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또다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꺾었다. 이제 맨시티는 '시끄러운 이웃'이 아닌 진정한 맨체스터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다.

맨시티는 25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이하 OT)에서 열린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맨유와 경기에서 2-0의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승점 89점에 도달한 맨시티는 승점 88점의 리버풀을 밀어내고 리그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남은 3경기(번리-레스터-브라이튼)에서 전승을 거두면 맨시티는 리그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다.
 
 2019년 4월 25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 구장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경기. 맨시티의 르로이 사네(오른쪽) 선수가 득점 후 베르나르도 실바(왼쪽) 선수와 함께 환호하고 있다.

2019년 4월 25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 구장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경기. 맨시티의 르로이 사네(오른쪽) 선수가 득점 후 베르나르도 실바(왼쪽) 선수와 함께 환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반면 맨시티전을 통해 반전을 노렸던 맨유는 맨시티에 압도당하며 패배의 쓴맛을 봤다. 당장 리그 4위 진입에 비상등이 들어왔다.

이날 패배로 이제 맨유는 맨시티가 맨체스터의 주인이라는 사실에 스스로 확인 도장을 찍어줬다. 모든 면에서 이제 맨시티는 맨유를 앞지르고 있다.

OT 원정이 편해진 맨시티의 '상대전적'

라이벌 사이의 우위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상대전적'에서 최근 맨시티는 맨유를 앞선다. 모든 대회를 통들어 격돌한 지난 20경기에서 맨시티는 11승 2무 7패로 맨유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압도적인 격차는 아니지만, 알렉스 퍼거슨 감독 시절 맨유에 매번 좌절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특히 맨시티에는 지옥과 같았던 OT 원정길이 다소 편해졌다는 점이 두 팀 사이의 권력 변화를 말해준다.

맨시티는 이번 승리를 포함해 맨유 원정 경기에서 3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OT 원정에서 3연승을 기록한 것은 맨시티가 최초다. 더불어 최근 리그 8번의 OT 원정에서 6승(1무 1패)를 쓸어담은 맨시티다. 두 팀의 경기 이후 OT가 하늘색으로 물드는 일은 이제 흔하다.

공격적 맨시티와 수비적 맨유의 '경기 스타일'

두 팀 사이의 상대전적에서 드러나듯 맨시티는 꾸준히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고 있지만, 맨유는 퍼거슨 감독 은퇴 이후 이렇다 할 족적을 남기는 데 실패했다. 맨유는 상대전적과 타이틀 모두 맨시티에 뒤지기 시작했다.

더 큰 문제는 '경기 스타일'이다. 수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친 맨시티는 2016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데려오며 클럽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맨시티는 극도로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시종일관 득점을 위해 열중한다. '공격 앞으로'라는 기치 아래 무수한 패스의 연속과 정교한 슈팅으로 상대를 집어삼키는 맨시티다.

반면 퍼거슨의 퇴장 이후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는 맨유다. 언제나 다득점을 위해 노력했던 맨유의 역사는 과거가 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폴 포그바 선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폴 포그바 선수ⓒ AP/연합뉴스

 
데이비드 모예스, 루이스 반 할을 거쳐 조세 모리뉴 아래에서 맨유의 수비 축구는 절정을 맞이했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을 선임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물론 축구 철학의 옳고 그름은 없다. 다만 맨시티가 능동적인 축구를, 맨유가 수동적인 축구를 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상대를 코너에 몰아 슈팅으로 한껏 두드리는 맨유의 공격적인 축구 스타일은 이제 맨시티의 소유물이 됐다.

맨시티의 '장밋빛 미래', 맨유의 '우울한 앞날'

내일 일도 알 수 없는게 세상사 이치라고 해도 당분간 맨시티의 미래가 밝고, 맨유의 미래가 어두울 것이란 예측은 타당한 분석이다.

맨시티는 구단주 세이크 만수르의 전폭적인 지원과 천재적인 전술가 과르디올라 감독의 만남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유럽 중심으로 향하고 있다.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성적이 다소 아쉽지만, 맨시티는 유럽 축구를 선도하는 클럽으로 성장했다.
 
 2019년 3월 30일 영국 런던의 크레이븐 코티지 경기장에서 열린 EPL 풀럼과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 맨 시티의 아구에로(왼쪽에서 두 번째)가 득점 후 케빈 데 브라이너(왼쪽 첫 번째) 등 동료들과 자축하고 있다.

2019년 3월 30일 영국 런던의 크레이븐 코티지 경기장에서 열린 EPL 풀럼과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 맨 시티의 아구에로(왼쪽에서 두 번째)가 득점 후 케빈 데 브라이너(왼쪽 첫 번쨰) 등 동료들과 자축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팀의 주축이 되는 세르히오 아구에로, 다비드 실바 등이 건재한 가운데 베르나르두 실바, 르로이 사네, 라힘 스털링 등 젊은 재능들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맨시티로서는 자신들이 길러낸 필 포든마저 1군에 안착하면서 장밋빛 미래를 그리기 충분한 상황이다.

반대로 맨유는 점차 유럽의 중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상업적인 대성공과 별개로 모호해진 클럽 철학으로 인해 팀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맨유라는 브랜드에 서서히 금이 가고 있다.

팀의 핵심인 폴 포그바, 다비드 데 헤아 등은 각자의 이유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며, 양토니 마샬과 마커스 래스포드와 같은 어린 자원들의 성장도 더디다. 많은 선수들이 주급에 불만을 가지고 이적설에 휘말리고 있는 맨유는 언제 와해될지 모르는 클럽이 됐다.

일각에서는 맨시티의 성장을 두고 '거대한 자본에 기댄 반쪽짜리 성공'이라 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대 축구에서 자본력과 우승 트로피는 뗄 수 없는 관계다. 막대한 이적료 없이 리그 우승을 차지한 레스터시티가 대단한 것이지, 많은 돈을 지불해 좋은 선수를 모으는 맨시티가 틀린 것은 아니다.

더욱이 맨유는 맨시티와 마찬가지로 천문학적인 돈을 선수 영입에 쓰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조급한 맨유가 맨시티보다 더 많은 금액을 '스타 모셔오기'에 쏟아붓고 있는 흐름이다. 그럼에도 맨유는 맨시티보다 이적시장에서 더 많은 실패를 맛보고 있다.

모든 면에서 밀리고 있는 맨유다. 맨유가 이제 맨시티의 '시끄러운 이웃'이 되어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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