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문화체육관광부

 
<어벤져스 : 엔드게임>이 24일 개봉을 앞두고 예매 관객만 200만을 넘기며 스크린 싹쓸이를 예고한 가운데, 스크린 독과점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제출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비법)' 개정안이 부각되고 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스크린 상한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조현래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이 "우상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영비법 개정안을 기준으로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하면서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지난 15일 우상호 의원이 제출한 영비법 개정안은 ▲'복합상영관'을 동일한 장소 또는 시설에서 2편 이상의 영화를 동시에 상영할 수 있는 영화상영관으로 정의하고 ▲영화상영관 경영자는 6편 이상의 영화를 동시에 상영할 수 있는 복합상영관에서 동일한 영화를 주 영화관람 시간대(오후 1시부터 오후 11시까지를 말함)에 상영되는 총 영화 횟수의 100분의 50을 초과하여 상영해서는 아니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이 법안은 김부겸, 정세균, 안민석, 이인영 손혜원 의원 등이 공동발의했다.
 
우 의원이 제출한 법안은 기존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제출한 개정안과 비슷한 면이 있다. 조 의원의 개정안은 대통령령으로 상한과 하한을 정하고, 대기업직영상영관은 동시간대에 상영하는 영화 중 40% 이상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비율 이상 서로 다른 영화를 상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40% 상한선을 두는 게 조승래 의원 법안의 핵심이라면, 우상호 의원 법안의 핵심은 프라임 시간대에 한정해 50%를 넘기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극장의 오전 상영은 많지 않다는 점에서 두 법안에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우 의원 법안의 경우 대통령령이 아닌 법률안에 스크린 제한을 명시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박양우 장관과 우상호 의원의 스크린독과점 방지 법안 추진은 영화계와의 협의를 통해 나왔다는 점에서 전망이 밝은 편이다. 박 장관은 지난 16일 영화계 대표자들과 만나 독과점 문제를 풀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를 지키기 위해 첫 발을 떼는 셈이다. CJ 사외이사 출신 경력으로 임명 전 영화계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던 박 장관으로서는 스크린독과점 문제에 대한 해법을 통해 영화인들의 불신을 최대한 해소하겠다는 자세로 보인다.
 
우상호 의원 역시 영화계의 박양우 장관 불신에 우려를 나타내며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최근 우상호 의원이 영화인들과 만나 영화계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고 전했다.
 
안 하는 것보단 낫지만 
 
 서울지역 한 멀티플렉스 상영관의 24일 <어벤저스 엔드게임> 상영시간표

서울지역 한 멀티플렉스 상영관의 24일 <어벤저스 엔드게임> 상영시간표ⓒ 성하훈

 
영화인들은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최정화 대표는 "그 정도라도 하겠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법률안의 빈틈을 노려) 가만히 있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천만 관객 욕심 등에 대해 영화인들의 반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독과점 영화인대책위원회 이은 공동대표는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가야할 길에 비하면 부족하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상영-배급 분리 등 문화다양성 확보를 위해 해소돼야 할 과제가 많다는 의미다.
 
반독과점 영대위 측은 박양우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에 대해 영화인들의 요청했던 사안임을 강조한 후 "앞으로 정부와 함께 지속 가능한 한국 영화 생태계를 위하여 더욱 더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엣나인필름 대표는 "영비법 개정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세부 조항에서 허술안 부분들이 있다면 개정 과정에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스크린독과점 제한한다고 해도 독립예술영화에 크게 도움이 되는 부분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양우 장관은 독립예술영화 진흥과 관련해 기자간담회에서 따로 입장을 밝혔는데, "(독립예술영화는) 문화다양성 뿐만 아닌 문화 콘텐츠산업의 기초가 되는 귀중한 자산이지만 시장에 덩그러니 내놓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기획, 제작, 배급, 상영까지 책임지다시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계의 스크린독과점 문제는 10년 넘게 논의가 이어져 온, 영화산업 수직계열화의 폐해로 지목되고 있는 대표적 사안이다. 자율적 해결과 법적 제재로 나눠졌던 의견은 법적 해결로 가닥을 잡았지만, 상영-배급 분리나 한 영화의 스크린 수를 제한하는 법안은 늘 국회에서 막혀 왔다.
 
우상호 의원 법안도 영화계의 기대보다는 약하지만 스크린독과점을 제한할 수 있는 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문체부도 의지를 밝히면서 이번 국회 내에서 스크린독과점 해법이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화산업을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 CJ, 롯데, 메가박스

▲영화산업을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 CJ, 롯데, 메가박스ⓒ CJ,롯데,메가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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