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열린 < 프로듀스X101 >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아이돌 연습생들.

지난달 30일 열린 < 프로듀스X101 >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아이돌 연습생들.ⓒ 오마이뉴스

 
피라미드 꼭대기에 올라가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또 다시 시작되었다. 지난 3일 방영된 <프로듀스X101>은 <프로듀스101> 시즌1과 2, <프로듀스48>의 뒤를 엠넷의 대표 인기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 등을 성공리에 데뷔시키면서 아이돌 음악 시장의 판도를 바꾼 프로 답게 방영 이전부터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반면 매년 반복되는 아이돌 프로젝트 그룹 만들기에 대한 피로감, 이로 인한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 또한 적지 않았다.

​선발 방식 일부 변경... 아이돌계 '정시-수시 모집'?
 
 지난 3일 방영된 < 프로듀스X101 >의 한 장면.

지난 3일 방영된 < 프로듀스X101 >의 한 장면.ⓒ CJ ENM

 
3일 방송을 통해 공개된 <프로듀스X101> 선발방식은 앞선 3차례의 시즌 대비 일부 변화가 있었다. 총 11명을 선발하는 건 시즌1~2와 동일하다. 반면 최종 생방송 무대 투표를 통해 1~10위까지의 인원만 우선 선발한다. 그리고 나머지 한 자리는 방영 기간 중 수차례 진행되는 투표의 누적 결과로 뽑는, 다소 변형된 방식을 채용했다. 이는 앞선 시즌에서 방송 내내 1~2위를 다투던 김종현(시즌2), 이가은(시즌3) 같은 탈락자를 방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비춰진다.

​이렇다보니 일부에선 1-10위 선발자는 '정시', 11번째 선발자는 '수시' 모집이라는 표현을 쓰며 대학 입시에 빗대기도 한다. 또한 기존 최하위 F 등급을 넘어 합숙소에 입소할 수 없는 X등급을 신설해 해당 판정을 받게 되면 합숙소 입소를 하지 못하는 등 마치 성적 위주 현실 속 학생 지도를 방불케 했다. 

이렇다보니 인기 아이돌 그룹의 멤버를 꿈꾸는 소년들로선 <프로듀스X101>은 입시 만큼의 중요한 관문이기에 3일 방송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실력파 참가자의 부재? 4년째 반복되는 포맷
 
 지난 3일 방영된 < 프로듀스X101 >의 한 장면.

지난 3일 방영된 < 프로듀스X101 >의 한 장면.ⓒ CJ ENM

 
​그런데 <프로듀스X101> 첫회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벌써 4번째 시즌을 맞이한 탓에 이전 시즌의 틀에서 크게 달라진 것 없는 내용이 중심을 이뤘기 때문이다.  

​기획사별 참가자들이 순차적으로 착석하고 일부 연습생들이 맨 꼭대기 1등 자리에 앉게 되면 나름의 게임으로 새 주인을 가리는 등 이미 봐왔던 형식이 그대로 이어졌다. 방송 이전부터 인지도를 지닌 연습생이 등장하면 이를 바라보는 다른 참가자들의 대화가 자막과 함께 등장하고 특히 유명 기획사 소속 연습생에 대해선 '부러움 반 질투 반'에 가까운 코멘트가 소개되는 것도 여전했다.

물론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프로그램과 몇몇 연습생의 이름이 주요 포털 실시간 인기 검색어로 속속 등장하는 등 예상된 화제몰이를 했지만 인상적인 평가를 받은 참가자를 찾기 어려웠다. 김재환, 옹성우, 사무엘 등이 빼어난 가창력 혹은 화려한 퍼포먼스로 실력파 이미지를 심어줬던 시즌2 첫 회만큼의 강렬함은 없었기 때문이다. 

송유빈, 김국현 등 기존 데뷔 경력자와 자작곡을 선보인 브랜뉴 보이즈, 어린 나이에도 인상적인 춤을 과시한 남국현 정도를 제외하면 함량 미달에 가까운 기본기 부족 연습생들이 대거 등장해 실망감을 드러낸 시청자들도 적지 않았다. 아직 심사과정에 소개되지 않은 경력자 아이돌 다수가 2회차부터 등장할 예정임을 감안하더라도 <프로듀스X101> 1회분에선 뭔가 확실한 한방을 보여주진 못했다.

'국프 대표' 이동욱의 착실한 사전 준비​
 
 지난 3일 방영된 < 프로듀스X101 >의 한 장면. 새 국민프로듀서 대표로 배우 이동욱이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 3일 방영된 < 프로듀스X101 >의 한 장면. 새 국민프로듀서 대표로 배우 이동욱이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CJ ENM

 
참가 연습생 못잖게 <프로듀스X101>의 관심을 받은 이는 바로 국민 프로듀서 대표를 맡은 배우 이동욱이다. 앞선 시즌에선 여자그룹 vs 남성 MC, 남자그룹 vs 여성MC 식의 배치가 이뤄졌지만 이번엔 남자 배우에게 역할을 맡겨 변화를 도모했다. 이동욱이 과연 아이돌 예능과 합이 잘 맞을까 의구심이 들긴 했지만 첫 방영분에서 그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준다.   

연습생 첫 심사에선 전문 트레이너 못지않은 예리한 시선으로 참가자들에 대한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고 평가하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앞선 시즌 때의 몇몇 상황도 직접 언급할 정도로 이 프로에 대한 철저한 사전 학습이 이뤄진 상태에서 방송에 참가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그냥 이동욱 형(오빠)가 센터 해요"라는 농담반 진담반 댓글이 쏟아질 만큼 수려한 외모의 인기 스타라는 점은 프로그램의 초반 화제몰이에도 큰 몫을 차지했다. 과거 SBS <강심장>에서 안정적인 진행 솜씨를 발휘했던 만큼 향후 진행될 순위 발표식 및 생방송 무대에도 충분히 기대감을 갖고 지켜봐도 좋을 것이다.

'PD픽'은 없다지만... '분량 몰아주기' 근절될까​  
 
 지난 3일 방영된 < 프로듀스X101 >의 한 장면.  방송 말미 공개된 중간 순위에선 김민규 연습생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3일 방영된 < 프로듀스X101 >의 한 장면. 방송 말미 공개된 중간 순위에선 김민규 연습생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CJ ENM

 
지난달 30일 진행된 <프로듀스X101> 제작발표회에서 제작을 담당한 안준영 PD는 "PD픽 논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편집하겠다고"며 각오를 피력한 바 있다. 이 약속(?)은 과연 어느 정도 지켜졌을까?   

​방송 특성상 눈에 띠는 연습생들의 방송 분량이 많은 건 필연적이긴 하지만 지난 시즌을 지켜본 시청자들의 눈에는 그 기준이 불분명하게 느껴지는 일이 빈번했다. 이렇다 보니 특정 기획사 몰아주기 같은 잡음이 뒤따르기도 한다. <프로듀스X101> 첫회에선 태권도 선수 출신 김요한, 각종 드라마 주조연으로 친숙한 배우 박선호 등이 제법 많은 비중을 두고 얼굴을 비추는 데 성공했다.   

운동을 그만두고 연습생 생활을 한 지 얼마 안되는 김요한은 부족한 기량이었지만 열성을 다한 무대로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춤과 노래 모두 아직 아쉬웠음에도 불구하고 가능성 하나로만 A 등급을 받다 보니 일부 참가자 및 시청자들의 의야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국내 참가자 대비 부족한 기량을 드러냈던 미야와키 사쿠라에게 과감히 A등급을 부여했던 선택을 연상케했다.

​올해부턴 중간 투표 누적 결과로도 1명의 연습생을 최종 멤버로 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참가자들의 방송 분량 확보가 중요하다. '시청자의 눈' vs '제작진의 선택' 간극이 벌어질수록 각종 잡음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과연 'PD픽', '악마의 편집' 등 각종 논란이 이번엔 사라질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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