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캐슬이 21일(한국시간)에 열린 2018-19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에서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3-1로 승리하며 사실상 잔류를 확정지었다. 기성용은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고, 중원을 이끌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후반 10분에는 기성용의 날카로운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면서 홈팬들을 들썩이게 했다. 이번 경기 출전으로 기성용은 유럽 통산 300경기 출전 기록을 달성했다. 차범근, 박지성, 손흥민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4번째 기록이다.

#셀틱 FC (2009-2012) / 87경기 12골 9도움
 기성용의 셀틱 FC 입단 기사

기성용의 셀틱 FC 입단 기사 ⓒ 셀틱 FC 공식 홈페이지


기성용의 첫 해외 무대는 SPL(스코티시 프리미어리그)이었다. 2010년 1월 17일 폴커크와의 경기에 출전한 기성용은 정확한 패스와 프리킥을 선보였고, 최우수 선수에 선정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데뷔전 이후 출전 시간이 점차 줄어들더니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며 이적설이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성용은 셀틱 잔류를 선택했다.

2010-11시즌에는 세인트마렌과의 경기에서 데뷔 골을 넣은 후부터 출전 기회가 늘어났다. 매 경기 뛰어난 패스 능력과 프리킥을 선보인 것은 물론, 계속해서 지적받던 수비 실력을 보강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후 꾸준히 선발 출전하며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2010년 연말에는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1년 5월 21일에 열린 스코티시컵 결승전에서 선제골을 넣었고, 패스와 탄탄한 수비를 선보이며 우승과 함께 MOM을 거머쥐는 영광을 누렸다. 

11-12시즌은 기성용의 전성기였다. 개막전부터 중거리 슛으로 득점포를 쏘아 올렸고, 두 경기 연속 MOM에 선정되었다. 한 달 내내 풀타임을 소화하며 공격 포인트도 꾸준히 쌓았다. 3번째, 5번째 경기에서 득점하면서 지난 1년 반 동안 셀틱에서 넣었던 골(3골)을 시즌 5경기 만에 달성, 절정의 감각을 보였다. 

#스완지 시티 (2012-2018) / 163경기 12골 10도움
 스완지 시티 시절의 기성용

스완지 시티 시절의 기성용 ⓒ 기성용 공식 SNS

 
2012년 7월, 퀸즈 파크 레인저스에 한국인이 입단한다는 소문이 돌자 기성용이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소문의 당사자는 박지성이었고, 기성용의 선택은 스완지 시티였다. 

기성용은 스완지 시티에서 성공적인 데뷔시즌을 보냈다. 이적 직후부터 많은 경기에 선발 출전했고, EPL 선수들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역시나 그의 강점인 패스가 돋보였다. 2013년 EPL 패스성공률 1위, 유럽 2위라는 엄청난 기록을 달성했다. 기성용은 매 경기 높은 패스성공률을 앞세워 경기 템포를 조절했다. 스완지에서 우승 커리어도 쌓았다. 2012-13 풋볼 리그컵 결승전에 출전하여 팀이 우승컵을 드는 데에 기여했다.

하지만 13-14시즌 스완지가 미드필더를 대거 영입하면서 초반부터 기회를 잡지 못했다. 감독과의 불화설이 돌던 중 2013년 8월, 선덜랜드로의 임대 이적 확정 뉴스가 떴다. 기성용에게는 경기를 뛰는 게 가장 중요했다. 선덜랜드 지역지와의 인터뷰에서 "빅 클럽보다는 나를 원하는 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덜랜드 AFC (2013-2014) / 35경기 4골 2도움
 선덜랜드 AFC로의 임대 이적 기사

선덜랜드 AFC로의 임대 이적 기사 ⓒ 선덜랜드 AFC 공식 홈페이지

 
기성용을 데려온 디 카니오 감독이 5경기 만에 경질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기성용은 안정적인 패스와 날카로운 롱패스,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좋은 활약을 보이며 자신의 실력을 입증했다. 2013년 12월 캐피탈 원 컵 8강전에서는 첼시를 상대로 추가 시간에 선덜랜드 데뷔 골이자 결승골을 터뜨렸고, 에버튼과의 경기에서는 한국인 최초 EPL 페널티킥이자 리그 데뷔 골을 넣었다. 이후 매 경기 선발 출전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선덜랜드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2014년 1월에는 EPL 베스트11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4년 1월 23일 맨유와의 리그 컵 2차전에서 1도움을 기록, 승부차기에서 4번째 키커로 나와 골을 성공하는 등 결승전 진출에 큰 역할을 했다. 리그 컵 결승 예고편에 기성용이 출연하면서 한국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아쉽게도 선덜랜드는 맨체스터 시티에 패하며 결과는 준우승에 머물렀다. 

선덜랜드에서의 활약으로 원 소속팀이었던 스완지와 선덜랜드의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선덜랜드는 시즌 끝까지 기성용을 기용하겠다고 했고, 스완지 구단주는 1월 말에 복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선덜랜드 지역지마저 이를 전면 부인하고 나서면서 시즌 끝까지 선덜랜드에 남았다.

#다시 스완지 시티 (2014-2018)

2014년, 신임 감독의 적극적인 구애와 함께 기성용이 스완지로 돌아왔다. 기성용은 개막전부터 날아다녔다. 맨유와의 경기에서 선발출전, 아시아인 최초 EPL 개막전 득점을 터뜨렸다. 맨유에게는 무려 42년 만의 리그 홈 개막전 패배라는 불명예를 안겨줬다. 이후에도 매 경기 뛰어난 패스플레이를 선보이며 풀타임 출전했고, 높은 평점을 받으며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스완지 복귀 이후부터 기성용의 기록 세우기가 펼쳐졌다. 2월 22일 맨유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으며 박지성(06-07, 10-11), 이청용(09-10)과 함께 한국인 EPL 한 시즌 최다 골을 기록했다. 바로 일주일 뒤인 토트넘전에서 리그 6호 골을 넣으며 그 기록을 경신했다. 거기다 30경기 중 6경기에서 MOM에 선정되면서 스완지 선수 중 최다 MOM 선정 기록까지 세웠다. 한 달 뒤에는 아시아인 EPL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에도 이름을 올렸다. 리그 7호골을 성공시킨 이 날 패스 성공률은 92.3%, 볼터치는 86차례로 팀 내에서 가장 높았다. 5월에 또 한 번 득점을 터뜨리며 아시아인 EPL 최다 골 기록을 새로 경신했다. 하지만 이후 무릎 수술로 시즌을 조기 마무리하는 아쉬움을 겪어야 했다. 

2015-16시즌, 스완지 팀 전체가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고, 기성용 역시 경기력에 기복이 보였다. 하지만 2016-17시즌 브래들리 감독 부임 이후 다시 주전 자리를 꿰찼고, 중원을 책임지며 팀이 잔류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시즌 중반, 중국 슈퍼리그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왔지만 거절했다. 기성용의 선택은 다시 영국이었다.

2017-18시즌 무릎 부상 이후 첫 경기였던 허더즈필드와의 8라운드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며 성공적인 복귀전을 가졌다. 여전히 수준 높은 패스와 뛰어난 볼 소유능력, 안정적인 수비력으로 기복 없는 경기력을 펼쳤다. 리버풀과의 20라운드에서 패스 정확도는 96.6%에 달했고, 26라운드 레스터와의 경기에서는 박지성이 가지고 있던 한국인 최다 출장기록(154경기)을 넘어섰다. 27라운드에서 최고평점과 MOM, 29라운드에서 1골 2도움으로 또다시 MOM으로 선정되면서 손흥민과 함께 ESPN 이주의 베스트 11에 뽑혔다. 하지만 팀 내 패스 성공률 1위를 꾸준히 기록하며 활약했음에도 불구하고 팀은 강등되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 FC (2018-)
 지난 해 11월 4일 왓포드와의 경기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한 기성용

지난 해 11월 4일 왓포드와의 경기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한 기성용 ⓒ 기성용 공식 SNS

 
스완지 시티가 강등됨에 따라 기성용의 다음 거취에 많은 관심이 쏠리던 중 2018년 6월, 기성용의 입단 사진이 공개되었다. 사진의 출처는 뉴캐슬 유나이티드. 기성용의 선택은 또다시 영국 리그였다. 

3라운드 첼시와의 홈경기에서 풀타임 선발 출장하며 첫 공식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이후 부상 재발로 결장, 10라운드에서 교체 출전하며 6경기 만에 복귀했다. 계속되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기성용은 꾸준히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고, 마침내 11라운드에서 1호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첫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뉴캐슬이 시즌 전반기 승리한 경기에는 모두 기성용이 기용됐고, 33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경기에서는 패스 성공률 100%라는 어마어마한 수치를 기록했다. 뉴캐슬은 현재 프리미어리그 12위에 안착해있다. 

기성용은 한국나이로 31살, 영국에서 10년을 뛰었다. 그 시간동안 수많은 기록을 세웠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로 활약했다. 기성용의 역사는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면서 이제는 소속팀에 집중하고 있다. 시즌 초반 부상의 악재가 있었지만, 복귀 후 뉴캐슬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계속해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기성용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는 모른다. 영국 리그에 남을 수도 있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떠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어떤 선택을 해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훌륭한 축구선수임은 변함이 없다. 그가 걸어온 길은 대한민국 축구의 자랑스러운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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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9기 신인주
축구 프리미어리그 기성용 스완지시티 뉴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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