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 중 직선구간에서는 최고시속 260km까지 달리기도 하고, 특히 코너를 돌 때는 몸과 바닥이 닿을 것만 같은 상황이 생기는데, 저도 사람인지라 겁이 나요. 하지만 좋은 성적을 내려면 두려움을 이겨내야죠! 이 구간을 지나 1등으로 결승점을 통과할 때,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지난 13일과 14일 2019 코리아 로드레이스 챔피언십 첫 경기(KRRC ROUND 1 RACE)가 전남 영암에 위치한 코리아 상설서킷에서 열렸다. 이 대회에서 당진의 박효상 선수(원당동·34)가 1위를 차지하는 영예를 얻었다. 비가 내리던 궂은 날씨 속에서도 박 선수는 랩(LAP) 타임을 줄여나가며 첫 번째 주자로 결승점에 골인했다.

이번 대회는 예선과 결승으로 나눠 이틀 간 진행됐다. 첫날에는 25분 간 선수들이 서킷을 주행해 랩 타임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고, 다음날 열릴 결선에서 유리한 그리드(자리)를 선정하는 경기가 이뤄졌다. 빠른 스타트가 중요하기 때문에 예선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특히 박 선수는 지난해 총 6회 경기 누적 2위에 올라 동호인들과 동료들의 기대와 관심이 컸다. 하지만 박 선수는 예선에서 바이크의 문제로 8위에 올라 불리한 조건 속에서 결승에 참여하게 됐다.

예선전을 치른 뒤 결승에 선 박 선수는 이를 악물었다. 스타트부터 빠르게 치고 나간 그는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2~3위 자리를 선점했으며, 3바퀴 때부터 선두로 레이스를 이끌었다. 그리고 8바퀴 째에는 마지막 선수와 한 바퀴 차이를 낼 정도로 앞서 나갔다. 그는 같은 팀인 윤레이싱 소속의 노정길 선수와 1·2위 박빙을 이루다, 막판에 노 선수와 차이를 벌리며 22명의 선수 중에서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매년 6번의 경기가 열려요. 올해 첫 경기에서 1위를 했으니 남은 다섯 경기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서 올해 시즌 누적 1위를 달성하고 싶습니다.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효상 선수

박효상 선수ⓒ 김예나

 
탑동초·호서중·당진정보고를 졸업한 박 선수는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통학용으로 작은 스쿠터를 장만했다. 그게 오토바이와의 첫 만남이었다. 이후 군 복무를 마치고, 서울과 당진을 오가며 사업을 했던 그는 고향 지인들을 통해 지난 2012년 경 오토바이 판매·정비업체인 렉스코리아 당진점(대표 김태우)을 알게 됐다.

호기심에 이끌려 2014년부터 태백 레이싱경기장에서 본격적으로 레이싱 연습에 돌입한 박 선수는 "어느 순간 바이크에 깊게 빠져 레이싱대회까지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1년 간 레이싱대회를 준비한 그는 드디어 첫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첫 경기 현장이 아직도 생생하다는 그는 "처음 레이싱에 출전했던 날, 비가 내렸다"며 "좋은 성적은 내진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달렸다"고 회상했다. 이어 "조항대·송규환 선수 등 기록이 좋은 선수들을 보면서 '넘사벽(넘지 못할 사차원의 벽)'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나도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연습에 더욱 매진했다"고 전했다.

김태우 렉스코리아 당진점 대표는 "렉스코리아 레이싱팀의 팀장을 맡았던 박 선수의 경우, 당진에서 선수 양성이 어려워 서울의 윤레이싱 팀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며 "나날이 기량이 좋아져, 이번 대회 생중계 당시 '박효상'이라는 이름이 많이 나와 신기하면서 기특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선수로 하여금 당진을 알리고, 건전한 모터바이크 문화도 널리 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진환 렉스코리아 영업실장은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레이싱 선수로도 활약하고 있는 박효상 선수가 존경스럽다"면서 "박 선수가 레이싱 선수로 활동했을 초기에 '넘사벽'이었다던 선수들이 있었듯, 지금 나에겐 박 선수가 '넘사벽'"이라고 전했다.

후원 없어 포기해야 하는 선수들

한편 모터바이크 레이싱 선수의 경우 후원을 받기가 어려워, 자금난으로 중간에 선수생활을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 박 선수와 함께 활동했던 다수의 선수들도 같은 이유로 선수생활을 접었다. 박효상 선수 또한 어머니가 운영하던 중식당을 인수해 운영하면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홀로 남아 선수생활을 한다는 것이 외로울 때가 있다"며 "경제적인 문제로 선수생활을 포기하는 동료들을 보면서 내가 더 열심히 해서 모터바이크 문화를 발전시켜나가야 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에서도 많은 분들이 관심 갖고 선수들을 지원하고 격려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레이싱은 마치 우리의 인생과 같다고 생각해요. 살아가면서 희로애락을 느끼듯, 레이싱 과정에도 희로애락이 있죠. 경쟁사회 속에서도 즐겁게 살아가는 것, 레이싱과 똑같아요. 앞으로도 레이싱을 즐기듯 인생 또한 즐기면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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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당진시대 김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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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당진시대 기자 김예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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