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팍(대구 FC 홈구장 애칭)의 '대박 행진'은 요일과 무관했다. 어린이날 사흘 연휴를 코앞에 둔 변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9120명이라는 놀라운 관중들이 봄날 밤 축구를 만끽했다. 당연히 올해 주중 게임 최고 관중 숫자를 찍은 것이다.
 
 2019년 5월 3일 DGB 대구은행파크(포레스트 아레나)에서 열린 K리그1 대구 FC와 상주 상무의 경기. 이날 9120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2019년 5월 3일 DGB 대구은행파크(포레스트 아레나)에서 열린 K리그1 대구 FC와 상주 상무의 경기. 이날 9120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종전 최고 기록은 3월 29일 울산에서 열린 '울산 현대 2-1 제주 유나이티드' 게임에 들어온 6052명이었다. 4월 26일 포항에서 열린 금요일 두 번째 게임까지 합산한 금요일 평균 관중수가 4632명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대구의 축구 열기가 얼마나 대단한가를 알 수가 있다. 4월 2일 화요일 열린 두 게임 평균 관중수는 3175명이었고, 그 다음 날인 4월 3일 수요일 네 게임 평균 관중수는 4832명이었다.

안드레 감독이 이끌고 있는 대구 FC가 3일 오후 7시 30분 DGB 대구은행 파크에서 벌어진 2019 K리그 원 10라운드 상주 상무와의 홈 게임에서 대구 아이돌로 불리는 미드필더 정승원의 짜릿한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겨 리그 순위 3위(19점, 5승 4무 1패 15득점 5실점)까지 치고 올라왔다. 
 
 2019년 5월 3일 DGB 대구은행파크(포레스트 아레나)에서 열린 K리그1 대구 FC와 상주 상무의 경기. 대구의 정승원이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2019년 5월 3일 DGB 대구은행파크(포레스트 아레나)에서 열린 K리그1 대구 FC와 상주 상무의 경기. 대구의 정승원이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약간 주춤했지만 대구 FC의 정규리그 성적은 아름다운 새 구장 DGB 대구은행파크에 잘 어울릴 정도로 최고조다. 5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어웨이 게임 3-0 완승 이후 6게임 무패(4승 2무 10득점 1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 4게임 연속 무실점 기록도 골키퍼 조현우를 더욱 빛나게 한다.

유효 슛 1개로 1득점, 대구 FC의 효율성 축구

어웨이 팀 상주 상무는 작정하고 게임 템포를 느리게 잡았다. 성공 확률 낮은 공격 지역 패스를 무리하게 감행했다가는 대구 FC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빠른 역습에 분명히 당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대구 FC 선수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세징야까지 햄스트링 부상으로 못 뛰고 있는 형편이기에 더 답답해 보였다. 79분에 대구 FC의 살림꾼 미드필더 츠바사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상주 상무 골문 오른쪽 옆그물로 날아간 것이 그나마 괜찮은 공격 장면이었을 정도로 노련한 상대 선수들과의 중원 싸움이 어려웠던 것이다.
 
 2019년 5월 3일 DGB 대구은행파크(포레스트 아레나)에서 열린 K리그1 대구 FC와 상주 상무의 경기. 대구의 츠바사(오른쪽)가 상주의 안진범을 상대로 공을 경합하고 있다.

2019년 5월 3일 DGB 대구은행파크(포레스트 아레나)에서 열린 K리그1 대구 FC와 상주 상무의 경기. 대구의 츠바사(오른쪽)가 상주의 안진범을 상대로 공을 경합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오히려 상주 상무가 느린 템포로 공을 돌리다가 역습을 전개하면서 대구 FC가 먼저 골을 내줄 수도 있는 위기를 겪어야 했다. 54분, 상주 상무의 주장 김민우가 혼자서 공을 몰고 역습을 전개한 장면은 누가 봐도 어웨이 팀의 선취골이었다. 숫자로도 상주 상무의 역습 자원이 1명 많았고 왼쪽 측면으로 빠져나가는 송시우에게 전진 패스 하나면 끝이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김민우의 마지막 전진 패스가 너무 길어 골키퍼 조현우 앞으로 굴러가고 말았다. 대구 FC의 9120명 홈팬들이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없는 아찔한 장면이었던 것이다.

상주 상무의 느린 템포에 휘말린 상태로 싱겁게 게임이 끝나는 줄 알았지만 84분에 놀라운 결승골이 나왔다. 대구 FC 골잡이 에드가가 머리로 넘겨준 공을 향해 대구 아이돌 정승원이 빠르게 달려들어가 오른발 슛을 성공시킨 것이다. 상주 상무 수비수들이 만든 오프 사이드 함정을 간발의 차이로 허물어버린 순간이었기 때문에 더 짜릿했다. 9120명 홈팬들의 금요일 밤을 책임지는 박진감이 넘치고도 남았다. 이 게임 대구 FC 선수들이 남긴 유일한 유효 슛이 바로 결승골이 된 것이기에 느린 템포의 상주 상무를 상대로 '효율성 축구'를 한 수 가르쳐준 셈이다.
 
 2019년 5월 3일 DGB 대구은행파크(포레스트 아레나)에서 열린 K리그1 대구 FC와 상주 상무의 경기. 대구의 조현우 등 선수들이 승리 후 관중에 인사하고 있다.

2019년 5월 3일 DGB 대구은행파크(포레스트 아레나)에서 열린 K리그1 대구 FC와 상주 상무의 경기. 대구의 조현우 등 선수들이 승리 후 관중에 인사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제 대구 FC는 8일(수) 오후 7시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홈 게임을 치른 뒤 11일(토) 오후 7시 FC 서울과의 K리그 원 11라운드 어웨이 게임을 위해 서둘러 나서야 한다. 반면에 상주 상무는 대구 FC보다 하루 먼저인 10일(금) 오후 7시 성남 FC와의 홈 게임을 뛴다.

2019 K리그 원 10라운드 결과(3일 오후 7시 30분, DGB 대구은행파크)

대구 FC 1-0 상주 상무 [득점 : 정승원(84분,도움-에드가)]

대구 FC 선수들
FW : 김대원(76분↔정치인), 에드가
MF : 강윤구(61분↔김준엽), 황순민, 츠바사(87분↔한희훈), 정승원, 장성원
DF : 박병현, 홍정운, 정태욱
GK : 조현우

상주 상무 선수들
FW : 박용지(87분↔신창무), 송시우
MF : 김민우, 윤빛가람, 이규성, 안진범(71분↔한석종)
DF : 백동규(67분↔이민기), 김경재, 권완규, 마상훈
GK : 윤보상

◇ 주요 기록 비교
점유율 : 대구 FC 41%, 상주 상무 59%
유효 슛 : 대구 FC 1개, 상주 상무 2개
슛 : 대구 FC 6개, 상주 상무 9개
코너킥 : 대구 FC 2개, 상주 상무 5개
프리킥 : 대구 FC 24개, 상주 상무 12개
오프 사이드 : 대구 FC 2개, 상주 상무 0개
파울 : 대구 FC 22개, 상주 상무 12개
경고 : 대구 FC 1장(에드가), 상주 상무 1장(권완규)

◇ 2019 K리그 1 현재 순위
1 전북 현대 20점 6승 2무 1패 18득점 6실점 +12
2 울산 현대 20점 6승 2무 1패 13득점 5실점 +8
3 대구 FC 19점 5승 4무 1패 15득점 5실점 +10
4 FC 서울 17점 5승 2무 2패 11득점 6실점 +5
5 상주 상무 14점 4승 2무 4패 10득점 11실점 -1
6 성남 FC 12점 3승 3무 3패 9득점 8실점 +1
7 강원 FC 10점 3승 1무 5패 8득점 12실점 -4
8 포항 스틸러스 10점 3승 1무 5패 8득점 13실점 -5
9 경남 FC 9점 2승 3무 4패 14득점 19실점 -5
10 수원 블루윙즈 9점 2승 3무 4패 10득점 13실점 -3
11 인천 유나이티드 FC 6점 1승 3무 5패 4득점 15실점 -11
12 제주 유나이티드 4점 4무 5패 8득점 15실점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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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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