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또 한 번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바꾸는 큰 일을 해냈다. 

2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아레나에서 열린 2019 빌보드 뮤직 어워드(이하 2019 BBMA)에서 방탄소년단은 '톱 소셜 아티스트상' 부분, '톱 듀오/그룹상' 등 총 2개의 트로피를 차지했다. 한국 가수의 BBMA 2관왕은 사상 최초이며 특히 본상(톱 듀오/그룹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가수 최초 BBMA 본상 수상
 
 2019 빌보드 뮤직어워드 시상식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2019 빌보드 뮤직어워드 시상식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1990년부터 열린 BBMA는 그래미, 아메리칸뮤직어워드(AMA)와 더불어 미국 팝음악계를 대표하는 시상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아카데미상(영화)처럼 작품성 중심의 보수성이 강한 그래미와 달리 BBMA는 자사가 매주 집계하는 빌보드 각종 인기 순위 성적을 토대로 주요 부문 후보 및 수상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철저히 대중성을 내세운다는 특징을 지녔다.

지난 2013년 싸이가 후보로 처음 이름을 올린 BBMA에서 방탄소년단은 올해 포함 3년 연속 톱 소셜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하며 이 상과 인연을 맺었다. 1년 간의 음반 판매량, 스트리밍, 소셜 데이터 지수, 글로벌 팬 투표를 합산해 최종 수상자를 선정하는데 SNS 상의 화제성을 파악하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 올해엔 '톱 듀오/그룹' 부문까지 수상하면서 확실한 대세 스타임을 증명해냈다. 이 분야는 지난 1998년부터 신설된 부문으로 그래미로 치면 '팝 그룹상' 정도에 해당되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2000년대 후반 시상 부문 통폐합으로 인해 잠시 중단되었다가 2011년 부활한 이래 원디렉션(3회), 이매진 드래곤스(2회) 등이 수상의 기쁨을 누린바 있다. 그동안 U2, 본 조비, 콜드플레이, 마룬5 등 쟁쟁한 밴드들이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도 상을 받지 못할 만큼 이 부분의 경쟁은 매년 치열했다. 올해도 이매진 드래곤스, 마룬5, 패닉 앳 더 디스코 등 팝 음악팬들에게 친숙한 그룹들이 각축을 벌였다.

​멤버들을 대표해 RM은 "지금 이 자리에 훌륭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라고 겸손을 표시하며 "6년 전 우리와 지금의 우리는 같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다. 앞으로도 우리와 함깨 꿈꾸어 달라"며 팬들(ARMY)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팝 음악계의 중심에 당당히 입성​
 
 2019 빌보드 뮤직어워드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인기 힙합 음악인 드레이크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BTS 공식 트위터)

2019 빌보드 뮤직어워드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인기 힙합 음악인 드레이크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BTS 공식 트위터)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동안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앨범 200'에서 연속으로 정상 등극, '빌보드 Hot 100 싱글 차트 Top 10 진입' 등 과거 상상도 못했던 일들을 현실로 만들면서 한국 음악인의 자존심을 높여준 바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BBMA 수상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특별상 성격이 강했던 톱 소셜 부문을 넘어 본상(톱 듀오/그룹) 수상에 성공했다는 것은 이제 방탄소년단이 미국 팝 음악계의 중심에 확실하게 자리 잡았음을 당당히 증명해준 대사건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백스트리트 보이즈, 원디렉션 등의 뒤를 이어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것은 '새로운 시대의 보이그룹'으로 미국 주류 음악계도 인정했다는 인증서나 다름 없는 것이다.

​영어 혹은 스페인어도 아닌 한국어 음반과 노래로 미국 최고 권위의 인기 순위 상위권을 점령하고 시상식의 주인공으로 서게 된 것은 팝 음악계의 변방 국가 음악인들에게 "할 수 있다"라는 희망을 심어주기도 했다. 

불과 6년 전만 해도 볼품 없는 지역 행사에 출연하고 손바닥만한 소극장 무대 공연에도 행복감을 느끼던 소년들은 이제 세계 음악팬들이 주목하는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꿈의 무대에 주인공으로 당당히 입성한 방탄소년단의 쾌거에 박수를 보낸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방탄소년단 BTS 빌보드뮤직어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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