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도 몬스터가 되어가는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무실점 행진이 끝날 줄 모르고 있다.

류현진은 5월 20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또 7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시즌 6승에 성공했다.
 
류현진, MLB 포스트시즌 '1선발' 투구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4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1차전에 출격, 선발 투구하고 있다.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자료사진) ⓒ AP/연합뉴스

 
1회에는 불안했다. 첫 타자 닉 센젤에게 안타를 허용한 이후 조이 보토를 파울 팁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지만, 결국 센젤에게 도루까지 허용했다. 2017년 이후 2년 만에 도루를 허용했던 류현진은 살짝 흔들리면서 에우제니오 수아레스에게 시즌 4번째 볼넷까지 허용했다.

그러나 그 이후로는 큰 위기가 딱히 없었다. 1회를 무실점으로 끝낸 류현진은 5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켰지만 무실점 행진을 계속 이어갔다. 이날 투구에서 류현진은 한 이닝에 15구를 초과한 이닝이 하나도 없었다(88구). 6회와 7회를 삼자범퇴로 끝내면서 연속 무실점 기록은 31이닝까지 늘었고, 다저스는 8-3으로 크게 승리했다.

시즌 평균 자책점 1.52,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중 1위

이 날 경기 전까지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들 중 평균 자책점 1위는 잭 데이비스(밀워키 브루어스, 5승 무패 1.54)였다. 그러나 최근 완봉승을 포함하여 무실점 행진을 파죽지세로 이어가고 있는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 7회말 첫 아웃 카운트를 잡으며 데이비스를 2위로 끌어내리고 그 차이를 조금 더 벌렸다.

KBO리그 시절까지 포함해 류현진이 1점대 평균 자책점으로 보낸 시즌은 2010년과 2018년이었다. 다만 2010년에도 경미한 부상 및 최하위였던 한화 이글스의 순위로 인해 일찍 시즌을 마무리했고, 2018년에는 사타구니 부상으로 인해 시즌 중반 긴 시간 자리를 비웠다.

물론 류현진은 올해 역시 부상자 명단은 한 차례 다녀왔다. 그러나 지난해에 비해 그 부상의 정도가 경미했으며, 불안한 징후가 보이는 시점에서 류현진이 자진 교체 요청을 했기 때문에 부상을 크게 키우지 않아 10일 부상자 명단 최소 시간만 보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규정 이닝을 넘긴 풀 타임 시즌은 2013년뿐이었다. 2013년 정규 시즌 30경기 선발 등판으로 192이닝을 던진 류현진은 정확히 3.00의 시즌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다(14승 8패).

2013년 류현진이 규정 이닝을 채울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역시 꾸준한 이닝 소화가 있었다. 류현진은 시즌 마지막 날에 등판했던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29경기에서 모두 선발승 최소 요건인 5이닝 이상을 던졌다. 마지막 경기 4이닝 교체는 포스트 시즌 등판 준비를 위한 투구수 조절 차원에서의 교체였다.
 
31이닝 연속 무실점... 박찬호 기록은 33이닝

이날 경기까지 류현진의 연속 무실점 행진이 이어지면서 류현진의 연속 기록은 31이닝까지 늘어났다. 5월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1회에 실점한 이후 현재까지 실점이 없다.

5월 2일 8이닝 1실점을 기록한 류현진은 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2번째 완봉승을 달성했다. 이후 13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 경기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와의 맞대결에서 이겼다.

20일 경기에서도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류현진은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하게 됐다. 올 시즌 9경기 퀄리티 스타트에 실패한 2경기는 부상자 명단에 들어간 경기와 부상 복귀 경기 2경기뿐이었다.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한 7경기 중 6경기가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로 그 질도 매우 좋다.

31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류현진은 박찬호가 다저스 시절에 세웠던 33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까지 2이닝만 남겨놓게 됐다. 박찬호는 2000년 마지막 3경기에서 8이닝 무실점, 8이닝 무실점, 완봉승을 기록했으며 2001년 개막전 선발 등판에서 7이닝 무실점 기록을 포함하여 33이닝 연속 기록을 세웠다.

이 부문 최고 기록은 다저스 출신인 오렐 허샤이저(현 스포츠넷 LA 해설위원 다저스 원정 경기 전담)다. 허샤이저는 다저스 시절인 1988년 5경기 연속 완봉승을 포함하여 돈 드라이스데일(다저스 출신)의 58이닝 기록을 넘어 59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달성했다.

허샤이저는 대기록을 세운 1988년에 시즌 23승 8패 평균 자책점 2.26으로 내셔널리그 사이 영 상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다저스의 마지막 월드 챔피언까지 견인하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및 월드 시리즈 MVP까지 독식했다. 이후 허샤이저는 1995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으로 역사상 최초로 양대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MVP 수상에 성공했다.

류현진의 타이틀 부문 홀더 가능성은?

이번 시즌 류현진은 9경기에서 59.1이닝을 던지며 경기당 평균 6이닝에 조금 모자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 6이닝이 조금 모자란 이유는 사타구니 통증으로 자진 강판했던 1경기(1.2이닝)가 있어서 그렇지 그 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5이닝을 넘겼다.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경기와 복귀 후 첫 경기를 제외하면 모든 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 그 이상을 던지는 류현진이 현재 페이스대로 시즌을 마친다면 그야말로 최고의 시즌을 만들 수 있다. 20일 경기 호투로 리그 평균 자책점 1위가 된 류현진은 다저스가 승리하면서 시즌 6승 달성으로 내셔널리그 다승 순위도 공동 선두에 올랐다.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류현진은 다승과 평균 자책점 부문에서 타이틀을 가져갈 수 있다. 다승에 있어서는 팀 동료들의 도움도 필요하겠지만, 평균 자책점은 투수 본인의 실력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류현진이 보다 진화한 몬스터라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다.

시즌 9경기를 던진 류현진은 앞으로 부상 없이 최대 20경기에 더 등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14경기에서 승리를 달성하면 류현진이 올 시즌 목표로 내걸었던 20승을 달성할 수 있다. 현재 승률 페이스가 좋은 만큼 부상을 가장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페이스를 전반기 내내 유지할 경우 리그 올스타에도 선정되거나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전례처럼 감독 추천으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때 페이스가 꺾일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 팀 동료 클레이튼 커쇼 역시 지난해 올스타 게임에 자신 대신 로스 스트리플링을 대신 추천하며 시즌에 집중했던 적이 있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아메리칸패밀리필즈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1회에 역투하고 있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자료사진) ⓒ AP/연합뉴스

 
그나마 우려되는 요소가 있다면 최근 5경기에서 평균 7이닝 이상을 던졌다는 점인데, 이 점에 있어서도 류현진은 큰 걱정 요소를 만들지 않고 있다. 완봉승을 달성했던 경기에서도 100구를 넘기지 않았으며, 지난 등판 이후 6일을 쉬고 20일 경기에 등판했다.

다만 류현진은 향후 일정에 있어서 기록에 대한 집착보다는 부상 없는 안전한 투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다저스는 현재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가 부상으로 인해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져 있는 상황이며, 왼손 투수 훌리오 유리아스가 시내 쇼핑몰에서 폭행 혐의로 체포되었다 보석되어 아직 제한선수 명단에 있다.

이 때문에 다저스는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인터리그 2연전 원정 일정 사이의 휴식일들을 이용하여 한시적 4인 로테이션을 운영할 방침이다. 팀이 잠시 위기를 맞고 있을 때 호투하고 있는 류현진이 향후 어떠한 역할로 팀을 계속 이끌고 갈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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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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