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방영된 SBS < 런닝맨 >의 한 장면

지난 19일 방영된 SBS < 런닝맨 >의 한 장면ⓒ SBS

 
KBS에는 < 1박2일 >이, MBC에는 <무한도전>이 있었다면 SBS의 대표 예능은 뭘까? 의견이 분분할 수도 있겠지만, <런닝맨> 정도라면 충분히 내세울 만한 수준 아닐까?

지난 2010년 방영을 시작한 이래 국내를 넘어 특히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에서도 사랑받으며 오랜기간 SBS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방영 초기 '이름표 떼기' 등의 각종 게임들은 특히 초등학생을 비롯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을 만큼, <런닝맨>의 위상은 대단했었다.

하지만 장기간 프로그램이 지속되면서 아이디어 고갈, 잦은 제작진 교체, 시대 흐름의 변화로 인해 <런닝맨>의 최근 몇 년 사이 인기는 예전 같지 않았다. < K팝스타 >, <판타스틱 듀오> 등 시즌제 오디션, <집사부일체> 같은 신규 예능 편성 등으로 인한 빈번한 방영 시간대 변경은 <런닝맨>의 침체 혹은 위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그러던 중 <런닝맨>이 대형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제2의 전성기' 마련했던 정철민 PD 복귀
 
 지난 19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한 장면. 정철민 PD가 1년 만에 복귀해 관심을 모았다.

지난 19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한 장면. 정철민 PD가 1년 만에 복귀해 관심을 모았다.ⓒ SBS

  
지난 19일 방영된 <런닝맨>은 국내 팬미팅을 위한 '런닝구 프로젝트'의 첫 편으로 꾸며졌다. 여타 회차처럼 멤버들과 제작진 사이의 실랑이와 두뇌싸움, 각종 게임이 진행되면서 TV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게 소소한 재미와 웃음을 선사했다. 그런데 이날 방송은 다소 특별했다. 바로 정철민 PD가 1년여 만에 <런닝맨>으로 복귀해 제작을 지휘했기 때문이다.

2016년 12월 주요 멤버 하차+시즌 2 출범 추진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당시의 <런닝맨>은 '만신창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뒤늦게 방송사 측의 전원 잔류 및 계획 철회 발표로 이러한 개편은 없었던 일이 되긴 했지만, 시청률과 프로그램의 인기는 회복세를 보일 기미조차 없었다. 그러던 중 전소민과 양세찬이 투입되고 정철민 PD가 제작 전면에 등장한 2017년 4월을 기점으로 <런닝맨>은 반등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신구 멤버들의 캐릭터를 잘 살리고 적절한 게임을 안배하는 내용에 힘입어 한때 2%대까지 추락했던 시청률도 경쟁사의 <슈퍼맨이 돌아왔다>, <복면가왕>과 각축을 벌이는 수준까지 끌어 올릴 수 있었다. 일부 마니아들에겐 <런닝맨> 제2의 전성기라고 불릴 만큼 예전의 위용을 되찾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정 PD가 신규 프로그램 <미추리> 기획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지난 1년 사이 다시 침체의 기운이 <런닝맨>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십중팔구 게임 위주로만 방영분이 채워지다 보니 이에 식상한 시청자들의 이탈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최근엔 웹툰 게임 표절 논란까지 불거지는 등 각종 잡음도 이어졌다.

일단 정 PD의 복귀는 <런닝맨> 마니아들이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실제 정 PD는 복귀 후 한동안 분량을 챙기지 못했던 일부 멤버들의 캐릭터를 앞으로 부각시키면서 출연진을 골고루 활용했다. 또한 매번 8명을 고생시킬 만큼 융통성 없는(?) 특유의 각종 미션을 운영해 반대로 보는 이들에겐 웃음을 선사했다. 한동안 "재미 없어도 그냥 의리로 TV 봤다"는 시청자들은 오랜만에 <런닝맨>다운 내용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국내 팬미팅 개최... 시청자들에 대한 보답
 
 지난 19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한 장면. 방송 9주년을 맞아 국내 팬미팅 개최를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지난 19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한 장면. 방송 9주년을 맞아 국내 팬미팅 개최를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SBS

 
인기 부침이 심하긴 했지만 여전히 <런닝맨>은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SBS의 대표 예능 중 하나다. 국내에선 '왕코 형님'으로 종종 놀림 받는 지석진, '기린' 이광수가 중국 등 해외에선 각각 '한류 스타', '아시아 프린스' 대접을 받는 것도 <런닝맨>의 힘 덕분이다.

이러한 연유로 그간 <런닝맨>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다양한 팬미팅 행사를 치른 바 있다. 지난 2월엔 유재석까지 포함한 완전체 구성으로 1만여 관객들이 운집한 가운데 홍콩 팬미팅을 성황리에 끝마칠 정도로 유명 아이돌 그룹 못지않은 인기를 과시했다.

반면 이러한 행사가 전부 해외에서만 이뤄진 탓에 국내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런닝맨>이 힘든 시기를 겪을 때도 꾸준히 TV를 지켜봐 준 입장에선 분명 서운함을 가질 수도 있었기에 이번 9주년 특집 기획 '런닝맨 팬미팅-런닝구 프로젝트'는 많은 이들에게 충분히 기대감을 갖게 해줬다. 팬미팅 무대를 꾸밀 수 있는 권한을 놓고 출연진과 제작진이 4주간 펼치는 '런닝구 프로젝트'는 첫 회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관찰 예능' 홍수 속에 힘든 야외 촬영+극심한 체력 소모를 요구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설 자리가 갈수록 줄어드는 요즘, <런닝맨> 역시 힘든 상황을 숱하게 겪고 있다. 일단 PD 복귀+방영 9주년 팬미팅 등을 계기로 새롭게 분위기 전환에 나선 만큼 초심으로 돌아간 제작으로 잃어버린 시청자들의 웃음을 되찾아 올 수 있길 희망해본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https://blog.naver.com/jazzkid)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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