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부산 조덕제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K리그2 부산 조덕제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산 리그 1위 탈환 실패

광주 FC(아래 광주)는 K리그2(챌린지) 11라운드에서 무패 가도를 달리며 리그 순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부산 아이파크(아래 부산)는 거침없는 공격축구로 다득점을 이어가며 리그 순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두 팀이 지난 11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진검승부를 펼쳤다. 그야말로 '강 대 강' 대결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1-1 무승부로 마침표를 찍었다.

부산은 개막전에서 안양 FC에 1-4 대패를 당한 데 이어 2라운드에서도 수원 FC에게 고배를 마셨다. 이후 3~4라운드 또한 무승부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부산은 리그 5라운드에서야 비로소 대전 시티즌을 2-1로 꺾고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 이후 부산은 8라운드에서 전남 드래곤즈에 불의의 일격(0-1)을 당하며 공격축구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10~11라운드에서 승점 3점씩을 쓸어담으며 6승3무2패 승점 21점으로 광주에 승점 2점 뒤져 리그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부산의 리그 초반 부진을 극복하는 상승세의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이는 지난해 12월 부산 지휘봉을 잡은 조덕제(54) 감독의 공격축구와 무관하지 않다. 조덕제 감독은 K리그 무대에서 흔하지 않게 수비의 포백 전술을 기본으로 한 공격축구를 신봉하는 지도자다.

대학(아주대학교) 감독 시절부터 공격축구를 내세워 강한 인상을 심어줬던 조덕제 감독은 2012년 K리그2 수원 FC 사령탑으로 K리그 무대에 데뷔하여 이른바 '막공(막을 수 없는 공격)'으로 불리는 공격축구를 앞세웠다. 그는 지난 2015년에 K리그2 지도 대상을 수상했고 2015년에는 K리그1(클래식) 승강을 이끌어 내는 돌풍을 일으켰다. 따라서 올 시즌 부산의 공격축구는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다.

하지만 조덕제 감독의 공격축구는 리그 초반 시련에 봉착하며, 올 시즌 승강을 목표로 하고 있는 부산의 발목을 잡았다. 다만 부산은 라운드가 계속될수록 초반 부진을 씻고, 막강 공격력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화끈한 골 폭풍이다. 부산은 11라운드까지 총 27득점을 기록 타 팀에 비하여, 월등히 높은 결정력을 과시하며 한 경기 평균 2.6골을 터뜨리고 있다.

이 같은 득점포를 뒷받침하는 데는 호물로(24.브라질), 이정협(28), 쇼마 노보트니(25.헝가리) 등 3인방이 있다. 이들 3인방은 중앙과 측면 등 다양한 공격 플레이를 펼치며 부산의 득점을 책임지고 있다. 호물로는 미드필더로서 뛰어난 패스와 드리블 능력으로, 해결사보다 더 해결사다운 능력을 과시하며 6득점을 기록 K리그2 득점 랭킹 3위에 올라 있다.

아울러 일본 J리그(쇼난 벨마레)에서 복귀한 이정협(28)은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는 움직임과 정확한 위치선정, 그리고 예리한 판단력으로 6라운드 아산 무궁화(이하 아산)전에 이어, 10라운드 대전(이하 대전)전에도 멀티골을 터뜨렸다. 그는 5득점을 올리며 부활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쇼마 노보트니(25.헝가리) 역시 세기는 부족하지만 우월한 피지컬에 의한 파워와 제공권은 물론 스피드와 많은 활동량을 앞세운 타켓형 공격수로서 이정협과 함께 대전을 상대로 멀티골을 뽑아내는 맹활약으로 5-0 대승을 이끌어 내며 3득점을 기록 중이다. 이 같은 부산의 골 폭풍에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것은 킬러의 다변화다.
 
 K리그2 11라운드 부산과 광주의 경기에서 부산 김진규가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K리그2 11라운드 부산과 광주의 경기에서 부산 김진규가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산의 장점과 허점

부산은 이정협, 노보트니뿐만 아니라 9라운드 서울 이랜드전에서는 한지호(31)가 멀티골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빠른 스피드와 순간적인 드리블 능력이 뛰어난 이동준(22)도 5득점으로 부산의 막강 화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디에고(28.브라질), 권용현(28)도 각각 2골씩 기록하며 부산의 상승세 흐름을 이끌고 있다.

이 같은 부산의 킬러 다변화는 조덕제 감독에게 풍성한 공격 전개 옵션을 제공해 주고 있다. 하지만 부산에도 약점이 있다. 막강 공력력에 비해 수비가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은 11라운드까지 10라운드 대전전 무실점을 제외하고 매경기 실점을 허용하고 있다.

그 중 시즌 개막전에서는 수비가 완전히 붕괴되며 4골의 대량 실점을 허용하며 대패(1-4)했고, 4라운드 부천 FC와의 맞대결에서도 3실점 결국 무승부(3-3)를 기록하고 말았다. 또한 아산전에서도 비록 대승(5-2)을 거두기는 했지만 2실점으로 수비 취약성을 노출했다. 그동안 11경기를 소화하며 10경기 동안 실점을 허용한 부산의 포백 수비는 개인 수비 능력과 조직력 미흡을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미드필더 수비 가담과 중앙수비 안렉산다르 수신야르(24.오스트레일리아)와 김명준(25)의 경험 부족에 의한 수비 불안은 두드러졌다. 이는 궁극적으로 포백 수비의 안정성에 영향을 가져다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11경기 15실점으로 이어졌다. 축구에서 '공격이 곧 최선의 수비'라는 말이 진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지만 현대축구에서 조직적이면서도 빠르게 전개되는 역습으로 인하여 더 이상 진리로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이에 진리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어디까지나 수비의 견고성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간과할 때 부산이 리그 초반 공격축구를 구사하면서도 승리 사냥에 실패한 채 9라운드까지 9경기 연속 실점을 허용했다는 사실은 이와 무관치 않다. 부산의 9경기 연속 실점은 결국 의도한 경기 흐름과 분위기에도 악영향을 미쳤고 한편으로 선수들에게도 불안 심리를 가져다줬다. 결국 부산에 수비 안정성 구축은 하나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축구에서 수비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조직력 향상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즉,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부산은 10경기 만에 수비수간의 믿음에 의한 호홉 일치로 탄탄한 수비력을 구축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감하는 데 성공했다. 공격축구도 어디까지나 미드필더까지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후 공격을 펼쳐야만 공격축구로서 경쟁력의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부산이 대전과의 경기에서 펼친 중원부터의 강한 압박 수비는 부산 수비력 강화의 키워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단 한 경기로 전술의 완성도를 평가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부산의 무실점 수비력은 광주전에 무너지며 단 한 경기에 그쳤다. 이는 부산의 공격축구에 '옥에 티'로 공격축구의 무게감을 반감시키기에 충분한 요소다. 부산은 2015년 승강 플레이오프전에서 부산의 축구 성지로 불리는 구덕운동장에서, K리그2 수원 FC에 0-2로 무릎을 꿇으며 K리그2로 강등됐다.

조덕제 감독의 '막공' 축구, 그 끝은

공교롭게도 당시 수원 FC 사령탑은 현 부산 조덕제 감독이었다. 조덕제 감독은 부산의 전신인 대우 로얄즈에서 선수 생활의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원한 부산(구 대우)맨이다. 이런 조덕제 감독이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서 친정에 복귀 막강 공격축구로 추락한 부산의 명예를 되찾으려 하고 있다. 그동안 부산은 강등 후 2017, 2018년 두 번에 걸쳐 상주 상무와 FC 서울과 가진 승강 플레이오프전에서 쓴맛을 보며 K리그2에 주저 앉았다.

하지만 조덕제표 '막공' 축구로 옷을 갈아입은 부산은 급기야 11라운드에서 리그 선두에 등극하기 위하여 공격축구의 고삐를 놓지 않고 절치부심했다. 아쉽게도 승리와 리그 선두 탈환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실패했다. 그렇지만 부산은 공격축구의 진수를 뽐내며 그 어느해 리그보다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지도자는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만약 하게 된다면 프랑크 엥겔(68.독일) 감독 축구를 되새겨 볼 것이다." 현역시절 조덕제 감독이 밝힌 말이다. 프랑크 엥겔 감독은 K리그 최초 외국인(구 동독) 감독으로 1990년 한 해 동안, 대우 로얄즈를 지휘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던 지도자다. 과연 조덕제 감독의 거침없는 공격축구가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낼까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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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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