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디에고 시메오네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본격적인 중흥기를 맞게 되었다. 시메오네의 뛰어난 팀 장악력과 4-4-2 전술을 바탕으로 팀의 중심이 잡혀갔고 11-12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상승 궤도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13-14 시즌에는 라리가 양강 체제(FC 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를 부수고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13-14 시즌과 15-16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하며 구단 최초로 빅이어를 손에 넣는가 했지만 모두 레알 마드리드에 패하며 아쉽게 빅이어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래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놓은 시메오네에게 찬사가 이어졌다. 그는 유럽 대표 명장 반열에 오르며 명성을 쌓았고 유럽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감독이 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약 3500만 유로, 2018년 기준).
 
시메오네가 더 칭송받았던 이유는 이제 '한물간 전술'이라고 평가받던 4-4-2 시스템을 부활시켰다는 데 있었다. 점유율, 패스 축구가 대세이던 흐름 속에서 이단아처럼 등장한 시메오네의 두 줄 수비를 기반으로 한 4-4-2 전술은 강력한 수비로 패스 축구를 하는 팀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만들었고, 강력한 수비 뒤 간결한 역습으로 골을 만들어내며 승리를 기록하였다.
 
그런 그들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게 되면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큰 위기에 봉착했다. 수비수 고딘은 86년생의 나이 때문인지 저번 시즌부터 급격한 노쇠화의 기미를 보였고, 결국 구단과의 논의 끝에 올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떠나게 되었다. 고딘은 7일 기자회견에서 아틀레티코와의 작별을 발표했고, '내 인생과 선수 경력에서 최고의 순간이었다. 이별은 힘들었지만 역사의 일부였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그리즈만 또한 15일 구단 SNS을 통해 공식적으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떠난다는 듯한 말을 남겼다. 그리즈만은 '알레띠(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별칭)에서의 5년은 환상적이었고 모든 것에 감사했다. 이번 결정은 쉽지 않았지만 새로운 팀에서 다른 경험을 하고 싶었다'라고 말하면서 구단에 대한 고마움과 이적하는 이유를 말했다. 그리즈만의 이적 이유는 트로피에 대한 갈망, 특히 챔피언스리그 트로피에 대한 바람으로 보이며 유수의 언론이 바이아웃 이적료(1600억)를 FC 바르셀로나가 지불하여, 바르셀로나로 이적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마드리드 더비' 1-1 무승부  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베르나베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와 경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앙투안 그리즈만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이날 '마드리드 더비'는 레알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아틀레티코의 그리즈만이 각각 1골씩 기록하면서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승점 1점 확보에 그친 레알은 19승 7무 5패(승점 64)를 기록하며 리그 4위로 내려앉았다. 아틀레티코는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앙투안 그리즈만(자료사진) ⓒ EPA/연합뉴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오랫동안 활약하고 헌신한 두 명의 선수가 떠난다는 것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구단, 팬들에게도 큰 아픔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크게 아픔을 느낄 사람은 바로 시메오네일 것이다. 자신의 전술의 핵심인 선수들이 한꺼번에 구단을 나간다는 것은 아무리 시메오네가 전술에 능한 감독이라 해도 공백을 메우기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아틀레티코가 최근 영입한 선수들이 족족 실패하여서 그들을 대체할 선수도 현재 스쿼드에는 없고, 누구를 영입해야 할지 아직 청사진도 그려놓지 못한 상황이다.
 
2010년대 들어 라리가 양강 체제를 깨고 최고의 클럽 반열에 오르며 중흥기를 맞이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변화의 지점에 서있다. 이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시메오네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어떤 변화를 보이며 팀을 바꾸어나갈지 많은 축구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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