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수비의 상징인 디에고 고딘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과 작별한다.

아틀레티코는 지난주 팀의 주장 고딘이 이탈리아 세리아A의 인터 밀란으로 이적한다고 알렸다. 올해까지였던 아틀레티코와 계약 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고딘은 스페인 무대를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고딘은 지난 주말 세비야 FC와 안방 경기에서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아틀레티코 팬들에게는 우울한 5월이다. 고딘에 이어 '에이스' 앙투안 그리즈만도 팀과 작별을 고했다. 15일 아틀레티코는 공식 SNS를 통해 "그리즈만은 다음 시즌을 아틀레티코와 함께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아틀레티코의 '거대한 장벽' 고딘

당장 아틀레티코에 치명적인 것은 공격의 핵 그리즈만의 이탈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두 선수 중 누가 더 클럽에 크게 기여했고, 나아가 팬들의 사랑을 누가 더 받았는지를 고려하면 고딘과 이별이 팬들에게는 더 큰 슬픔으로 다가온다.

2010년 8월 마드리드에 입성한 고딘은 곧바로 팀의 주축으로 자리잡았다. 3년 동안 비야레알 CF에서 뛰며 스페인 무대에 적응한 고딘은 점차 라리가가 주목하는 수비수로 성장했다.
 
 2018년 7월 6일 오후 11시 열린 러시아 월드컵 8강 프랑스와 우루과이의 경기. 프랑스의 앙투안 그리즈만이 우루과이의 디에고 고딘을 상대로 공을 다투고 있다.

2018년 7월 6일 오후 11시 열린 러시아 월드컵 8강 프랑스와 우루과이의 경기. 프랑스의 앙투안 그리즈만이 우루과이의 디에고 고딘을 상대로 공을 다투고 있다.ⓒ AP/연합뉴스

 
2011년 아틀레티코의 감독으로 디에고 시메오네가 부임하면서 고딘은 한 차원 다른 선수로 올라섰다. 시메오네의 지휘 아래 2011-2012 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의 기쁨을 맛본 고딘은 2013-2014 시즌 대폭발한다. 완전히 전성기에 도달한 고딘의 수비력과 완숙한 시메오네의 전략이 만나 아틀레티코는 유럽 전체를 뒤흔들었다.

고딘이 이끄는 수비진이 압권이었다. 스피드에 약점이 있는 고딘이지만, 영리한 위치 선정과 한 템포 빠른 판단력으로 후방을 단단히 지켰다. 고딘이 중심이 된 아틀레티코는 리그에서 단 26실점만 허용했다.

FC 바르셀로나(아래 바르사)가 리그에서 100골을 넣었고 아틀레티코가 77골을 기록했음에도, 아틀레티코는 수비에서 차이를 만들며 더 많은 승점을 획득했다. 결국 아틀레티코는 숨막히는 수비력에 힘입어 바르사와 레알 마드리드를 누르고 라리가 우승의 쾌거를 이뤘다.

아틀레티코의 수비력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유효했다. 극도의 짠물수비로 AC 밀란-바르사-첼시를 연파하고 결승에 안착했다. 결승전에서 1-0 리드 상황을 맞이했음에도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하며 연장전 끝에 레알에 1-4의 역전패를 당한 것이 유일한 흠이었다.

특히 해당 시즌 고딘은 수비뿐만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 득점을 터뜨리며 팀의 전진을 이끌었다. 리그에서는 바르사와 38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머리로 동점골을 터뜨리며 팀의 우승을 확정지었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헤딩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포효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고딘은 공포 그 자체였다.

고딘의 수비력은 갈수록 진화했다. 경험이 쌓일수록 공의 흐름을 잃고 상대의 공격을 미리 차단하는 능력이 발전했고, 뛰어난 위치선정과 공중볼 경합 능력은 여전했다. 상대 공격수를 좌절에 빠뜨리는 침착한 대인마크도 일품이었다. 아틀레티코의 2015-2016 시즌 리그 18실점이라는 '엽기적인' 수비력에는 고딘의 능력이 있었다.

이번 시즌까지 아틀레티코에서 총 아홉 시즌을 소화한 고딘은 총 388경기를 소화했다. 그동안 고딘이 클럽에 선물한 트로피도 가치가 있지만, 그가 중심이 되어 만든 아틀레티코의 '위상'도 무시할 수 없는 업적이다.

이제 아틀레티코는 레알에 한없이 밀리는 마드리드의 한 클럽이 아닌, 유럽을 대표하는 빅클럽이 됐다. 적어도 '수비' 분야에 있어서는 유럽에서 아틀레티코가 선두주자다. 고딘이 마드리드에 남기고 간 족적은 거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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