를 어떻게 다르게 연기할 것인지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김병철이 찾은 해결책은 결국 '디테일'이었다. 그는 "차민혁의 행동은 법적으로 위법한 아동학대였다. 하지만 차민혁은 전혀 위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인물이다. 반면 선민식은 자신의 행동이 법을 어겼다는 걸 명확하게 아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런 방법을 써서라도 자기가 원하는 걸 얻으려고 한다. 말하자면 선민식은 좀 유연하지만 차민혁은 뻣뻣한 인물이다. 그런 (두 인물의) 차이점을 생각하면서 연기했고 그게 시청자들에게 부각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닥터 프리즈너> 배우 김병철 스틸 컷

ⓒ 지담


그가 선민식이라는 인물을 선택한 이유 역시 '유연함' 때문이었다. 평소 "고집도 세고 스스로 유연하지 않은 것 같다"는 김병철은 선민식의 유연함에 매력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선민식은 선민의식이 강하고 늘 고압적인 태도로 남을 깔보는 사람이지만 자기가 필요할 때는 굽힐 줄도 알고 '쓰레기'라고 생각했던 사람과도 손잡을 수 있는 인물이다. 나는 고집도 있고 가끔 유연하지 못하기 때문에 (선민식의) 그런 모습이 능력있고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선민식의) 그런 유연함이 나쁜 행동으로 이어져서 문제지만 때로 자신의 고집을 꺾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건 (누구에게나) 필요한 면인 것 같다."
 
<닥터 프리즈너>가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던 것은 단연 남궁민과 김병철의 힘이었다. 김병철은 이번 작품을 통해 "남궁민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며 함께 연기하며 배울 점이 많았다고 칭찬했다.

"남궁민은 굉장히 '스마트'한 배우였다. 촬영하면서 연기에 대한 고민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남궁민과 나의) 차이점은 나는 아직 고민하는 단계라면 남궁민은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아 나섰고 그걸 실제로 작업에 적용하고 있더라. 나는 남궁민의 목소리가 듣기 좋다고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남궁민)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었다. 발성에 고민이 있었고 그걸 훈련하기 위해 트레이닝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 적극적인 부분은 배울 점이 됐고, 촬영하면서 의지하게 됐다. (남궁민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김은숙 작가? 유머지수 높은 사람"
 
 <닥터 프리즈너> 배우 김병철 스틸 컷

ⓒ 지담


2016년 방송된 <태양의 후예>부터 지금까지 3년여간 김병철은 1년에 두세 작품씩 꾸준히 출연하며 끊임없이 달려왔다. 그는 "일을 잠시라도 안 하면 불안한 (워커홀릭은)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을 때 일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라서 기회가 될 때 일하려다 보니 이렇게 됐다"며 "당분간은 쉬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고 털어놨다. 

"일할 때는 일에 집중하지만 집에 가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쉬는 편이다. 뒷산에 잠깐 올라갔다 올 때도 있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낯을 가리는 편이고 술도 잘 못 마신다. 친구들을 만나면 말을 많이 한다기보다 주로 듣는다. 내가 원할 때 일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라 기회가 있을 때 하려다 보니 이렇게 (쉼 없이 일하게) 됐다. 지금은 쉬고 싶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했던 작업들도 다시 한번 반추해보고 싶기도 하고 채워져 있던 걸 좀 비워내는 휴식을 취할 생각이다."
 
최근 '흥행 보증 수표'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이 <더 킹 : 영원의 군주>로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태양의 후예>부터 꾸준히 김은숙 드라마에 출연했던 김병철이 이번에도 합류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 높다. 김병철은 차기작 출연 여부는 결정된 게 없다면서도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라고 전했다.

"김은숙 작가는 '유머지수'가 상당히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삶을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그런 유머가) 나오는 것 같다. 보통은 삶에 파묻혀서 잘 안 보이지 않나. 그렇게 삶과 거리를 둘 수 있다는 건 작가의 대단한 능력이다. 그런 대본을 연기할 때면 배우가 대본에 있는 대로만 해도 좋은 연기가 나온다. 김은숙 작가 작품을 할 때는 뭔가 첨가할 필요 없이 그대로만 연기하면 좋은 장면이 되더라.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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