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드라마 <이몽>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배우 임주환, 남규리, 윤상호 감독, 이요원, 유지태.

MBC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드라마 <이몽>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배우 임주환, 남규리, 윤상호 감독, 이요원, 유지태. ⓒ MBC

 
"<이몽>은 김원봉의 일대기를 다룬 이야기가 아니다."
"<이몽>의 김원봉과 실존 인물 김원봉은 완벽하게 다른 인물이다." 


2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 특별기획 드라마 <이몽> 제작발표회에서 나온 말들이다. <이몽>은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드라마로, 이념 논쟁으로 오랜 시간 조명받지 못했던 독립운동가, 의열단장 약산 김원봉의 이야기를 정면으로 다룬 드라마다. 

약산 김원봉은 해방 후 월북했다는 이유로 오랜 기간 그 공적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독립운동가다. 영화 <암살> <밀정> 등에 등장하기는 했지만,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다룬 작품은 <이몽>이 처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김원봉을 영웅으로 그리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대한 도전'이라면서 <이몽>의 방송 철회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이런 논란을 언급한 질문이 많았고, 그때마다 윤상호 감독과 배우들은 <이몽>이 팩트와 픽션이 결합된 '팩션' 드라마라는 점을 강조했다. 유지태는 "'김원봉'이라는 이름과 의열단장이라는 설정만 가져왔을 뿐, 실존 인물과 완벽하게 다르다"고 했고, 윤상호 감독은 "김원봉의 일대기를 다룬 이야기가 아니다. 드라마 속 김원봉이라는 인물을 통해 많은 독립운동가를 투영시켰다"고 선을 그었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드라마에 대한 논란을 의식한 답변이었다. 
 
 MBC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드라마 <이몽>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유지태.

MBC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드라마 <이몽>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유지태. ⓒ MBC


하지만 지난한 이념 논쟁 탓에 긴 시간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역사적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담으면서, 논란을 의식한 '선 긋기' 대답은 아쉬움이 남는다. 김원봉이 월북했다고는 하나, 드라마가 그리고 있는 1930년대의 김원봉은 일제가 가장 두려워했던, 항일 무장 투쟁의 선봉장이자 구심점이었다. 정치적 논란을 감안하고 200억 거대 자본을 들여 '김원봉 드라마'를 만들기로 한 이상, 그 결정에 대한 확고한 대답을 보여주어도 좋지 않았을까? 김원봉의 삶에 드라마적 상상력을 덧댄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김원봉'과 '의열단'이라는 이름을 가져온 이상, 많은 시청자들이 <이몽>을 통해 김원봉이라는 인물을 이해하게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이들의 숨은 진심은 다른 답변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윤상호 감독은 "드라마를 창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어떤 부분에서 감동을 주는 인물들이 있다. 독립운동 단체들이 와해돼 분열되던 시기에, 의열단을 만들어 일제를 두렵게 만들었던 분. 그런 매력적인 인물을 차용하면서 그 분이 가졌던 열정을 드라마에 녹여넣고 싶었다"고 했다.
 
 MBC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드라마 <이몽>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윤상호 감독.

MBC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드라마 <이몽>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윤상호 감독. ⓒ MBC

 
윤상호 감독은 "'김원봉'과 '의열단'은 국민 여러분들이 정말 알아야 하는, 중량감과 무게감을 잊지 말아야 할 단체"라면서, "허구가 섞여 있을지라도 가슴으로 무언가 전달되는 감정이 있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이런 당초의 제작 의도와 스토리는 배우들을 매료시킨 요인이기도 했다. 배우들은 모두 "이렇게 의미있고 뜻깊은 작품에 참여하게 돼 영광"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김원봉 역의 유지태는 "'대한독립'이라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가슴이 뜨거워지고 피가 끓는 기분을 느꼈다. 시청자분들에게도 이런 감동이 전달되길 바란다"고 했다. 

드라마에는 김원봉 외에도 일본인 가정에 입양된 조선인 의사 이영진(이요원 분)과, 조선총독부 소속 일본인 검사로 영진을 좋아하게 되는 후쿠다(임주환 분), 경성구락부 재즈싱어로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미카(남규리 분) 등이 등장한다. 이들은 격변의 시대에 살고 있는 인물들을 연기하며 당시의 시대상을 더 풍성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MBC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드라마 <이몽>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이요원.

MBC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드라마 <이몽>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이요원. ⓒ MBC

 
이요원은 자신의 캐릭터를 "일본인 가정에 입양돼 일본인이라고 생각하며 자랐지만, 어떤 계기와 고민들로 인해 본인의 뜻을 향해가는 캐릭터"라고 소개하면서 "일제 강점기를 다룬 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있었지만, <이몽>은 역사에 관심이 없거나 잘 몰랐던 사람들도 역사에 다가갈 수 있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임주환은 "극 중 일본인 역할이지만, 이런 의미 있는 작품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면서 "배우라면 누구나 욕심나는 내용일 것이다. 이런 이야기에 참여할 수 있어 영광이었고, 이런 일본인도 있었구나 생각해주시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남규리는 "<이몽>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디테일하게 선조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그리고 있기 때문에 휴머니즘과 함께 가슴이 뜨거워지는 드라마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연기한 미카 역에 대해서는 "굉장히 기발하고 오묘한 매력이 있는 친구"라면서 "연기하는 내내 감독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촬영했다. 팔색조 같은 매력이 있는 캐릭터니까 조금은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MBC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드라마 <이몽>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임주환과 남규리.

MBC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드라마 <이몽>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임주환과 남규리. ⓒ MBC

 
윤상호 감독은 <이몽>의 재미 포인트로 "사이다 같은 매력"을 꼽았다. "답답함보다는 청량감 있는 쾌감이 큰 작품"이라는 것이다. 윤 감독은 "김원봉은 뜨거운 심장을 가진 인물로, 받은 만큼 갚는 캐릭터다. (비록 허구가 섞였지만) 이런 부분은 드라마에도 꼭 가져오고 싶었다"면서 "시청자들이 <이몽>을 통해 '김원봉'이라는 이름과 '의열단'을 다시 한 번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극 중 이영진은 무장투쟁하는 김원봉을 보며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지?', '그렇게 안 해도 방법이 있을 텐데'라고 생각한다. 결국 <이몽>은 뜨거운 심장을 가진 김원봉과, 차가운 이성을 가진 이영진이 손을 잡는 이야기다. 시청자분들도 우리 드라마를 통해 손 잡는 방법을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MBC 특별기획드라마 <이몽>은 5월 4일 토요일 오후 9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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