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나우도 '자카레' 소우자(39·브라질)가 또다시 중요한 길목에서 미끄러졌다.

28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선라이즈 BB&T 센터서 있었던 'UFC on ESPN 3' 대회에서 '자카레' 소우자가 '더 조커' 잭 허만슨(30·스웨덴)에게 판정으로 무너졌다. 강력한 주짓수 실력과 준수한 타격을 앞세워 수많은 강자를 집어삼켰던 백전노장이 젊은 다크호스의 이빨에 물리고 말았다.

이번 패배에 대해서는 소우자 본인은 물론 팬들조차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는 분위기다. 충분한 기량과 성적을 갖추고도 늘 타이틀 전선과는 인연이 없었던 터인지라 아쉬움의 목소리가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다. 당초 소우자는 허만슨과의 대결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3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던 허만슨이지만 이름값이 높지 않아 승리 시 얻게 되는 혜택이 적었다.

'이기면 본전, 지면 낭패'인 경기였다. 주최 측은 소우자에게 허만슨과의 경기에서 승리할 될 경우 타이틀 도전 경기의 기회를 준다고 설득했다. 결국 그는 허만슨과의 경기를 수락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다크호스에게 발목이 잡혀버렸다. 소우자의 적지 않은 나이를 고려했을 때 향후 행보조차 불투명해졌다.

반면 '신의 병사' 요엘 로메로(42·쿠바)의 대체 선수로 들어와 대어를 낚은 허만슨은 순식간에 이름을 알린 것은 물론 큰 폭의 랭킹 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어떤 누군가의 슬픔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쁨이 되기도 한다. 승부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어쩔 수 없는 서바이벌 방식의 일상이다.
 
 
 호나우도 '자카레' 소우자(사진 왼쪽)와 ‘더 조커(The Joker)’ 잭 허만슨

호나우도 '자카레' 소우자(사진 왼쪽)와 ‘더 조커(The Joker)’ 잭 허만슨ⓒ UFC

 
준비 잘된 허만슨, 중요한 길목에서 소우자 울렸다
 
1라운드가 시작되자 허만슨은 경쾌하게 스텝을 밟으며 로우킥과 미들킥을 차는 등 스탠딩에서의 아웃 파이팅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려는 모습이었다. 소우자는 묵묵하게 전진스텝을 밟다가 허만슨이 들어오는 타이밍에서 받아치기를 노렸다. 무리해서 따라다니기보다는 타격전이든 클린치 싸움이든 자신의 경기 거리를 만들어가려는 모습이었다.

허만슨의 에너지는 넘쳐흘렀다. 압박해 들어오는 소우자에게 속사포 같은 5연타 펀치를 꽂으며 그의 다리가 풀리게 만들었다. 매우 좋은 타이밍에 물 흐르듯 들어가는 기관총 같은 연타는 산전수전 다 겪은 소우자마저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그 과정에서 초크공격까지 시도하며 소우자를 상대로 사상 처음 서브미션 승리를 가져가는 듯했다. 하지만 상대는 주짓수 장인 소우자였다. 아무리 불리한 포지션을 빼앗겼다 해도 그가 서브미션으로 패배를 당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를 입증하듯 그립이 제대로 깊숙이 들어간 상태임에도 끝내 불리한 포지션에서 빠져나갔다. 어지간한 선수 같았으면 경기를 내줬을 공산이 큰 상황이었다.

2라운드에서 허만슨의 기세가 여전했다. 그는 특유의 핸드스피드를 앞세워 소우자가 자신을 한번 타격할 동안 2~3번 이상의 타격을 상대에게 퍼부었다. 그는 테이크다운까지 성공시키며 상위포지션을 빼앗았다. 경기 전 호언장담한데로 허만슨은 소우자와의 그라운드 싸움이 두렵지 않았다. 소우자는 허만슨을 꼭 붙들어놓은 채 가드 포지션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려고 했다. 이에 허만슨은 파운딩 자체도 짧게 치는 등 상위 포지션 유지에 신경을 쓰는 방식으로 차근차근 점수를 가져갔다.

3라운드에서 허만슨의 기동성 있는 플레이는 여전했으나 소우자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잔타를 허용하더라도 거리를 좁혀가며 반격은 멈추지 않았다. 안면 가드를 탄탄하게 한 허만슨의 바디 쪽으로 소우자의 정타가 계속 들어갔다. 아무리 젊은 허만슨이라도 바디샷을 계속 맞다보면 데미지가 쌓일 수밖에 없었다. 소우자는 허만슨의 계속된 테이크다운 시도도 잘 막아냈다.

4라운드에서 허만슨은 가속 기어를 올렸다. 날렵한 움직임으로 한 스텝 앞으로 밟고 들어가며 라이트 어퍼컷에 훅 연타까지 힘 있는 펀치를 연달아 맞췄다. 소우자 역시 물러서지 않고 받아치기를 통해 맞불을 놓았다. 이번 라운드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소우자의 테이크다운 시도가 전혀 없었다는 부분이다.

그라운드에 대한 압박을 주며 전 방위로 허만슨을 흔드는 소우자의 플레이가 아쉬웠다. 이날의 소우자는 흡사 전문 스트라이커 같았다. 그래플링 실력은 테이크다운 방어나 하위포지션에서의 방어용으로만 썼다. 주짓수가 주 무기인 호우자가 그라운드 플레이로 허만슨에게 부담을 주지 못한 것은 분명 아쉬운 대목이었다.

5라운드 초반 양선수는 테이크다운을 주고받는 듯했으나 이내 다시금 타격전 양상으로 경기가 흘러갔다. 점수에서 밀리고 있던 소우자 입장에서는 반전이 필요했다. 소우자는 전진 압박을 펼치며 허만슨의 바디를 집중 공략했다. 연이은 정타에 허만스도 큰 충격을 받은 듯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마지막 일방 역전이 펼쳐지나 싶었다. 하지만 종료 20초 정도를 남겨놓은 상태에서 허만슨이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고 사실상 경기는 거기서 끝났다.

결과는 허먼스의 판정승으로 마무리 지어졌다. 소우자로서는 3라운드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재미를 본 바디 공격을 4라운드, 5라운드 초반에 적극적으로 시도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패기 있는 젊은 복병을 맞아 전략싸움에서도 패하며 큰 기회를 또다시 날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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