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뛰지 못한 토트넘이 리그 최종전에서 4위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2019년 5월 12일 오후 11시(한국시간)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EPL 토트넘과 에버튼의 경기. 토트넘의 에릭 다이어(가운데)가 득점 후 동료들과 세리머니하고 있다.

2019년 5월 12일 오후 11시(한국시간)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EPL 토트넘과 에버튼의 경기. 토트넘의 에릭 다이어(가운데)가 득점 후 동료들과 세리머니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 핫스퍼는 12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에버튼 FC와의 리그 최종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점 71점으로 리그 일정을 마무리한 토트넘은 아스널 FC를 승점 1점 차이로 제치고 최종 순위 4위를 기록했다(23승2무13패). 아스널은 리그 최종전에서 번리 FC를 3-1로 꺾었지만 4위권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한편 역대급 순위 경쟁으로 큰 관심을 모았던 선두 경쟁의 최종 승자는 맨체스터 시티FC였다. 지난 시즌 역대 최초로 승점 100점을 따내며 우승을 차지했던 맨시티는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FC와의 최종전에서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동점골과 에이므리크 라포르트의 결승골, 비야드 마레즈, 일카이 귄도안의 쐐기골에 힘입어 4-1로 승리하며 승점 98점으로 리그 2연패를 차지했다(32승2무4패).

주전 대거 제외된 최종전, 전반 3분 만에 터진 다이어의 선제골

프리미어리그는 대체로 짧게는 이틀, 길게는 나흘 동안 시간을 나누어 한 라운드를 진행한다.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축구팬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프리미어리그의 편성 전략이다. 하지만 최종순위를 결정하는 마지막 38라운드는 영국 시간으로 토요일 오후 3시, 한국 시간으로는 일요일 오후 11시에 동시에 10경기가 열렸다. 다른 팀의 경기 결과에 따라 선수기용 등을 달리 가져가는 편법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토트넘은 지난 4일 AFC 본머스와의 37라운드 경기에서 손흥민이 퇴장 당하는 등 졸전 끝에 0-1로 패하며 최근 4번의 리그 경기에서 1승3패로 부진했다. 실제로 37라운드에서 첼시 FC가 왓포드 FC를 3-0으로 완파하면서 시즌 후반기까지 지켜오던 3위 자리 자리마저 내어주고 말았다. 하지만 5위 아스널 FC 역시 최근 4경기에서 1무3패에 그치며 슬럼프에 빠진 토트넘을 추격하는 데 실패했다.

토트넘은 주포 해리 케인이 부상을 당했고 손흥민마저 퇴장 징계로 마지막 경기에 출전할 수 없지만 여전히 4위 자리 확보에 매우 유리한 상황이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골득실 +28로 +20의 아스널보다 한참 앞서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토트넘은 에버튼과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4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고 지더라도 아스널이 번리를 엄청난 점수 차이로 대파하지 않는 한 순위가 뒤집힐 확률은 매우 낮았다.

부상과 징계 등으로 주전들이 대거 빠졌지만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의 영웅' 루카스 모우라를 비롯해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리 알리, 에릭 라멜라, 페르난도 요렌테 등이 선발 출전하는 공격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토트넘은 전반 3분 만에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 나온 공을 에릭 다이어가 오른발로 가볍게 차 넣으며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전반 중반 이후 에버튼에 반격을 허용했지만 1-0 리드를 지키며 전반을 끝냈다.

리버풀 역대 3위 승점에도 우승 좌절, 아스날은 유로파리그 결승 기약

토트넘은 후반 시작 1분 만에 델리 알리를 빼고 빅터 완야마를 투입하며 더욱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이어 나갔다. 하지만 에버튼은 후반 24분 시오 월콧과 27분 젠크 토순의 연속골로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토트넘 역시 2분 후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프리킥 골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고 2-2에서 빈센트 얀센과 올리버 스킵을 차례로 투입했다. 토트넘은 경기 종반까지 안정된 경기 운영을 하면서 4위 자리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아직 챔피언스리그 결승이라는 또 한 번의 기회가 남아 있지만 토트넘이 리그 성적만으로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낸 것은 분명 큰 의미가 있다. 토트넘은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시즌 후반 슬럼프를 극복하고 안방에서 홈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안겼다. 포체티노 감독을 포함해 에릭센 등 주력들의 이적설이 있지만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네 시즌 연속으로 4강에 포함되는 꾸준한 성적으로 빅클럽의 자리를 유지했다.

반면에 아스널은 번리와의 최종전에서 승리하고도 시즌 막판 추격의 기회를 번번이 놓치면서 '4스널의 과학'을 재현하는 데 실패했다. 물론 유로파리그 결승에 오른 아스널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살아있다. 유로파리그 우승팀에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주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첼시의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 역시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총력전을 예고했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1989-1990 시즌 이후 29년 만에, 그리고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1992년 이후 최초의 우승을 노렸던 리버풀 FC는 맨시티에 승점 1점 차이로 밀리며 리그 우승이 좌절됐다.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세 번째로 높은 승점(97점)을 따고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한 역대 가장 불운한 팀이 되고 말았다. 38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단 1패만 당하고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팀 역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리버풀이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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