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목사가 파리 근처 릴 교회로 가자고 했다. 도착하고 나니 호텔 방이었다. (...) 자길 주인님이라고 부르라고 했다. 입 벌리라고 하더니 침 뱉으려고 하고 목을 졸랐다." - 송아무개 목사 성폭력 피해 고소 여성. 

"딸이 여섯살 때 한 자매님이 몇 달 동안 아기를 데리고 다녔다. 나중에 사건이 터지고 나서 그 자매님 말이 아이 봐줄 사람이 없다고 해 (남편과) 만나기 시작한 거라고 하더라. 그 자매님은 교회에서 행실이 나쁜 사람이 되어 (사건이) 그냥 덮이고 사라졌다." - 송 목사 아내 한아무개씨. 

"교회를 깰 수 없어서 말을 못 했다. 제가 (엄마에게) 도망가라고 문 열어 드렸다. 그때 엄마가 비 오는 날에 맨발로 도망갔다." - 송 목사 아들.  

"유학생들이 김치 담그고 보모처럼 (현지 한인) 애들을 돌보고 있었다. 그 교회 다니면 학업을 마친 사람이 드물다." - 프랑스 현지 한인. 


프랑스 파리에 교회를 개척한 한국인 목사 송아무개씨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2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어느 파리지앵 목사의 비밀 - 파리 한인 E교회 성폭력 논란' 편에 출연한 파리 E 교회 관련자들은 오랫동안 묻어뒀던 이야기를 제작진에게 털어놨다.  
 
 신도 성폭력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된 송아무개 목사 설교 모습. SBS 화면 캡처.

신도 성폭력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된 송아무개 목사 설교 모습. SBS 화면 캡처.ⓒ SBS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는 송 목사를 둘러싼 교인 성폭력 의혹, 신도들을 상대로 한 감시 및 노동력 착취 의혹, 송 목사의 가정폭력 의혹 등을 다뤘다. 

가장 중점적으로 다뤄진 것은 유학생 여신도들을 상대로 한 성폭력 의혹이었다. 송 목사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 교회를 떠났다고 밝힌 3명의 신도가 제작진을 만나 진술했다. 어렵게 카메라 앞에 서서 피해 사실을 알린 여성들은 하나같이 "송 목사에게 성폭력을 당한 것은 나만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에 따르면, 교회 4층에 송 목사 침실이 있고, 송 목사가 밥을 해주겠다면서 개인 공간으로 불렀다고 한다. 또 송 목사가 자동차에 태워 파리 외곽으로 이동했다는 게 공통된 주장이다. 여성들은 송 목사와 주고받은 문자를 제시하고, 가학적이고 강압적인 성관계 등을 일관되게 진술했는데, 제작진은 이들 진술이 서로 비슷했다고 밝혔다. 
 
 송아무개 목사와 피해를 밝힌 여신도의 카톡 대화록. SBS 화면 캡처.

송아무개 목사와 피해를 밝힌 여신도의 카톡 대화록. SBS 화면 캡처.ⓒ SBS

 제작진은 피해를 밝힌 한 여성이 송 목사와 함께 간 적이 있다고 지목한 숙박업소를 찾아 주인에게 송 목사의 사진을 보여줬다. 주인은 송 목사와 해당 여성에 대해 “10여 차례 숙박업소를 방문했다”고 기억했다. SBS 화면 캡처.

제작진은 피해를 밝힌 한 여성이 송 목사와 함께 간 적이 있다고 지목한 숙박업소를 찾아 주인에게 송 목사의 사진을 보여줬다. 주인은 송 목사와 해당 여성에 대해 “10여 차례 숙박업소를 방문했다”고 기억했다. SBS 화면 캡처.ⓒ SBS

 
그러나 제작진이 만난 송 목사와 그를 옹호하는 신도들은 "잘 훈련된 이단 교도다" "정확한 통로를 통해 다 확인됐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여성들은 송 목사를 준강간, 피감독자간음, 강제추행 등으로 국내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여성 중 한 명은 파리로 유학 온 뒤 학업도 포기하고 6년 동안 교회에서 일한 사람이었다. 해당 여성을 옹호했다가 출교당한 한 신도는 11년간 교회에 출석한 현지 교민이었다. 올해 초 송 목사를 둘러싸고 여러 의혹이 제기된 뒤, 전체 신도 수 250여명 중 절반 이상이 현재 교회를 이탈했다고 알려졌다. 송 목사 측은 방송을 앞두고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국내 법원에 했지만 기각당했다.   

방송에 따르면, 송 목사는 1998년 파리 북쪽 릴이라는 도시에 교회를 설립했다. 다음 해 프랑스 침례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고 알려졌다. 그 뒤 그의 교회는 주로 파리로 유학 온 젊은 학생들이 다니는 곳으로 발전했다. 아프리카 선교에 나서 3개 나라에 17개의 교회를 세웠다고도 했다.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은 왜 피해 사실을 외부에 빨리 알리지 못했던 것일까. 이는 가해자로 지목된 송 목사가 이들을 정신적으로 지배했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동종 성범죄에서 흔히 나타나는 패턴이다. 이러한 현상은 성폭력을 겪은 여신도뿐 아니라 남신도들에게도 나타났다. 
 
 집단 생활 규율. SBS 화면 캡처.

집단 생활 규율. SBS 화면 캡처.ⓒ SBS

 
방송에 따르면, 이들은 소수로 이뤄진 선교사 혹은 목회자 모임에 들어가면 자신들이 송 목사로부터 선택받았다고 여기게 됐고, 학업도 미루고 교회 일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교회는 개인의 신앙을 교회 지도부에 대한 절대적 충성과 인내, 순종으로 바꾸도록 유도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교회 내에 '목장'이라고 불리는 모임을 만들고, 신도끼리 집단 생활을 강요했다는 점이다. 교회는 혼자 거주하던 유학생들에게 교회로 들어와 매월 금전을 내고 공동생활을 하라고 요구했다. 또 같이 살면서 목장의 우두머리인 '사랑장'에게 다른 신도의 사생활을 감시하고 보고하는 문자를 보낸 것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방송은 이를 감시·보고·밀고 시스템이라고 표현했다. 

목장은 신도들에게 음주, 영화 및 드라마 시청, 외부인 만남 등을 일체 금지했다. 또 교회 행사 때마다 동원했다. 음식을 만들어 팔게 하고, 판매수익은 교회 회계 담당자에게 입금하도록 했다.  
 
 송 목사의 가정폭력 촬영 영상. 송 목사와 아들의 모습.

송 목사의 가정폭력 촬영 영상. 송 목사와 아들의 모습.ⓒ SBS

 
이러한 교회 내부의 비상식적이고 충격적인 일련의 일들이 드러난 것은 송 목사의 가정폭력 모습이 고스란히 촬영된 영상이 세상에 알려지면서였다.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 무렵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엔 송 목사와 아들의 몸싸움 모습이 담겼다. 송 목사의 친척은 "아들이 송 목사에게 많이 맞았다. 도저히 이 집에서 못 살 것 같다고 수십 번 말했다"면서 "가정 안에선 손찌검하고 제왕처럼 행동했다"고 털어놨다.  

영상이 퍼지자 송 목사는 "아내가 정신병자다"라고 주장했다. 직접 제작진을 만나 "거짓 증언과 허위 보도로 교회가 위태로워지고 있다"며 제작진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프랑스 법원은 송 목사에게 6개월간 '접근금지' 명령을 내려 부인과 자녀들을 보호했다.
 
 프랑스 법원이 판결한 접근금지 결정문 일부.

프랑스 법원이 판결한 접근금지 결정문 일부.ⓒ SBS

 
이날 방송엔 송 목사의 교회와 얽히게 된 다양한 사람들이 나와 다양한 진술을 했다. 이들은 제작진에게 파리가 누구나 가 보고 싶어 하는 아름다운 도시지만, 그곳에서 아시아 유학생으로 살아가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말을 공통적으로 했다고 한다. 방송에 따르면, 송 목사의 교회는 처음 도착한 유학생을 공항에서 무료 픽업해주고, 거주지를 얻을 때 통역을 해주는 등의 방법으로 신도들을 모았다.

유학생들은 교회에 헌신하고 복종할수록 세상과 멀어졌다. 교회는 믿음을 강조하고 학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학생들의 미래와 인생까지 책임져주진 않았다. 비리 의혹이 제기된 성직자 대다수는 신의 대리자 혹은 신과 동급의 위치에 자신을 올려놓고 신도들을 정신적으로 지배하며 착취하는 모습을 보인다. 왜곡되고 맹목적인 믿음에 빠진 신도들은 성직자에게 자신을 내맡기면서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하는 힘을 잃게 된다. 또 종교집단의 비리 의혹을 취재·보도한 신문사나 방송사도 집단 항의와 막무가내식 소송에서 자유롭지 않다. 

사람의 믿음을 이용한 이러한 범죄는 벗어나기가 쉽지 않고 피해 회복도 어렵다. 한국에서 종교는 국가와 사회의 기능을 일부 나누어 맡아왔고, 긍정적인 사례도 많았다. 하지만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터지는 종교인의 스캔들은 오늘날 한국에서 종교가 어떤 기능을 하고 어떤 위치에 있는지, 대중들에게 제대로 된 비전을 보여주고 있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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