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 골잡이 무고사의 오른발 중거리슛을 포항 선수들이 달려들어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 골잡이 무고사의 오른발 중거리슛을 포항 선수들이 달려들어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다ⓒ 심재철


골을 넣어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4월부터 지금까지 무려 8게임 연속 무득점(실점만 11골) 게임을 이어가고 있다. 꼴찌 수렁에 빠져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현주소다. 이겨본 기억(3월 9일, 인천 유나이티드 2-1 경남 FC)은 더 오래, 두 달이 넘었다. 더 묘한 기록은 인천 유나이티드가 진 게임에서 옛 동료에게 뼈아픈 골을 얻어맞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지난 해까지 함께 뛰던 동료 김용환에게 후반전 추가 시간에 극장 결승골을 얻어맞고 쓰러졌다.

임중용 감독 대행이 이끌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지난 11일 오후 5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19 K리그 원 11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 게임에서 종료 직전 뼈아픈 결승골을 얻어맞으며 0-1로 패했다.

1명씩 퇴장당한 후반전

더 내려갈 곳 없이 바닥을 찍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12위, 1승 3무 7패 4득점 17실점)가 모처럼 홈팬들 앞에서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냈다. 

중위권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전반전을 잘 버티고 후반전에 승리 기운을 만들고 있었다. 44분, 포항 스틸러스 왼쪽 미드필더 완델손의 오른발 감아차기가 정산 골키퍼가 버티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골문 오른쪽 기둥에 맞고 나오는 아찔함도 겪었다. 

그리고 62분에 중요한 순간을 만들어냈다. 인천 유나이티드 주장 남준재가 오른쪽 측면으로 빠르게 역습을 전개하는 순간 포항 스틸러스 왼쪽 풀백 이상기가 고의적인 잡기 반칙을 저질러 두 번째 옐로 카드를 받으며 퇴장당한 것이다. 이상기는 37분에도 남준재에게 거친 걸기 반칙을 저질러 경고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1명이 많이 뛰는 기회를 끝내 살려내지 못했다. 그로부터 12분 뒤에 간판 수비수 부노자가 밀기 반칙을 저질러 VAR(비디오 판독 심판) 시스템에 의해 퇴장당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K리그 최고의 라인 브레이커로 통하는 포항 스틸러스 공격수 김승대가 인천 유나이티드 골문을 향해 혼자서 질주하는 순간 뒤를 따라붙은 부노자가 오른손으로 김승대의 등을 밀어 넘어뜨리는 장면을 간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사후에 퇴장 판정과 페널티킥이 선언되었고 80분에 이르러서야 김승대의 오른발 페널티킥이 시행되었다. 여기서도 묘한 장면이 나왔다. 김승대의 오른발 페널티킥이 골문 오른쪽 기둥에 맞고 튀어나온 것이다. 그리고는 포항 풀백 김용환의 왼발에 맞은 공이 인천 골문 안으로 굴러들어갔지만 이번에는 오프 사이드가 선언됐다. 포항으로서는 전반전 완델손의 골대 불운에 이어 후반전 김승대의 페널티킥 골대 불운까지 겹치는 날이었기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수밖에 없었다.

포항 김용환, 친정 팀 인천 유나이티드 울리다

후반전 추가 시간 5분이 공지된 뒤에도 양팀은 극장 골을 터뜨리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내달렸다. 그 덕분에 정말로 믿기 힘든 극장 결승골이 추가 시간 2분에 터져나왔다. 홈 팀이 아닌 어웨이 팀 포항 스틸러스의 뜨거운 결승골이었다.
 
 90+2분, 포항 스틸러스 풀백 김용환의 왼발 슛이 왼쪽 기둥에 맞으며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순간

90+2분, 포항 스틸러스 풀백 김용환의 왼발 슛이 왼쪽 기둥에 맞으며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순간ⓒ 심재철

 
전반전 골대 불운을 겪은 포항 왼쪽 미드필더 완델손이 왼쪽 측면에서 날카롭게 크로스한 공을 3분 전에 교체로 들어온 김도형이 몸을 날리며 헤더 골을 노렸다. 하지만 김도형의 머리에 맞은 공이 또 한 번 오른쪽 기둥을 때리고 나왔다. 한 게임 골대 불운이 이렇게 겹치기도 쉽지 않은 운명이었다.

그러나 그 불운을 모두 날려버린 마지막 순간이 오른쪽 풀백 김용환에게 찾아왔다. 김도형의 헤더 슛이 오른쪽 기둥에 맞고 나오는 것을 오른쪽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용환이 왼발 발리슛으로 꽂아넣은 것이다. 그의 왼발 끝을 떠난 공이 이번에는 왼쪽 기둥에 맞고 들어갔으니 네 번째는 성공한 셈이다.

더구나 김용환은 지난 시즌까지 인천 유나이티드의 갈색 탄환으로 불리는 빠른 플레이어였기에 더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 없었다.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활짝 웃기는 했지만 친정 팀을 존중하기 위해 과한 세리머니를 펼치지는 않았다.

옛 동료의 극장골에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또 한 번 무너져내렸다. 이번 시즌은 유독 옛 동료에게 골을 내주며 패한 경기가 많다. 3월 16일 상주 상무와의 어웨이 게임에서도 군대 보낸 골잡이 박용지에게 결승골을 얻어맞으며 0-2로 패했고. 4월 6일 전주성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어웨이 게임에서도 문선민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2로 졌다. 

지난 달 14일 울산 현대와 만난 홈 게임도 인천 유나이티드가 0-3으로 완패했는데 그 중 2골을 옛 동료 김인성이 넣은 것이다. 이번에 김용환에게 얻어맞은 결승골까지 모두 4게임이나 된다.

침통한 인천 유나이티드로서는 이와 관련하여 378일 전 기억을 또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2018년 4월 2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경남 FC와의 2018 K리그 원 10라운드 홈 게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는 89분에 2-3 펠레 스코어 극장골을 얻어맞으며 패했는데, 그 짜릿한 결승골 주인공이 인천 유나이티드가 오래 전 방출했던 수비수 박지수였다. (관련 기사: '날 방출했던 팀을 상대로...' 박지수의 기적 같은 결승골)

마침 이 게임에도 당시 경남 FC 박지수(현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비슷한 사연이 있는 공격수가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고 첫 선발 멤버로 활약했다. 2011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최용우가 그 주인공이다.

개명 전 최수빈이라는 이름으로 인천 유나이티드 FC에 입단했지만 부상에 시달리다가 한 게임도 못 뛰고 밀려나면서 태국과 일본을 옮겨다녔고, K3리그 포천시민축구단과 경주시민축구단에서 골잡이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그리고 군 문제를 해결한 뒤 지난 달부터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고 뛴다.

포항의 최용우도 지난 해 경남 FC 박지수가 그랬던 것처럼 옛 친정 팀을 상대로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기도 했다. 51분에 이 게임 결승골 주인공 김용환이 오른쪽 측면에서 낮게 찔러준 크로스를 받아서 오른발 발리슛을 날렸는데 그만 인천 유나이티드 골키퍼 정산이 놀라운 순발력으로 막아낸 것이다.

이는 매 시즌이 끝나고 난 뒤 주요 선수들을 다른 구단으로 보내는 일이 많았던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감당해야 할 운명이기도 하다.

2019 K리그 원 11라운드 결과(11일 오후 5시 인천 축구전용경기장)

★ 인천 유나이티드 FC 0-1 포항 스틸러스 [득점 : 김용환(90+2분,도움-김도형)]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
FW : 무고사
AMF : 콩푸엉, 문창진(68분↔최범경), 남준재(73분↔이준석)
DMF : 박세직(84분↔이정빈), 임은수
DF : 김진야, 부노자, 김정호, 정동윤
GK : 정산

포항 스틸러스 선수들
FW : 김승대, 최용우(57분↔하승운)
MF : 완델손, 이수빈(90+7분↔배슬기), 정재용, 이진현(89분↔김도형)
DF : 이상기, 전민광, 하창래, 김용환
GK : 류원우

◇ 주요 기록 비교
점유율 : 인천 유나이티드 FC 55%, 포항 스틸러스 45%
유효 슛 : 인천 유나이티드 FC 5개, 포항 스틸러스 8개
슛 : 인천 유나이티드 FC 13개, 포항 스틸러스 14개
코너킥 : 인천 유나이티드 FC 6개, 포항 스틸러스 5개
프리킥 : 인천 유나이티드 FC 8개, 포항 스틸러스 16개
오프 사이드 : 인천 유나이티드 FC 1개, 포항 스틸러스 2개
파울 : 인천 유나이티드 FC 7개, 포항 스틸러스 15개
경고 : 인천 유나이티드 FC 0, 포항 스틸러스 4장(이상기, 하창래, 이상기, 완델손)
퇴장 : 인천 유나이티드 FC 1장(부노자), 포항 스틸러스 1장(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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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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