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끼고 사는 여자, '이끼녀' 리뷰입니다. 바쁜 일상 속, 이어폰을 끼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여백이 생깁니다. 이 글들이 당신에게 짧은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편집자말]
방탄소년단 '작은 것들을 위한 시'

▲ 방탄소년단'작은 것들을 위한 시'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는 오직 한 사람을 위한 노래다. 온 인류처럼 큰 것이 아닌 오직 '너'라는 한 사람, 작은 것을 위한 노래다. 하지만 가사를 끝까지 들어보면 작은 것이 결코 작지 않다는 걸 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노래는 한 사람을 제대로 사랑하는 것이 더 큰 사랑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다 말하지 너무 작던 내가 영웅이 된 거라고 (Oh nah)/ 난 말하지 운명 따윈 처음부터 내 게 아니었다고 (Oh nah)/ 세계의 평화 (No way)/ 거대한 질서 (No way)/ 그저 널 지킬 거야 난/ (Boy with luv)"

이 가사를 보면서 이런 문구가 떠올랐다. 

"인류를 사랑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내 곁의 이웃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도스토예프스키)

러시아의 작가 도스토예프스키의 말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 관념적인 무언가가 아니라 내 옆에 존재하는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게 더 어려운 일이고 더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도 결국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진짜 사랑은 세계 평화나 거대한 질서가 아닌 그저 너 하나를 지키고자 하는 것, 곁에 있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문득 마더 테레사의 말씀도 생각났다. 

"난 오직 단 한 사람만을 사랑했을 뿐입니다. 세상의 모든 고통 받는 이들을 사랑하고 돌보려 했다면 난 4만 명을 돌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이들을 보살핀 마더 테레사가 그토록 많은 사람을, 인류를 도울 수 있었던 비결은 다른 게 아니라 오직 한 번에 단 한 사람만을 사랑했다는 점에 있다. 진정한 사랑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모든 사람을 다 돕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내 옆에 있는 그 사람 먼저 진심으로 돕는 것일 테다. 한 사람씩 사랑해서 4만 명을 돌본 마더 테레사처럼 작은 것을 위하는 게 결국 큰 것을 위하는 일이니까. 

너라는 세계로 날아가는 것
 
방탄소년단 '작은 것들을 위한 시'

▲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또한 이 노래는 타인과 나의 연결을 이야기한다. 'Love Yourself'로 나를 사랑하자고 말하던 방탄소년단이 이젠 너를 사랑하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는데, 이 또한 결국 같은 말이다. 나를 사랑하는 게 너를 사랑하는 것이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같은 맥락으로 너를 사랑하는 게 인류를 사랑하는 일이기도 하다. 한 사람은 모든 사람으로 이어져있으니까.

"툭 까놓고 말할게/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기도 했어/ 높아버린 sky, 커져버린 hall/ 때론 도망치게 해달라며 기도했어/ But 너의 상처는 나의 상처/ 깨달았을 때 나 다짐했던 걸/ 니가 준 이카루스의 날개로/ 태양이 아닌 너에게로/ Let me fly"

높아버린 sky, 커져버린 hall에서 알 수 있듯 방탄소년단의 자전적 이야기가 묻어있다. 너의 상처는 나의 상처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태양이 아닌 너에게로 날아가겠다고 다짐했단 노랫말은 결국 우리는 연결되어 있고, 너라는 세계로 날아가는 것이 태양이라는 거대한 무언가를 향해 날아가는 것보다 더 의미 있고 큰 것을 향해 날아가는 행위임을 말한다. 
  
소우주라는 단어가 이 모든 것을 간단하게 표현해줄 것이다. 작은 씨앗 하나에 온 우주가 들어있는 것처럼 너라는 한 사람에 모든 세계가 들어있고 그러니 그 한 사람을 깊이 사랑하는 것이 다른 어떤 것보다 깊고 참된 사랑일 것이다. 

얼마 전에 라디오를 듣는데, 베테랑 DJ가 새내기 DJ에게 청취자들과 진정성 있게 소통할 수 있는 법을 조언해준 게 인상적이었다. 그 방법은 이런 것이었다. 청취자들에게 말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한 사람에게 말한다고 생각하고 이야기하라고. 그러면 더 솔직하고 친근하고 진심어린 말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널 알게 된 이후 ya 내 삶은 온통 너 ya/ 사소한 게 사소하지 않게 만들어버린 너라는 별/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게 특별하지/ 너의 관심사 걸음걸이 말투와 사소한 작은 습관들까지"

사랑은 사소한 것을 사소하지 않게 만들어버린다. 아니, 처음부터 사소한 것은 사소한 것이 아니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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